밸리디아(Validea)가 발표한 ‘구루 펀더멘털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방위산업 대형주인 보잉(티커: BA)이 핌 판 블리트(Pim van Vliet)의 ‘멀티-팩터 투자자(Multi-Factor Investor)’ 전략으로 평가한 결과 50%의 점수를 받았다.
2025년 7월 2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리포트는 밸리디아가 추종하는 22개 구루 전략 가운데 보잉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모델이 ‘멀티-팩터 투자자’였다고 전했다.
이 모델은 저(低) 변동성, 강력한 모멘텀, 높은 순현금배당(Net Payout Yield)을 동시에 갖춘 종목을 발굴하도록 설계돼 있다. 즉 변동성이 낮으면서도 꾸준히 상승 흐름을 보이고, 배당·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주에게 돌아가는 현금 비중이 높은 기업을 선호한다.
보잉의 경우, 전체 점수 50%는 모델이 요구하는 80% 이상에 미치지 못해 ‘관심 부족’ 판정을 받았다. 모델 점수의 절반은 기초 재무지표와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서, 나머지 절반은 주가 흐름과 자본금 활용도에서 가중치가 부여된다.
세부 항목별 결과
· 시가총액(Market Cap): PASS
·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 PASS
· 12-1개월 모멘텀: NEUTRAL
· 순현금배당(Net Payout Yield): NEUTRAL
· 최종 등급: FAIL
전문가들은 ‘순현금배당(Net Payout Yield)’을 배당수익률과 자사주 매입 규모를 합산한 지표라고 설명한다. 단순 배당수익률보다 기업이 실제로 주주에게 환원하는 전체 현금 흐름을 보여주기 때문에, 배당 성향이 낮더라도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이 있다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또한 ‘12-1개월 모멘텀’은 최근 1년간 주가 수익률에서 직전 1개월 수익률을 제외한 값을 의미한다. 이는 단기 급등락의 왜곡을 줄이고 중장기 추세를 포착하기 위한 계산 방식으로, 팩터 투자 분야에서 빈번히 사용된다.
핌 판 블리트는 누구인가
네덜란드 로베코(Robeco) 자산운용의 컨서버티브 주식(Conservative Equities) 총괄인 판 블리트는 “높은 수익을 위해서는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전통적 통념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저변동성 주식이 고변동성 주식을 앞선다’는 실증 연구를 바탕으로 『High Returns From Low Risk: A Remarkable Stock Market Paradox』를 출간했으며, 에라스무스대학교에서 재무·경영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투자자 관점의 해석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저변동성 전략은 특히 약세장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보잉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실적 변동성과 재무 건전성 우려가 반복되면서 변동성 지표 자체는 통과했지만, 현금흐름 중심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밸리디아 모델은 보잉을 ‘관심 없음’으로 분류했다.
다만, 방위·항공우주 섹터의 장기 성장 기대와 정부 방산 예산 확대 전망을 감안할 때, 모멘텀과 현금흐름 지표가 개선될 경우 재평가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최근 보잉은 737 맥스(737 MAX) 생산 속도 정상화와 방산 부문 흑자 전환을 목표로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알아두면 좋은 주요 용어
① 저변동성(Low Volatility): 주가의 표준편차가 낮아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은 종목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위험이 적다고 평가된다.
② 모멘텀(Momentum): 일정 기간 주가 상승률을 기반으로 한 추세 지표로, 상승세가 견조한 종목이 미래에도 상승할 확률이 높다는 가설에 근거한다.
③ 순현금배당(Net Payout Yield): 주당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금액을 모두 포함해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이다.※자사주 매입 규모가 큰 미국기업 분석에 적합한 지표
이번 리포트는 투자전략·팩터 연구 플랫폼인 밸리디아(2003년 설립)가 워런 버핏, 벤저민 그레이엄, 피터 린치 등 전설적 투자자의 전략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운영하는 22개 모델 중 하나다. 밸리디아는 각 모델별 점수와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며, 개별 종목의 펀더멘털 적합성을 숫자로 제시해 비교 가능한 잣대를 제공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같은 모델에서 80% 이상을 받은 S&P 500 편입 종목은 다우, 존슨앤드존슨, 코카콜라 등의 대형 소비재·헬스케어 기업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들은 일관된 현금흐름과 낮은 주가 변동성을 공통점으로 갖는다.
결론 및 전망
보잉은 아직 점수 50%를 넘지 못해 멀티-팩터 투자자 모델 포트폴리오에 편입되지 않았다. 그러나 항공여객 수요 회복과 글로벌 방산 수주 증가가 이어질 경우, 모멘텀과 순현금배당 지표가 동반 개선될 여지가 있다. 투자자는 납품 지연·안전 인증 이슈와 같은 변수를 주시하며, 향후 리포트에서의 점수 변화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