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선물시장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월물 뉴욕 ICE #11 원당(원료용 설탕) 선물은 25일(현지시간) 0.28센트(-1.69%) 하락한 파운드(lb)당 16.24센트에 마감했으며, 같은 달물 런던 ICE #5 백설탕(정제 설탕) 선물도 9.20달러(-1.92%) 떨어진 톤당 469.70달러를 기록했다.
2025년 7월 27일, 나스닥닷컴이 전한 바에 따르면, 이번 주 설탕 가격 약세의 핵심 배경은 인도의 수출 재개 가능성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 “인도 정부가 차기 연도(10월 시작)에 현지 제당사들의 설탕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고, 이는 풍부한 몬순 강우로 ‘대풍(大豊)’이 예상된다는 인도 기상청(IMD)의 자료와 맞물려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IMD는 7월 21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이 평년 대비 6% 이상 많았다고 발표했다.
이는 설탕 2위 생산국인 인도의 2025/26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늘어난 3,500만 톤에 달할 것이라는 전국협동조합제당연맹(NFCSF) 전망을 뒷받침한다. 앞선 2024/25년 생산량은 인도설탕제조업협회(ISMA) 집계 기준 2,620만 톤으로 5년 내 최저치였기에, ‘V자 회복’ 기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브라질 수확·가공 속도전도 약세 요인이다. 컨설팅사 데이터그루(Datagro)는 “가뭄 이후 날씨가 건조하게 유지되면서, 브라질 사탕수수 제당사들이 높은 이윤을 보장하는 설탕 생산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코브리그(Covrig)는 7월 상반기 중 남부·중서부 지역(센터사우스) 제당사들이 수수의 54%를 설탕용으로 분류해 추가 320만 톤이 시장에 풀릴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브라질 설탕산업협회(Unica)는 누적 통계(4월~6월)에서 2025/26 연도의 설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한 1,224만 9,000톤이라고 발표했으나, 이는 수확 시기 지연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영 농업통계기관 코나브(Conab)도 2024/25년 전체 생산량을 4,411만 8,000톤(-3.4%)으로 하향 조정했지만, 건조한 기후가 끝나면 수확 속도가 급반등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세계 잉여 전망 확대 역시 투자심리에 부담이다. 글로벌 트레이더 차르니코프(Czarnikow)는 6월 30일 “2025/26 시즌에 8년 만에 가장 큰 750만 톤 규모의 공급 과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세계 생산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 8,931만 8,000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기말 재고도 7.5% 늘어난 4,118만 8,000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11·#5 선물이라는 용어는 각각 원당(정제 전)과 백설탕(정제 후)에 대한 국제 표준 계약을 의미한다. #11은 뉴욕 ICE에서 파운드(lb) 단위로 거래되며, #5는 런던 ICE에서 공칭 톤당 달러로 거래된다. 투자자들이 두 계약을 함께 살피는 이유는 원당과 백설탕 가격 차이가 정제 마진과 생산 방향(에탄올 vs 설탕) 결정에 직접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수요 측 호재도 일부 관측된다. 중국은 6월 설탕 수입을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한 42만 톤으로 확대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7월 23일 “코카콜라가 미국 판매 제품에 옥수수 과당 대신 사탕수수당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힘에 따라,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미국 설탕 소비가 현행 1,100만 톤에서 1,150만 톤(+4.4%)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태국의 2024/25년 생산 증가(+14%·1,000만 톤)와 국제설탕기구(ISO)가 5월 15일 발표한 2024/25 연도 547만 톤 적자 전망은 공급 부족 우려를 일부 완화했다. ISO는 같은 보고서에서 생산 추정치를 1억 7,480만 톤으로 소폭 하향 조정했으나, ‘9년 만의 최대 적자’라는 표현은 시장에 혼재된 시그널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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