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화물철도 운영사인 유니온 퍼시픽(Union Pacific)이 경쟁사 노퍽 서던(Norfolk Southern)을 인수할 가능성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025년 7월 26일(현지시간) “이르면 다음 주 초 양 사가 최종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2025년 7월 26일,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유니온 퍼시픽은 이미 ‘고급 협상(advanced talks)’ 단계에 진입해 있으며,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약 2,000억 달러 규모의 서부-동부 단일 노선(coast-to-coast) 화물철도가 탄생하게 된다. 이는 미국 철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협상 진척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업계와 월가 모두 놀라고 있다”는 것이 익명을 요청한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유니온 퍼시픽은 미 서부 3분의 2 지역을 점유하고 있고, 노퍽 서던은 미 동부 22개 주에 걸쳐 19,500마일(약 31,380km) 규모의 철도망을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단일 회사가 서해안에서 동해안까지 화물을 운송하는 첫 현대적 철도 체제가 마련된다.
가치·재무 현황
• 유니온 퍼시픽 시가총액: 약 1,380억 달러
• 노퍽 서던 시가총액: 약 630억 달러
• 노퍽 서던 최근 비용 부담: 오하이오주 열차 탈선 사고 관련 약 14억 달러
노퍽 서던은 최근 전 CEO 사임·윤리 조사·행동주의 펀드 Ancora와의 경영권 분쟁 등으로 격동기를 겪다가 이번 매각 논의에 직면했다. 반면 유니온 퍼시픽은 자동차 물동량 둔화·석탄 수요 변동성으로 성장 동력이 약화돼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반(反)독점·규제 환경 변화
철도업계는 전통적으로 지역별 듀오폴리(duopoly) 구조를 이뤄 왔다. 듀오폴리는 두 기업이 시장을 양분해 가격·서비스 결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제적 상황을 가리킨다. 그동안 미국 규제 당국은 교차 지역 독과점을 우려해 초대형 M&A에 소극적이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반(反)경쟁 장벽 완화 정책으로 ‘메가머저(megamerger)’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곡물·화학제품·자동차 등 주요 산업 물류 흐름이 재편된다. 특히 ‘단일 노선’ 운송은 화물 이송 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와 업계 전반의 가격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형 인수 이후 잔존 철도사들의 추가 재편 가능성을 제기한다. 캐나다퍼시픽·CSX·BNSF 등 나머지 ‘화물 빅4’가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업계·시장 반응
• 유니온 퍼시픽: 공식 논평 거부
• 노퍽 서던: 로이터 질의에 즉각 답변하지 않음
• 월가 애널리스트: “독점 심사 통과 여부가 변수”
“이 거래가 실현되면 내부 통합 비용과 규제 승인이 최대 리스크가 될 것”
철도·물류 전문가는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가격 인하 압박이 중·소 화주에 긍정적일 수 있지만, 독점력 강화로 장기적 선택권이 감소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한다.
※ Megamerger(메가머저): 수십~수백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M&A를 뜻한다. 보통 산업 구조 자체를 바꿀 만큼 영향력이 큰 거래를 가리키며, 철도·통신·에너지 등 인프라 업종에서 빈번히 거론된다.
시장 관측통들은 향후 미국 연방표면교통위원회(STB)가 제시할 ‘공공 편익’ 조건과 독점 규제 완화 여부가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STB의 승인 없이는 실질적 합병이 불가능하다.
현재로서는 양 사 이사회가 다음 주 초 이전에 최종 합의(Merger Agreement)를 체결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합의가 발표되면, 타 철도사 주가에 ‘기대감 랠리’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