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원 빅 뷰티풀 빌’…빅테크 자유현금흐름 폭증·AI 패권 강화 전망 – 모건스탠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 중인 ‘원 빅 뷰티풀 빌(One Big Beautiful Bill)’미국 경제의 판을 바꿀 게임체인저로 홍보되고 있지만, 정작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해당 법안이 빅테크 기업에 막대한 현금 잔치를 열어 주면서 인공지능(AI) 분야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2025년 7월 26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대규모 세제 개편(tax overhaul)아마존닷컴(AMZN), 메타플랫폼스(META), 알파벳 클래스A(GOOGL) 등 미국 대표 기술주들의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FCF)을 단기간에 급증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2026년 기준 FCF가 아마존 약 30%, 메타 22%, 알파벳 5% 가량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세 기업이 생성형 AI(Generative AI)에서 경쟁 우위를 더욱 심화시키고, 동시에 투자자에게 더 많은 단기 현금흐름을 제공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게 해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마존, 최대 수혜자로 부상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아마존은 2026년까지 연간 약 150억 달러 규모의 FCF 상승이 예상되며 이는 30%에 해당한다. 이 같은 증가분은 데이터센터·물류·R&D 등 아마존 특유의 막대한 자본적지출(Capex) 덕분이다.

“우리는 아마존이 모든 FCF 증가분을 주주환원에 쓰기보다는 로봇 물류, 식료품, 당일 배송, 농촌 배송망 확대, AWS용 GPU·칩·전력 인프라 고도화 등 경쟁적 해자를 넓히는 데 재투자할 것으로 본다.”

메타·알파벳, AI 인프라 ‘무장경쟁’ 가속

메타는 2028년까지 80억~100억 달러의 순수 FCF 순풍을 맞아 기존 전망치 대비 22%가량 개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이 현금 역시 수 기가와트급 AI 클러스터 구축과 Nvidia GPU 확보에 투입돼 ▲비즈니스 메시징 ▲광고 타기팅 ▲생성형 AI 상품 등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사용될 공산이 크다.

알파벳은 2025년 단기적으로 250억 달러에 달하는 FCF 확대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이는 방대한 R&D 이연세액공제와 양호한 현금 세금포지션 덕분이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2026년 이후 연간 40억~60억 달러 수준으로 효과가 완만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기업이 얻는 FCF 혜택이 전부 주주에게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추가 현금흐름이 AI 인프라 및 상품 개발에 재투자돼 경쟁적 해자를 더욱 깊게 할 것으로 본다.”—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보고서


전문용어 풀이

자유현금흐름(FCF)은 기업이 벌어들인 현금에서 투자 및 세금을 제외하고 손에 쥘 수 있는 순현금을 의미한다. 이는 배당, 자사주 매입, 부채 상환 등 주주친화적 정책의 재원이 되거나, 새로운 사업·설비투자에 투입된다.
생성형 AI는 기존 데이터를 학습해 텍스트·이미지·음성 등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인공지능 기술로, 대표적으로 챗GPT가 있다.
GPU그래픽처리장치로, 대규모 병렬연산 능력이 요구되는 AI 학습·추론 작업의 필수 부품이다.

기자 해설: 세제 혜택이 AI 패권 경쟁 촉매

이번 세제 개편은 표면적으로는 미국 내 투자와 고용 창출을 겨냥하고 있으나, 실제 효과는 빅테크의 투자 여력 확대로 직결된다. 특히 AI 반도체, 전력 인프라, 물류 자동화 등 자본집약적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를 단행해 온 기업일수록 세제 감면 폭이 커지는 구조다. 현재 AI 생태계는 Nvidia와 같은 칩 공급자와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 간의 공고한 공생관계 위에 형성돼 있다. 세법이 이 같은 구조를 더 공고히 할 경우, 후발 사업자의 진입 장벽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 당국과 투자자 모두의 면밀한 주시가 필요하다.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아마존·메타·알파벳이 확보한 추가 현금이 구체적으로 어느 사업부문에 얼마만큼 투입될지다. 둘째, 이에 대응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등 경쟁사들이 어떤 투자 전략을 취할지도 관심사다. 셋째, 세제 혜택이 일몰되는 시점 이후에도 고강도 투자가 지속될지 여부가 AI 산업의 장기 성장 경로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결론적으로, ‘원 빅 뷰티풀 빌’은 단순한 세금감면을 넘어 AI 패권 경쟁의 속도와 판도를 재편할 촉매로 평가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법안의 최종 통과 여부와 구체적 시행규칙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