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소매업체들이 자체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비밀리에 추진하는 이유와 투자자에 미칠 영향

소매업계, 스테이블코인 도입 러시

아마존과 월마트 등 글로벌 소매 공룡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물밑에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제 수수료 절감, 공급망 효율화, 고객 충성도 제고 등 다층적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25년 7월 26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올여름 미 의회를 통과한 GENIUS 법안비(非)은행권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며 시장 판도를 뒤흔들 계기를 마련했다. 해당 법안이 서명·발효되면 소매업체도 자체 코인을 출시할 수 있어, 관련 준비 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은 2025년 6월 아마존(나스닥: AMZN)월마트(뉴욕증권거래소: WMT)가 자체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를 극비리에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양사는 법적 불확실성 해소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1. 수익성 개선과 비용 절감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화폐이지만 가격이 미화(USD) 등 기존 자산에 고정돼 변동성이 낮다. 현재 소매업체가 카드사에 지불하는 결제 수수료 2%~3%를 블록체인 결제로 대체하면 연간 수억 달러의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매출 규모가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아마존·월마트에게 이 비율은 막대한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더 나아가 해외 물류 파트너·직원 급여·공급망 업체에 직접 스테이블코인으로 지급하면 환전 수수료와 중간 결제 지연이 사라진다. 이처럼 곳곳에서 발생하는 ‘티끌’ 비용이 모여 운영이익률 개선으로 직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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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네트워크 기업 비자(NYSE: V)마저 스테이블코인 연동 카드를 실험 중이다. 이는 ‘블록체인 결제’가 조만간 주류에 편입될 것이란 업계 인식을 방증한다.


2. 고객 경험 차별화

소매업체는 스테이블코인을 브랜드별 로열티 프로그램에 접목할 수 있다. 기존 ‘연말 캐시백’ 대신, 결제 즉시 스테이블코인 보상을 제공하면 실시간 혜택 체감도가 높아진다.

또한 블록체인은 결제 확정·정산 시간이 수 초 내로 단축돼 환불·취소 처리 속도 역시 대폭 향상된다.

“환불액이 며칠 뒤 계좌에 입금될 것”이라는 안내 대신, 즉시 잔액이 회복되는 경험이 가능해진다.

다만 소비자에게 아직 낯선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용어가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업계 분석가들은 “상품권·모바일 선불카드처럼 직관적 UI를 제공하면 블록체인 배경기술을 몰라도 손쉽게 사용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3. 투자자 관점: ‘직접 발행’ vs ‘외부 조달’

스테이블코인을 자체 개발하려면 블록체인 전문 인력·보안·규제 대응 등 높은 기술 장벽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일부 소매업체는 실리콘밸리 핀테크·은행과 제휴해 ‘외부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페이팔(나스닥: PYPL)은 2023년 8월 ‘PYUSD’를 출시, 자사 네트워크에 적용했다. 쇼피파이(나스닥: SHOP)는 전 세계 전자상거래 가맹점에 스테이블코인 결제 옵션을 제공 중이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 인터넷 그룹(NYSE: CRCL)USDC를 운영하며 시가총액 약 650억 달러로 세계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쇼피파이는 USDC를 ‘우선 결제수단’으로 채택했다.

결국 소매업체는 ‘직접 만들 것인가(메이크) vs 외부 서비스를 구매할 것인가(바이)’라는 경영 의사결정에 직면한다. 복수의 애널리스트는 “대다수 기업이 이미 검증된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해 개발 리스크·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4. 용어 설명: 스테이블코인이란?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은 달러·유로·엔화 등 실물 자산 가치에 1:1로 연동되는 가상자산이다. 비트코인처럼 급변동하지 않아 결제·송금에서 ‘디지털 현금’ 기능을 수행한다. 발행사는 준비금(현금·국채 등)을 보유해 코인 가치를 담보하며, 블록체인상의 빠른 전송·낮은 수수료가 강점이다.


5. 전망

법적 장벽이 낮아지면서 은행·결제·IT 기업도 잇따라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빅테크-금융-소매 간 경계가 무너지며, 디지털 결제 생태계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소매업체 주식을 담기보다, 핀테크·블록체인 인프라 기업에 주목하는 방식이 ‘우회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 결제 프로세스와 스테이블코인 발행·보관·교환을 담당하는 기업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관측이다.

※본 기사에는 외부 투자 조언·광고성 정보가 포함되지 않으며, 모든 수치는 원문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