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 원당 10월물(코드: #11)과 런던 ICE 백설탕 10월물(코드: #5)이 7월 25일(현지시간) 각각 1.69%, 1.92% 하락하며 주간 내내 약세를 이어갔다.
2025년 7월 25일,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최근 가격 하락의 직접적 원인은 인도가 차기 시즌(10월 시작) 설탕 수출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인도 기상청(IMD)이 7월 21일 기준 몬순 강수량이 평년 대비 6% 많다고 발표하면서 ‘풍작→수출 여력 확대’ 시나리오가 시장에 퍼졌다.
이번 달 초 뉴욕 원당은 4년 3개월 만의 최저치, 런던 백설탕은 4년 만의 최저치까지 밀렸다. 6월 30일 상품 무역업체 차르니코우(Czarnikow)는 2025/26 시즌 세계 설탕 공급이 8년 만에 최대인 750만 t(톤) 과잉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미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세계 생산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 8,931만 8,000 t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질·인도·태국 생산 증가 전망
브라질 컨설팅업체 데이터그로(Datagro)는 건조한 날씨 덕분에 브라질 밀러들이 사탕수수 수확·압착을 앞당기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코브리그(Covrig)는 7월 상반기 브라질 중남부 지역에서 가용 수수의 54%가 압착돼 설탕 320만 t이 추가 공급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인도는 세계 2위 생산국이다. 6월 2일 인도국가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FCSF)은 2025/26년 생산량을 전년 대비 19% 급증한 3,500만 t으로 예상했다. 이는 인도설탕제조협회(ISMA)가 집계한 2024/25년 5개년 최저치(2,620만 t)에서 크게 반등한 수치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년 태국 생산이 14% 증가해 1,000만 t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 2위 수출국이다.
가격 지지 요인도 존재
한편, 가격 급락이 수요 회복을 자극하는 조짐도 나타난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은 전년 대비 1,435% 급증한 42만 t을 기록했으며, 바차트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7월 17일 “코카콜라가 고과당 옥수수시럽 대신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언급한 점도 미 국내 소비를 4.4%(1,150만 t)로 끌어올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또한 브라질 산업협회 유니카(Unica)는 6월 말까지 2025/26 시즌 중남부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4.3% 감소한 1,224만 t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브라질 정부 산하 코나브(Conab) 역시 2024/25년 생산이 가뭄과 폭염 탓에 3.4% 줄어든 4,411만 t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공급 증가 기대에도 불구하고 기상 변수는 여전히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상품선물 코드 ‘#11’·‘#5’란?
원당(#11)은 ICE(Intercontinental Exchange)에서 거래되는 원당 선물을 말하며, 백설탕(#5)은 런던 ICE에 상장된 정제 설탕 선물이다. *투자자들은 이 두 종목을 통해 원·백설탕 가격 차이를 활용한 스프레드 전략을 구사하거나, 글로벌 기후·정책 이슈에 따른 가격 변동을 헤지한다.
시장 참여자들은 몬순 강수량처럼 국가 기상청의 계절 예보, 사탕수수 재배 면적, 그리고 바이오에탄올 정책까지 꼼꼼히 추적한다. 예컨대 브라질 밀러가 수수를 설탕 대신 에탄올로 전환하면 설탕 공급이 줄어 가격이 반등하는 구조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년 세계 설탕 수급이 547만 t 적자일 것이라며 9년 만에 최대 수준의 공급 부족을 예상했다. 그러나 동시에 ISO는 생산 전망치를 1억 7,480만 t으로 소폭 하향 조정해 시장의 혼조 양상을 보여줬다.
전망과 시사점
1) 주요 생산국들의 작황 회복 및 수출 확대는 중·장기적으로 2025/26 시즌 역대급 공급 과잉을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2)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중국·미국 등 대형 소비국의 수요 반등과 브라질·인도 기상 변수가 공급 전망을 뒤흔들 수 있다. 3) 이에 따라 투기적 매도세가 과도해질 경우 단기 급등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다.
투자자들은 북반구 몬순·허리케인 시즌, 브라질 남부 가뭄 등 기후 데이터와 함께, 각국 정부의 식품 인플레이션 대응책 및 바이오연료 혼합 의무 정책 변수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