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통화시장 동향] 달러 인덱스(DXY)가 25일(현지 시각) 0.30% 상승하며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달러 강세를 견인한 직접적 요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일 늦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해임할 필요가 없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2025년 7월 2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를 완화해 달러 자산 기피 가능성을 줄였다는 분석이다. 반면, 같은 날 발표된 미국 6월 자본재(항공기 제외) 신규 주문이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는 부진한 지표는 달러 상승폭을 제한했다.
달러 상승 배경과 주요 발언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파월 의장과의 갈등이나 긴장은 없다(no tension)”며 “단지 금리를 더 낮추기를 원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수차례 공개적으로 파월 의장을 비판해왔으나, 이번에는 경질 가능성을 일축하며 시장을 안도시켰다.
연방기금(FF) 선물시장은 7월 29~30일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3%로, 9월 16~17일 회의에서는 64%로 각각 반영하고 있다. 이는 연준이 당장은 금리 동결을, 3분기 중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를 시사한다.
유로화·엔화 등 주요 통화 동향
EUR/USD 환율은 0.04% 하락했다. 달러 강세가 직접 요인이지만, 유로존 지표 및 매파적(긴축 선호) ECB 코멘트가 낙폭을 제한했다. 유로존 6월 M3 통화공급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해 예상치(3.7%)를 하회하며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독일 7월 IFO 기업환경지수는 88.6으로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ECB 이사회 위원 마르틴 카작스는 “경제에 중대한 충격이 없다면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밝혔고, 부누데스방크(Bundesbank) 총재 요아힘 나겔 역시 “물가 전망이 크게 바뀌지 않은 만큼 현 수준 금리 유지가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스왑시장은 9월 11일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18%로 가격에 반영했다.
USD/JPY는 0.38% 상승했다. 일본 7월 도쿄 CPI가 전년 동월 대비 2.9%로 예상치(3.0%)를 소폭 하회했고, 5월 경기선행지수(Leading Index CI)가 104.8로 하향 수정되면서 BOJ(일본은행) 완화 유지 기대가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여권 자민당(LDP)이 참의원 선거에서 과반을 잃은 것도 재정적자 확대 우려를 자극해 엔화에 부담을 줬다.
다만 블룸버그 통신은 “BOJ 내부적으로 올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보도해 엔화 약세를 일부 되돌렸다. 통상 BOJ의 금리 인상은 드문 이벤트로,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이다.
금·은 등 귀금속 시세 하락
8월물 금(GC) 선물은 1.12%(37.90달러) 하락, 9월물 은(SI) 선물은 2.19%(0.859달러) 하락해 모두 1주일 최저치를 나타냈다. 달러 강세와 안전자산 수요 둔화가 동반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과의 갈등을 완화하면서 연준 독립성 우려가 줄어든 점, 그리고 ECB의 매파적 발언이 금리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낮춘 점이 주요 배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중동 등 지정학적 위험이 지속되는 만큼 귀금속에 대한 보험성 매수는 유효하다”
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전일 금 ETF 보유량은 2년 만에 최고치, 은 ETF 보유량은 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용어 해설
달러 인덱스(DXY)는 유로화·엔화·파운드화 등을 포함한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산출한 지수다. M3 통화공급은 현금·예금·채권 등 광의 통화를 포괄하며, 경제 유동성의 지표로 쓰인다. FOMC는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로, 연 8회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스왑시장 확률은 파생상품 가격을 통해 시장참여자들이 예상하는 금리 변화 가능성을 수치화한 것이다.
전문가 시각과 전망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단기적 호재로 평가하지만, 미국 경기지표 둔화가 이어질 경우 달러 모멘텀은 약화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8월 초 발표 예정인 2분기 GDP 수정치와 7월 고용지표가 달러 방향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유로존의 경우 물가 둔화와 경기 회복의 균형이 관건이며, 독일·프랑스의 소비·투자 회복 속도가 ECB 통화정책 경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엔화는 BOJ가 YCC(수익률곡선 제어) 정책을 완화할지 여부가 핵심 변수로, 정책 모멘텀에 따라 연말 USD/JPY가 140엔대 중반에서 150엔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은 시장은 달러 조정이 나타나면 빠르게 반등할 여지가 있다. 특히 ETF 자금 유입이 이어질 경우 기술적 매수세가 강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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