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동향] 국제 원당 선물가격이 공급 과잉 전망에 다시 한 번 하락 압력을 받았다. 25일(현지시간) 뉴욕 ICE 원당 11호 10월물(SBV25)은 전장 대비 ‑0.29센트(-1.75%) 떨어졌고, 런던 ICE 백설탕 5호 10월물(SWV25)은 ‑8.90달러(-1.85%) 내렸다.
2025년 7월 2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며칠 간 가격을 짓누른 핵심 재료는 인도의 수출 재개 가능성이다. 블룸버그는 전날 “인도 정부가 10월 시작되는 새 농업연도에 국내 설탕공장의 수출 허용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올 몬순 누적 강수량은 7월 21일 기준 평년 대비 6% 많아 ‘풍작’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브라질과 인도의 증산 전망도 약세 재료다. 브라질 농업 컨설팅 업체 데이터그로(Datagro)는 “건조한 날씨 덕분에 설탕공장이 사탕수수 분쇄량을 늘리고 있으며, 이달 상반기 가동 비중의 54%를 설탕 생산에 투입해 약 320만t이 시장에 추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서치사 코브리그(Covrig) 역시 비슷한 수치를 제시했다.
인도ㆍ브라질 생산 전망
인도는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이다. 6월 2일 전국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FCSF)은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급증한 3,500만t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인도설탕공업협회(ISMA)가 집계한 2024/25년 생산량 2,620만t(5년래 최저)에서 17.5% 감소한 뒤 재급등하는 그림이다. ISMA는 10월 1일~5월 15일 기간 누적 생산이 전년 대비 17% 줄어든 2,574만t에 머물렀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뉴욕 원당은 4.25년 만의 최저치, 런던 백설탕은 거의 4년 만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가격 급락의 배경에는 2025/26 시즌 공급 초과 전망이 자리 잡고 있다. 6월 30일 상품 트레이더 차르니코프(Czarnikow)는 “2025/26 시즌 전 세계 설탕 공급 초과분이 750만t에 달해 8년 만의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농무부(USDA)가 5월 22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 역시 같은 시즌 세계 설탕 생산이 4.7% 증가한 1억8,931만8,000t, 기말 재고는 7.5% 늘어난 4,118만8,000t으로 사상 최대치를 예상했다.
가격 하락이 불러온 수요 회복 조짐
한편, 최근의 급락세가 수요 회복을 촉발하고 있다는 점은 가격 지지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6월 설탕 수입이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한 42만t을 기록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코카콜라가 미국 내 판매 음료의 당원료를 고과당 옥수수 시럽에서 사탕수수 설탕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미국 설탕 소비가 1,100만t에서 1,150만t으로 4.4% 늘어날 가능성을 제시했다.
고과당 옥수수 시럽(HFCS)은 옥수수 전분에서 만든 저가 감미료로, 사탕수수 설탕보다 당 함량이 높고 단가가 낮아 식음료 업계에서 널리 사용돼 왔다. 그러나 소비자 건강 우려와 천연 사탕수수 설탕 선호도 확산으로 일부 업체가 다시 설탕 사용을 늘리고 있다.
브라질 감산·태국 증산 상쇄
브라질 생산 일부는 감소세다.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UNICA)는 6월 말까지 2025/26년 누적 센터-사우스(Center-South) 지역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4.3% 감소한 1,224만9,000t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국영 농업통계기관 코납(Conab)도 2024/25년 생산이 가뭄과 폭염으로 3.4% 줄어든 4,411만8,000t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으로, 5월 2일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는 2024/25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4% 늘어난 1,000만t이라고 발표했다. 이 같은 증산 전망은 가격에 추가 압박을 가한다.
국제 설탕 수급 전망 기관별 비교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년 글로벌 공급 부족을 547만t(9년 만의 최대)으로 상향 조정하며 시장이 2023/24년 131만t 공급과잉에서 빠르게 타이트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동시에 ISO는 2024/25년 세계 생산 전망치를 1억7,480만t으로 하향했다.
미 농무부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2025/26년 국가별 생산 전망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브라질 +2.3%(4,470만t), 인도 +25%(3,530만t), 태국 +2%(1,030만t). FAS는 인도의 우호적 몬순과 재배면적 확대를 근거로 들었다.
ISO는 정부·기업·무역업체가 모두 참여해 글로벌 설탕 수급 데이터를 집계·발표하는 국제기구다. 반면 USDA 보고서는 농산물 무역과 식량 안보 분석에 초점을 맞추며, 두 기관의 전망치가 다소 차이를 보이더라도 시장은 중장기 흐름을 파악하는 데 참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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