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글로벌 무역 관세의 추가 인상 시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회의, 그리고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미국 초대형 기술기업의 실적 발표가 맞물리며, 최근 비교적 평온했던 미국 주식시장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2025년 7월 2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양한 교역 파트너국에 대한 더 높은 관세 부과 시점을 8월 1일로 연장해 둔 상태다. 해당 시한이 임박함에 따라 오는 주 후반으로 갈수록 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주에는 통화정책·고용·실적 등 굵직한 이벤트가 한꺼번에 몰려 있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7월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 그리고 애플(NASDAQ:AAPL)·마이크로소프트(NASDAQ:MSFT)·아마존(NASDAQ:AMZN)을 포함한 메가캡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
“시장 participants는 소화해야 할 재료가 산적해 있다.”
라고 매슈 미스킨 매뉴라이프 존행콕 인베스트먼츠 공동 최고투자전략가는 말했다. 그는 “최근 몇 달 전과 비교해 시장의 기대치가 높아졌다“며 “이번 주 역시 그러한 ‘고평가된 기대’를 충족할 수 있는지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기록적 고점·낮아진 변동성
S&P500 지수는 이번 주 내내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지난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의 ‘Liberation Day’ 관세 선언 직후 발생한 급락세가 가라앉은 뒤 28%나 급반등한 셈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같은 기간 38% 뛰었다.
프랭클린템플턴 인스티튜트의 크리스 갈리포 수석 전략가는 “3년치 수익률을 3개월 반 만에 얻었다“면서 “주가는 단기적으로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장 변동성의 대표 지표인 Cboe 변동성지수(VIX)는 4월 한때 60까지 치솟았지만, 7월 들어서는 장기 중앙값인 17.6 아래로 내려왔고 이번 주에는 5개월 내 최저 종가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일부 과열 신호도 감지된다. 공매도 물량이 많던 콜스(NYSE:KSS)·오픈도어(NASDAQ:OPEN) 주가가 급등하면서, 일명 ‘밈(meme) 주식’ 열풍이 재연될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는 특히 개인 투자자층의 과도한 위험 선호를 시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밸류에이션 압박
랠리 덕분에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졌다. LSEG 데이터스트림에 따르면 S&P500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2.6배로, 장기 평균치 15.8배를 훨씬 웃돌고 있다. 이는 다음 주 이벤트에서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올 경우 조정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이번 관세가 실제로 발효되면,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 대한 수입품 가격이 즉시 올라간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극단적 상호관세를 예고한 뒤 시장이 요동치자 일시 유예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투자자들은 행정부가 4월과 같은 공격적 움직임을 재차 보여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고 찰스슈왑의 케빈 고든 수석투자전략가는 짚었다. “무역 전선의 다음 관문은 무엇이 실제로 현실화되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 연준, 관세 영향 주시
시장 컨센서스는 7월 30~31일 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 쪽으로 기울어 있다. 연준 위원들은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을 추가 확인한 뒤에야 금리 인하 재개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그러나 백악관과 연준 사이 정책 충돌은 심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의장을 공개 비판하며 더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요구해 왔다. 연준 이사회의 트럼프 지명 인사 두 명도 이달 중 ‘선제적 인하’에 찬성하는 의견을 내놓았다.
🔍 실적·고용 변수
이번 주 실적 시즌의 하이라이트는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플랫폼스(NASDAQ:META) 등 ‘매그니피센트 세븐’ 중 네 곳이다. 시가총액이 압도적인 이 그룹의 주가는 주요 지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LSEG IBES 집계 기준, 지금까지 S&P500 기업 중 약 30%가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전체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7월 1일 제시됐던 5.8% 전망치를 웃돈다.
한편 7월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은 10만2,000명 증가할 것으로 로이터가 추정했다. 6월 증가폭은 14만7,000명이었다. 고용 지표는 소비·임금·인플레이션 흐름을 가늠할 핵심 변수다.
미스킨 전략가는 “6월 경제지표는 완만한 재가속 신호를 보여줬다“며 “시장 가격은 이미 이런 반등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용어 한눈에 보기*
* VIX(변동성지수)는 옵션시장에서 파생된 향후 30일간 S&P500의 변동성 예상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공포지수’로도 불린다.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 불확실성이 크다는 뜻이다.
P/E(주가수익비율)은 기업 혹은 지수의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이다. 일반적으로 값이 높을수록 향후 성장 기대가 크거나, 반대로 과대평가되었음을 의미할 수 있다.
밈 주식은 소셜미디어에서 유행하듯 광범위한 관심을 받으며 급등락을 거듭하는 종목을 칭한다. 2021년 게임스톱 열풍으로 유명해졌다.
결과적으로 이번 주는 관세·연준·빅테크 실적·고용보고서 등 네 가지 핵심 변수가 촘촘히 겹치며, 기록적 상승 흐름 위에 놓인 뉴욕 증시를 시험대에 올려놓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