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LL, 뉴욕 루스벨트 호텔 지분 매각 자문에서 전격 하차…이해충돌 우려

파키스탄 국제항공(PIA)이 소유한 뉴욕 맨해튼 그랜드 센트럴역 인근 ‘루스벨트 호텔’의 일부 지분 매각 작업에서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존스랑라살(JLL)이 물러났다. 회사 측은 ‘고객 간 이해충돌’ 가능성을 공식 사유로 들었다.

2025년 7월 24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JLL은 파키스탄 정부 민영화위원회(Privatization Commission)에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 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

뉴욕시와의 임대계약 해지 후 루스벨트 호텔에 대한 관심이 JLL의 기존 고객들 사이에서 급증했다. 이는 JLL을 잠재적·실질적 이해충돌 상황에 놓이게 했다

”라고 밝혔다.


JLL의 사임 배경 및 후속 절차

루스벨트 호텔은 1924년 개관해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랜드마크로, 파키스탄이 보유한 해외 자산 가운데 가장 가치 있는 부동산으로 꼽힌다. 파키스탄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체결한 70억 달러 규모 구조개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국유 자산 매각·민영화를 추진 중이다. 이번 매각은 지분 일부(‘마이너리티 스테이크’)와 재개발 파트너 물색을 동시에 목표로 한다.

민영화위원회는 “JLL의 하차가 거래 일정에 중대한 차질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재무 자문사를 패스트트랙 방식으로 선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파키스탄 정부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호텔 가치 평가액을 최소 10억 달러로 제시한 바 있다.

루스벨트 호텔의 현재 상황

해당 호텔은 2020년 코로나19 여파와 누적 적자로 문을 닫은 뒤, 뉴욕시와 임대계약을 맺어 이민자 임시 쉼터로 전환됐다. 그러나 2024년 초 임대가 종료되면서 현재는 공실 상태다.

전문가 시각

부동산·호텔 업계 관계자들은 “맨해튼 한복판에 위치한 1,000객실 규모 건물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면서도 “구조조정 비용·노후화·규제 등으로 실제 매각가는 보수적으로 산정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한다. 또한, 파키스탄 항공업 구조조정과 맞물려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이 분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JLL과 이해충돌이란 무엇인가?

JLL은 80여 개국에서 자산운용·리서치·컨설팅을 제공하며, 다수 글로벌 투자기관을 고객으로 둔다. 이처럼 대규모 고객 저변을 가진 자문사의 경우 동일 자산을 놓고 복수 고객이 동시에 이해관계를 가질 때 ‘정보 비대칭·선순위 권리’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이를 ‘perceived or actual conflict of interest’라 부른다.

파키스탄 민영화 로드맵

루스벨트 호텔 외에도 현지 전력 배전사·국영 항공(PIA) 지분 매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는 재정 건전성 확보IMF 프로그램 준수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게 정부 입장이다. 다만 민영화 과정이 장기화될 경우 정치적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용어해설

민영화위원회는 파키스탄 정부의 국유 자산 매각·관리 전담 기구다. IMF 구조개혁 프로그램은 재정·통화정책 조건을 수반하며, 자산 매각·세제 개편·보조금 축소 등이 포함된다. 마이너리티 스테이크는 경영권을 수반하지 않는 소수지분을 뜻한다.

전문적 전망

기존 자문사 교체가 매각 속도에 일시적 변동성을 주겠지만, 뉴욕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과 호텔의 ‘프라임 로케이션’ 매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다만 높은 금리·건설비 상승으로 재개발 파트너 선정 과정이 더 까다로워질 여지가 크다. 결과적으로 투자자간 경쟁구도가 유지된다면 10억 달러 수준의 밸류에이션 달성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