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 틴토, 가격 약세 속 티타늄 사업 매각 검토…신임 CEO 첫 과제 될 듯

■ 세계 2위 광산업체의 중대 기로

2025년 7월 24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리오 틴토(Rio Tinto)가 오랜 기간 실적 부진에 시달려 온 티타늄 사업부를 포트폴리오에서 분리·매각하는 방안을 심층적으로 저울질하고 있다. 가격 하락세와 수익률 감소가 주요 배경으로 지목되며, 다음 달 8월 25일 취임 예정인 사이먼 트롯(Simon Trott) 차기 최고경영자(CEO)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티타늄은 페인트, 화장품, 식품 색소뿐 아니라 전투기 엔진 부품, 미사일 외피, 로켓 부품, 잠수함 및 해군 함정 등 전략 물자에도 필수적으로 쓰이는 고강도·경량 금속이다. 그러나 지난 10여 년간 중국이 글로벌 이산화티타늄(TiO2) 생산 능력을 급격히 확대해 전 세계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하면서 서방 광산기업들의 마진은 압박을 받아 왔다.

■ 실적과 구조조정 압박

리오 틴토의 티타늄 사업은 미네랄스(Minerals) 사업부에 속한다. 이 부문은 세탁 세제 원료로 쓰이는 보레이트, 캐나다 철광석 기업 IOC(Iron Ore Company of Canada), 다이아몬드, 세르비아 자다르(Jadar) 리튬 프로젝트도 함께 거느리고 있다. 2024 회계연도 미네랄스 사업부의 조정 EBITDA는 11억 달러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는데, 남아프리카·캐나다의 철·티타늄 사업에서만 EBITDA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내부 인건비가 과도하다는 인식이 회사 내부에 존재한다. 중간 관리자급의 대대적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

■ 선례와 비교: 듀폰의 분사

리오 틴토가 티타늄에서 손을 떼더라도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화학 대기업 듀폰(DuPont)은 2013년 투자자 압력에 밀려 자사 TiO2 사업을 분사(現 코닝크스)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듀폰 모델”을 리오 틴토의 잠재적 로드맵으로 거론한다.

■ 차기 CEO의 청사진

2021년부터 철광석 부문을 이끌어 온 사이먼 트롯은 취임 후 핵심 4대 사업(철광석·구리·리튬·알루미늄)의 조직 슬림화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할 예정이다. 호주와 캐나다 철광석 자산, 기니의 시만두(Simandou) 개발사업을 하나로 묶고, 최근 인수한 미국 리튬 기업 아카디움(Arcadium) 및 기타 리튬 투자 포트폴리오도 통합 관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 EBITDA란?

EBITDA는 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의 약자로, 이자·세금·감가상각·무형자산상각 이전 영업이익을 뜻한다.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보여 주는 핵심 지표로, 자본집약적 산업인 광업에서 특히 중요하다.

■ 매각 시나리오 및 시장 파장

소식통 3명은 “리오 틴토가 매각 과정에서 전략적 파트너 참여 또는 완전 분할(스핀오프)을 포함한 다양한 옵션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7월 30일 발표될 2025 회계연도 상반기 실적에서 첫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 전문가 시각

국내 자원개발 전문가들은 “리오 틴토의 티타늄 철수는 중국 주도 시장 구조를 재확인시켜 주는 신호탄“이라면서 “가격 협상력이 미미해진 서방 기업들이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친환경·배터리 광물에 집중하는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다”고 분석한다.


■ 용어 설명: 이산화티타늄(TiO2)
페인트·플라스틱·화장품에 백색 안료로 쓰이며,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200억 달러(2024년 기준)다. 높은 불투명도·발색력 덕분에 ‘화이트 피그먼트의 왕’으로 불린다.

■ 전망

앞서 듀폰 사례처럼 분사가 이뤄질 경우, 리오 틴토는 핵심 광종 위주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자들의 지지를 받는 동시에, 티타늄 사업부는 독립적 의사결정으로 시장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단순 매각이 이뤄질 경우 가격 책정과 인수 후보 물색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