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2월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양국 간 교역품에 15%의 상호(상호주의) 관세를 부과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25년 7월 22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협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Truth Social에 올린 글을 통해 먼저 공개됐으며, 그는 “Largest Deal ever”라는 표현으로 협정의 규모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글에서 일본이 미국 내에 총 5,500억 달러(약 714조 원)의 투자를 단행하고, 미국이 “90%의 이익을 확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투자 분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규모 제조 시설과 연구·개발(R&D) 센터 건립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자국 시장을 자동차·트럭, 쌀을 포함한 농산물 및 기타 상품에 대해 더욱 개방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로 인해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미국에서 창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 year ago, that level of tariffs would be shocking. Today, we breathe a sigh of relief.” — 브라이언 제이컵슨(Annex Wealth Management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라이언 제이컵슨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관세 수준이 1년 전 같았으면 시장에 충격을 줬겠지만, 이미 치솟은 관세 환경 속에서는 오히려 안도감을 준다고 평가했다.
기존 관세 압박과 비교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일본 정부에 발송한 관세 통보문에서 8월 1일부터 일본산 수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는 4월 2일 ‘Liberation Day’ 관세 발표 당시 예고된 24%보다 1%p 높은 수준이었다.
현재도 일본산 자동차가 미국으로 수입될 때는 25% 관세가 적용된다. 이는 일본뿐 아니라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세율이다. 자동차 산업은 일본 경제의 핵심 축으로, 일본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자동차·트럭 수출액은 전체 수출의 28.3%를 차지했다.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란 무엇인가?
‘상호 관세’란 두 국가가 동일한 세율을 상대국 수출품에 적용함으로써 무역 조건의 대칭성을 보장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번 협정에서 양국은 15%를 동일하게 적용하므로, 기존 25% 관세가 적용되던 일본 자동차에는 세율이 인하되는 동시에, 미국산 제품에도 동일세율이 적용되어 관세 구조가 단순화될 전망이다.
시장·산업 영향 및 전망
이번 합의가 최종적으로 발효되면,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 관세 부담이 10%p 이상 감소해 가격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 반면 미국 농업·식품업계는 일본 시장 개방으로 수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투자액 5,500억 달러와 미국 측 이익 90% 확보라는 수치는 아직 정부 간 공식 문서로 검증되지 않았으며, 향후 의회 승인 절차와 세부 협정문 공개에 따라 실제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을 미국 대선 정국과 연관 지어 해석한다. 일본과의 대규모 합의를 통해 자국 제조업 활성화·고용 창출 성과를 부각시키려는 정치적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세계무역기구(WTO) 규범과 타국 보복 관세 가능성 역시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또한 2025년 상반기 내내 이어진 공급망 재편 움직임과 맞물려, 대규모 일본 투자 계획이 반도체·배터리·친환경 자동차 등 전략 산업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결론
이번 15% 상호 관세 협정은 ‘25% 관세 위협’이라는 강경 카드에서 한 발 물러나며, 양국 간 ‘윈윈’ 효과를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다만 투자 규모·세부 품목·발효 시점 등 구체적 이행 방안이 명확해져야 실제 경제 효과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