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협상] 미국 항공기 제조 대기업 보잉(Boeing)이 세인트루이스 지역에서 전투기를 조립하는 노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노동계약안을 제시했다. 이번 제안은 생산 현장의 임금과 복지 수준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회사 측 의지가 담겨 있어, 노동계와 투자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25년 7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보잉은 화요일(현지시간)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Machinists and Aerospace Workers 산하 지부인 District 837 소속 조합원 3,200여 명에게 공식 서한 형태로 계약 초안을 전달했다. 해당 노조는 미국 내 항공·우주 방위 산업에서 생산‧정비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으로, 전투기 조립 라인의 안정적 가동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주요 제안 내용은 4년간 20%의 일반 임금 인상과 5,000달러(약 660만 원) 규모의 계약 비준 보너스를 필두로 한다. 여기에 기존 대비 더 많은 연차휴가와 병가제도 확대가 포함됐다. 임금 인상은 연평균 5%꼴로 단계적으로 적용되며, 이는 미국 제조업 평균 임금 상승률을 상회하는 수치다. 회사 측은 “구성원의 생활비 상승을 반영하고, 숙련 기술자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안은 조합원들의 전문 기술과 현장 경험이 존중받는 환경을 구축하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 보잉 세인트루이스 사업장 경영진
District 837 지역위원회 지도부는 오는 일요일(계약 만료일)에 실시될 찬반투표에서 ‘찬성’ 표결을 권고했다. 노조 대변인은 “계약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최종 의사는 현장의 조합원들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투명한 정보 공유와 독립적인 투표 절차를 강조했다.
[생산 라인 확대와 일자리 전망]
보잉의 방산 부문은 올해 초 미국 공군이 발주한 차세대 전투기 F-47 사업을 수주함에 따라, 세인트루이스 지역 제조 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회사는 “생산 능력 증대를 위해 향후 수년 동안 추가 채용이 불가피하다”고 밝혀, 신규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F-47은 5세대 전투기의 스텔스 성능과 6세대 플랫폼을 위한 개방형 아키텍처가 혼합된 기체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본 기종이 미 공군의 차세대 주력기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안정적 물량 확보와 장기생산 체계를 갖춘 사업장이 절실하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노조 용어 및 절차 설명]
* 비준 보너스(ratification bonus)는 노사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통과될 경우 일시금으로 지급되는 격려금이다. 본 제도는 노사 협상 과정에서 회사 측의 당근책으로 활용되며, 조합원의 초기 수용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 단체협약(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 CBA)은 임금, 근무조건, 복지 등을 포함하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계약서다. 일반적으로 3~5년 주기로 갱신되며, 만료 직전 재협상이 이뤄진다.
[시장·투자 관점의 의미]
보잉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BA 종목코드로 거래된다. 회사 실적은 상용기 부문과 방위산업 부문 성과가 혼합돼 평가되지만, 최근 상용기 부문의 공급망 병목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방산 부문의 안정적 수익원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이번 전투기 계약 수주와 생산라인 확충, 그리고 노사 협상이 원만하게 마무리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현금흐름 개선과 주가 변동성 완화에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노조와의 원만한 합의는 향후 고용 확대 시 우수 기술자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특히 세인트루이스 지역은 미국 중서부 제조업 허브로, 경쟁사 대비 숙련 노동력 풀이 풍부하다는 지리적 이점을 갖추고 있다.
[전문가 시각]
노동경제학자들은 20% 임금 인상이 노동시장에서의 ‘연봉 인플레’를 자극할 요인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한다. 방산업 특성상 고숙련·특수직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일반 제조업 임금 레벨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임금 인상과 함께 병가·휴가 제도가 강화되면 작업자의 생산품질과 안전성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 보잉이 신규 전투기 생산을 위해 로봇 자동화·디지털 트윈 등 첨단 제조 공정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면서, 향후 노사가 기술 변화에 따른 업무 재조정을 어떻게 합의할지 주목된다. 이는 미국 방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선례가 될 수 있다.
[향후 일정]
• 7월 27일(일) :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 및 계약 만료일
• 투표 결과 발표 직후 : 보잉 공식 성명 예정
• 2025~2026년 : F-47 본격 양산 및 추가 채용 계획 구체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