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마존(Amazon)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인 제프 베이조스와 지난주 백악관에서 1시간 넘게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는 사실이 CNBC 취재를 통해 확인됐다.
2025년 7월 22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만남은 베이조스가 운영 중인 걸프스트림 G700 전용기가 7월 14일 버지니아주 덜레스 국제공항에 착륙한 직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 시간, 의제, 정확한 장소 등 세부 사항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돼 공식 확인이 어렵지만, 두 사람 모두 과거 갈등 관계였음을 고려할 때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베이조스-트럼프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 출범 후 급속도로 가까워진 두 사람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트럼프는 1기 때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의 보도 태도와 관련해 베이조스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베이조스가 취임식 준비위원회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고, 신문 사설을 ‘개인 자유 및 자유시장’ 중심으로 재편한 이후 관계가 개선되었다.
아마존 측은 “면담 여부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고, 베이조스 개인 대변인 역시 CNBC의 질의에 즉각 답변하지 않았다. 백악관도 공식 코멘트를 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이조스를 ‘훌륭한 사람(good guy)’으로 평가했고, 아마존이 관세 관련 추가 요금을 사이트에 표시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 2025년 4월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
베이조스는 우주기업 블루오리진(Blue Origin)을 통해 스페이스X(일론 머스크)와 직접 경쟁하고 있으며, 아마존의 저궤도 위성 인터넷 프로젝트 ‘쿠이퍼(Project Kuiper)’ 또한 머스크의 ‘스타링크(Starlink)’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최근 트럼프와 머스크의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면서, 전문가들은 베이조스가 이 틈새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배경 설명: G700·Project Kuiper·도킹 포인트
• 걸프스트림 G700은 미화 8,000만 달러(약 1조 원)에 달하는 초장거리 비즈니스 제트기로, 최대 7,500해리(약 1만3,900km)를 논스톱 비행할 수 있다.
• Project Kuiper는 3,236기의 통신 위성을 띄워 전 세계에 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려는 아마존의 장기 프로젝트다.
• 도킹 포인트란, 기업·정부 간 계약 또는 협업에서 양측 이해관계가 맞물리는 지점을 의미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베이조스가 최근 트럼프-머스크 결별 국면을 활용해 정부 효율성국(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과의 계약, 방위·우주 관련 연방 프로젝트 수주 등을 노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블루오리진 CEO 데이브 림프(Dave Limp)가 백악관을 수차례 방문했으며, 주된 논의가 정부 계약과 위성·로켓 발사 서비스였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변수: 내부 구조조정·주식 매각
아마존은 2025년 5월 디바이스·서비스 부문에서 약 100명을 감원했다. 베이조스는 같은 달 2일 최대 48억 달러 상당의 아마존 주식 매각 계획을 공개했으며, 이는 개인 유동성 확보 및 우주 사업 투자 확대 목적으로 해석된다.
전문가 시각*(기자 견해)
이번 만남은 베이조스가 정치적 레버리지를 활용해 방위·우주 부문에서 스페이스X를 견제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 역시 ‘반(反)머스크’ 분위기를 활용해 아마존의 미국 내 투자와 고용 창출을 정치적 성과로 부각할 수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
1) 아마존과 블루오리진이 국방·위성 인터넷 사업에서 신규 계약을 체결할지 여부
2)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플랫폼 규제 등 빅테크 정책에서 어떤 유화책을 내세울지
3) 머스크의 대응 및 스페이스X의 정부 프로젝트 수주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