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설탕 증산 영향에 국제 설탕 선물가격 하락 마감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설탕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7월 인도분 뉴욕 ICE 원당(버전 #11) 선물은 전일 대비 -0.16센트(-0.82%) 떨어졌고, 8월 런던 ICE 백설탕(버전 #5) 선물은 -5.30달러(-0.93%) 내렸다. 두 계약 모두 주간 기준으로도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2025년 7월 22일, 나스닥닷컴Barchart의 공동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의 2024/25 시즌 설탕 생산이 빠르게 늘어난 것이 이날 가격 하락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ÚNICA)는 5월 말까지 누적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한 783만 7,000톤(MMT)*1이라고 밝혔다. 사탕수수 가운데 설탕 생산에 투입된 비중도 47.88%로, 전년 동기의 46.68%에서 확대됐다.

ÚNICA 관계자는 “작황이 양호하고 공장 가동률이 높아져 수출 물량이 꾸준히 늘 것”이라고 전했다.


인도·국제기구(ISO) 변수, 가격 지지요인으로 남아

전날(목요일) 설탕 가격이 한 달 만의 고점을 찍었던 것은 인도의 수출 감소 우려 때문이었다. 인도 정부가 휘발유에 대한 에탄올 혼합 비율을 높이겠다고 재확인하면서, 에탄올용 원료로 사탕수수를 더 많이 전용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인도의 잠재적 설탕 수출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여기에 국제설탕기구(ISO)는 이번 주 초 2023/24년(10월~9월) 세계 설탕 수급 전망을 수정, 공급 부족 규모를 종전 -68만 9,000톤에서 -295만 톤으로 대폭 확대했다. ISO는 또 전 세계 설탕 소비량 전망치를 1억 8,220만 톤으로 상향 조정하며, “특히 인도의 설탕 소비가 예상보다 견조하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생산·재배면적 동반 확대…“공급 과잉 신호”

브라질은 이미 지난 2023/24 마케팅 연도(4월 19일 기준) 설탕 생산을 전년 대비 +25.7% 늘린 4,242만 5,000톤을 기록했다. 브라질 농업공급회사(Conab)는 4월 25일 보고서에서 2024/25년 생산을 4,629만 2,000톤(+1.3%)으로 예측했고, 재배면적도 870만 헥타르(+4.1%)로 7년 만의 최대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 용어 해설
원당 #11은 국제 거래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원당(가공 전) 기준 선물상품 코드이고, 백설탕 #5는 정제 설탕을 대상으로 한 런던 선물 상품이다. MMT는 ‘Million Metric Ton’의 약어로 100만 미터톤(=100만 톤)을 의미한다.


인도·태국 기후 변수도 주목

인도에서는 설탕산업협회(ISMA)가 5월 13일 “2023/24년(10~4월) 설탕 생산이 3,140만 톤(-1.6%)으로 소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설탕 제분 공장 516곳이 이미 조업을 종료해, 전년 동기의 460곳 대비 현저히 많았다.

같은 시기 인도 기상청(IMD)은 올해 몬순(6~9월) 강수량이 장기평균 87cm의 106%에 달할 것으로 예보했다. 2023년 몬순이 평균 대비 6% 부족했던 점과 비교하면, 사탕수수 작황 개선 기대가 크다. 다만 인도 정부는 국내 공급 안정을 위해 10월 31일부터 시행된 설탕 수출 제한을 ‘추가 공지 전까지’ 연장한 상태다.

태국에서도 역대급 폭염엘니뇨에 따른 강수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 태국 기상청은 5월 6일 “77개 주 가운데 30여 개 주가 1958년 이후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제당업계는 “올해 사탕수수 착즙 수율이 13년 만의 최저”라고 전했다. 다만 태국 정부는 4월 22일 2023/24년(12~4월 17일) 설탕 생산을 877만 톤으로 제시, 민간단체(750만 톤) 전망을 상회했다.


미 농무부·국제기구 장기 수급 전망

미국 농무부(USDA)는 2023년 11월 반기 보고서에서 세계 2023/24년 설탕 생산이 1억 8,346만 톤(+4.7%), 인간 소비용 수요는 1억 7,843만 톤(+1.2%)으로 사상 최대를 경신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기말 재고3,368만 톤(-13.3%)으로 13년 만의 최저치를 보일 것으로 전망, 장기적 공급 타이트(逼迫)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ISO도 지난 2월 28일 “2023/24년도 글로벌 설탕 공급 부족 규모를 -68만 9,000톤으로 상향(기존 -33만 5,000톤)했다”고 밝혔다. 이는 엘니뇨·극심한 고온으로 인한 동남아·남아시아 작황 부진 가능성을 반영한 조치다.


투자 시사점

단기적으로는 브라질발 증산 압력이 설탕 가격을 누르고 있지만, 인도·태국·글로벌 기말 재고 등 구조적 변동성이 상존해 급락 리스크와 급등 가능성이 동시에 열려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에탄올 정책, 엘니뇨, 재배면적 확대 같은 변수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 1 MMT = 100만 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