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노코필립스, 오클라호마 자산 13억 달러 매각 임박…인수자는 플라이휠 에너지

휴스턴에 본사를 둔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가 오클라호마주 아나다르코 분지(Anadarko Basin)의 유전 지분을 약 13억 달러(약 1조 7,000억 원)에 매각하기 위해 플라이휠 에너지(Flywheel Energy LLC)와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7월 22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블룸버그 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거래는 수 주 내 공식 발표될 가능성이 크지만, 최종 서명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협상이 결렬될 위험도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코노코필립스는 보유 자산군을 간소화(포트폴리오 스티림라인)하려는 전략적 목표를 한층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자산은 오클라호마 서부와 텍사스 북부에 걸쳐 형성된 대규모 육상 셰일·가스 지대인 아나다르코 분지 내 유전·가스전 면허권으로, 회사는 최근 수년간 이 지역에서 비핵심 자산을 순차적으로 매각해 왔다.

“플라이휠 에너지는 비상장(Private) 석유·가스 개발 전문 기업으로, 기존 유전의 운영 효율화와 비용 절감 전략을 바탕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강점을 지닌다”※에너지 시장 관계자 설명

아나다르코 분지는 미국 내에서도 역사적으로 다채로운 지층과 풍부한 액상천연가스(Condensate)로 유명한 지역이다. 1920년대부터 본격 개발이 시작됐으며, 최근 수평 시추·수압 파쇄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생산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에 따라 외부 투자자들은 저위험·안정 수익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

코노코필립스는 그간 자산 포트폴리오를 고수익 코어(Core) 자원 위주로 재편해 왔다. 2024년 말까지 알래스카·퍼미안분지(Permian Basin)·캐나다 오일샌드 등 핵심 지역에 자본 지출을 집중하고, 상대적으로 장·단기 수익성이 떨어지는 지역은 과감히 처분한다는 전략이다. 오클라호마 자산 매각이 확정되면, 회사는 현금 유동성을 강화해 향후 배당 확대·자사주 매입·신규 탐사 프로젝트 재투자를 가속화할 여지가 생긴다.

거래 상대방인 플라이휠 에너지는 아칸소주 페이엇빌 셰일(Fayetteville Shale) 등에서 활발한 생산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 간 사모펀드의 자금 지원을 받아 저평가된 성숙(成熟) 유전 확보에 집중해 왔다. 이번에 인수할 오클라호마 자산 역시 기존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운영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는 “브라운필드(brownfield)”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들은 “현재 서류 검토(디지털 데이터 룸)와 법률 실사가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며 “양측이 가격과 책임범위를 포함한 최종 협약(디피니티브 어그리먼트, Definitive Agreement)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원유·가스 가격 변동성 확대, 규제 심사 지연 등 돌발 변수가 적지 않아 계약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번 보도는 공식 발표가 아니며, 코노코필립스와 플라이휠 에너지 모두 언론 문의에 답변을 거부했다. 업계 관행상 최종 계약 체결 전까지 세부 조건은 비공개가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 용어 풀이 및 배경 설명

아나다르코 분지(Anadarko Basin)는 오클라호마·텍사스·캔자스·콜로라도에 걸친 폭 400km, 길이 550km 규모의 대형 퇴적 분지다.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해 미국 내 상업 생산량 상위권을 차지하며, 토비 힉스, 스택(STACK), 스쿱(SCOOP) 등 하위 지질대가 다층 구조로 분포한다.

브라운필드 프로젝트는 기존 생산 시설이나 인프라가 남아 있는 광구를 재개발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시추·정제·수송 파이프라인 등 기본 인프라가 이미 구축돼 있어 자본 지출이 적게 들고, 환경 인허가 절차가 상대적으로 단순해 리스크 대비 수익(위험조정수익)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포트폴리오 스트림라인(Portfolio Streamline) 전략은 기업이 보유 자산·사업 부문 중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은 영역에 집중하고, 비핵심 또는 저수익 자산을 매각해 재무 건전성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구조조정 방식을 뜻한다.


◆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80달러 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는 상황에서, 저비용 구조를 갖춘 육상 유전 자산은 안정적 현금흐름을 제공한다”며 “코노코필립스와 플라이휠 에너지 모두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기조, 에너지 전환 정책, 규제 리스크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금융 자문사 관계자는 “13억 달러 규모의 이번 거래는 2025년 북미 석유·가스 업계 M&A 가운데 중대형(미드캡)급에 해당한다”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동일 지역 내 추가 매물 가격 형성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