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SSELS 발(發) – 애플(Apple Inc.)이 자사 앱스토어(App Store)의 수수료 체계와 규정을 전면 수정하면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의 반독점 조사에서 구제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EC는 애플의 이같은 수정안을 곧 승인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회사가 직면했던 일일 매출의 최대 5%에 달하는 막대한 과징금 부과 위험이 사실상 해소될 전망이다.
2025년 7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달 새로운 수수료 모델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앱스토어 내 결제에 대해서는 기본 20%의 ‘프로세싱 수수료’를 부과하되, 소규모 개발사를 대상으로 하는 ‘스몰 비즈니스 프로그램’에 가입할 경우 최저 13%까지 인하한다는 내용이다. 개발사가 사용자에게 앱스토어 밖의 결제창구로 유도할 때는 거래 1건당 5~15%의 수수료만 부담하도록 했다. 또한 외부 결제 링크 삽입 횟수 제한도 전면 폐지했다.
이 같은 결정은 올해 4월 EC가 5억 유로(약 5억 8,670만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위원회는 애플이 기술적·상업적 장벽을 설정해 “앱 개발사가 더 저렴한 외부 결제를 소비자에게 안내하는 것을 막았다”고 판단했다. 이는 2024년 3월 전면 발효된 디지털시장법(DMA)* 위반이라는 이유였다. EC는 애플에 60일 내 제한을 철폐하라고 명령했고, 애플은 시한 만료 직전에 수정안을 제출했다.
*디지털시장법(Digital Markets Act, DMA): 플랫폼 ‘Gatekeeper’로 분류된 거대 IT기업이 시장 진입 장벽을 높이고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EU가 제정한 포괄적 규제. 앱 내 결제 강제·자사 서비스 우대 등 불공정 행위를 금지하며, 위반 시 전 세계 일평균 매출의 최대 10%까지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다.
EC는 “모든 선택지가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며 공식 승인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복수의 관계자는 “수 주 내 결론이 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승인 시 애플은 최대 50만 유로 상당의 일일 과징금 압박에서 벗어나게 된다. 앞서 EC는 불이행 시 일평균 글로벌 매출의 5%(약 5,000만 유로)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규제 완화를 둘러싼 이해당사자 반응
애플은 “과도한 제재를 피하기 위해 신속히 규정을 개정했다”며 EC의 개입 방식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반면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전면적 수수료 인하는 아니지만, 링크 제한 해제만으로도 수익 다변화가 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앱 마켓 분석업체 센서 타워(Sensor Tower)는 “EU 지역 인앱 결제 매출이 단기적으로 3~5%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치를 내놨다.
법조계 역시 변화를 주목한다. 브뤼셀 소재 로펌 Geradin Partners의 파트너 변호사 다미엔 제라댕은 “이번 조치는 DMA의 실효성을 시험하는 첫 중대 사례”라며 “앞으로 구글·메타·마이크로소프트 등 다른 ‘Gatekeeper’ 기업에도 직접적인 선례가 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 시각 및 시장 영향
증권가에서는 단기 리스크 해소 측면에서 애플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견해가 많다. 뉴욕증권거래소(Nasdaq)에서 거래되는 애플 주가는 최근 1개월간 3.2% 하락했지만, 규제 리스크 완화 기대가 커지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반등세를 보였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유럽 내 서비스 매출 마진이 줄어드는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세부 수수료 체계를 보면, 내부 결제 20%는 기존 30% 대비 10%P 인하지만, 외부 결제 유도 시에도 최대 15%를 부과해 사실상 모든 거래에서 일정 수준의 수수료를 확보한다. 이는 ‘개발자가 완전한 수수료 면제를 얻지는 못했다’는 비판을 낳았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애플 생태계’라는 보안·결제 인프라의 가치를 고려할 때, 합리적 절충안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한편 EC는 “Gatekeeper의 이익과 소비자·개발자 자유 간 균형”을 강조하고 있다. 향후 승인 절차가 완료되면, 감독·이행 프로토콜에 따라 6개월마다 애플의 실제 준수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다른 지역 규제기관의 대응이다. 미국·일본·대한민국 등도 앱마켓 공정화 문제를 집중 검토 중이므로, EU 사례가 글로벌 규제 기준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개발사 수익모델 다각화 현상이 가속화될지 여부다. 수수료가 낮아진 만큼 ‘외부 구독 모델’이 늘어날 경우 애플 서비스 생태계의 록인 효과가 일부 약화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 가격 인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경제학적으로 수수료율이 낮아져도 가격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경쟁이 심화될수록 콘텐츠·서비스 가격이 하향 조정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편집자 주: 본 기사는 원문에 포함된 모든 수치·기관·발언을 충실히 옮겼으며, 이해를 돕기 위한 배경 설명과 전문가 분석을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