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쿠르 바너지(Ankur Banerjee) 기자가 전하는 유럽 및 글로벌 시장 전망이다.
2025년 7월 22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가파르게 오른 유로화(EUR)가 본격적인 실적 시즌을 맞은 유럽 기업(Europe Inc)의 성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은 특히 유럽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SAP을 포함해 유니크레디트(UniCredit)와 율리우스베어(Julius Baer)의 분기 실적이 예정돼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올해 실적 시즌은 “차분하지만 눈에 띄지 않는” 출발을 보이고 있으나, SAP의 성적표 발표로 분위기가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8월 1일로 다가온 미국의 관세 부과 기한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월가(Wall Street)와 유럽 핵심 대형주(bellwethers ¹)의 견조한 이익이 주가와 투자 심리를 떠받쳐 주길 기대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2분기 실적 자료를 면밀히 분석해 무역 불확실성이 기업의 수익성·소비자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가늠하고 있다. RBC 캐피털마켓은 지금까지 발표된 실적을 “괜찮지만 인상적이지는 않다(fine but not fabulous)“고 평가했다.
SAP은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에 힘입은 클라우드 기반 제품 호황을 타고 있다. 같은 날 발표되는 유니크레디트·율리우스베어 실적도 금융 섹터의 체력 점검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관심의 초점은 단연 2분기(4~6월) 동안 9% 급등한 유로화가 수출 의존형 유럽 경제에서 기업 이익을 얼마나 갉아먹었느냐에 맞춰져 있다.
연초 대비 13% 상승한 유로화의 급등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안정한 무역 정책 이후 투자자들이 달러 자산 노출을 줄이고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과 맞물렸다.
SAP은 지난 4월 “유로화가 1센트(€0.01) 오를 때마다 연간 매출이 약 3,000만 유로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당시 유로/달러 환율은 1.1329달러였으나 현재는 1.1688달러 수준이다.
이번 주에는 고급 소비재 공룡 LVMH와 제약사 로슈(Roche)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어 통화 강세와 글로벌 수요의 상관관계가 추가로 드러날 전망이다.
관세 갈등과 ‘안티 코어션(anti-coercion) 조치’
유럽연합(EU) 외교관들에 따르면, EU는 미국과 협상 결렬 시 미국 서비스업에 대한 규제 또는 공공 입찰 참여 제한을 허용하는 광범위한 ‘안티 코어션’ 조치를 검토 중이다. 이는 일종의 맞대응 카드로, 무역 상대국이 압박적 조치를 취할 경우 EU가 보복 수단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까지 합의가 없을 경우 유럽산 수입품에 3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이에 따라 관세 전면전 가능성이 여전히 시장의 뇌관으로 남아 있다.
연준 독립성 ‘도마 위’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Fed) 의장을 경질할지 모른다는 ‘will-he-won’t-he’ 논란 역시 이어지고 있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 재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연준 전체를 기관으로서 점검하고, 그동안 실질적 성과를 냈는지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둘러싼 우려를 더욱 키웠다.
¹Bellwether(벨웨더)는 시장 흐름을 가늠하는 대표 종목 또는 지표 기업을 뜻한다.
²Anti-coercion measures(안티 코어션 조치)는 무역 상대국의 강압적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 접근 제한, 서비스업 규제, 정부조달 배제 등을 포괄적으로 허용하는 EU의 신규 제도적 장치를 의미한다.
화요일(22일) 시장에 영향을 줄 핵심 이벤트
• 주요 실적 발표: SAP, UniCredit, Julius Baer
이 외에도 투자자들은 관세 전선과 통화 시장 동향, 그리고 연준 인사 문제를 주시하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