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가 미국 내 의약품 생산과 연구·개발(R&D) 기반을 대폭 확장하기 위해 총 500억 달러(약 67조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 전역에 수만 개의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고, 비만·대사질환 치료제를 포함한 첨단 의약품 공급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5년 7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버지니아주에 들어설 대규모 원료의약품 생산시설이다. 해당 부지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전 세계에서 추진해 온 투자 가운데 단일 규모로는 최대의 생산거점이 될 전망이다.
버지니아 신공장은 비만·대사질환 파이프라인 중 구강용 GLP-1, baxdrostat, 경구용 PCSK9 억제제, 및 다양한 복합제제를 담당한다. 공장은 인공지능(AI), 자동화, 데이터 분석 기술을 접목해 생산효율과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릴 예정이다.
“가장 앞선 디지털·지능형 제조 플랫폼을 도입함으로써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과 환자 접근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
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이번 500억 달러에는 2024년 11월 발표된 35억 달러 투자가 포함돼 있으며, 미국 내 여러 거점에서 동시다발적인 확장이 이뤄진다. 메릴랜드주 게이더스버그 R&D 센터는 연구 인력을 대폭 증원해 면역·호흡기·희귀질환 분야 파이프라인을 강화한다. 매사추세츠주 켄달스퀘어에는 신규 연구시설이 설립돼 바이오·AI 융합 연구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또한 메릴랜드주 로크빌과 캘리포니아주 타잔나에는 세포치료제(Cell Therapy) 전용 첨단 공장이, 인디애나주 마운트버넌에는 연속생산(Continuous Manufacturing) 라인이 증설된다. 텍사스주 코펠에서는 특수제형 생산능력이 2배 이상 확대되며, 전미 각지에 임상시험 지원 거점을 신설해 차세대 의약품 개발주기를 단축할 방침이다.
재무 목표도 제시됐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030년까지 총매출 8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며, 이 중 절반 이상을 미국 시장에서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제조·연구 역량을 동시에 강화함으로써 혁신 포트폴리오 상업화를 앞당기고, 미국 내 환자에게 최신 치료옵션을 신속히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 해설·용어 정리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으로, 최근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의 핵심 타깃으로 부상했다. PCSK9은 간에서 LDL 콜레스테롤 수용체를 분해하는 단백질이며, 이를 억제하면 LDL 수치가 크게 낮아져 심혈관질환 위험이 줄어든다. 연속생산이란 전통적 배치식(Batch) 생산과 달리 24시간 자동화 공정을 유지해 생산속도를 높이고 품질변동을 최소화하는 최신 제약 생산방식이다. “켄달스퀘어”는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의 심장부로, 세계적 제약·바이오 기업과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는 지역을 뜻한다.
기자 관전평
이번 대규모 투자는 미국 정부가 추진해 온 제약 공급망 리쇼어링(Reshoring) 정책과 맞물려 상당한 파급효과를 낳을 전망이다. 생산기지 집중화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 고급 기술인력 수요 증대, 바이오·AI 융합 생태계 확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중장기적으로 미국은 글로벌 의약품 생산의 거점으로 재도약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전 세계적으로 수요 폭발 단계에 진입했으며, 아스트라제네카가 대량 생산 역량을 확보함으로써 시장 선점 경쟁이 한층 가속화될 것이다. 다만 500억 달러라는 막대한 CAPEX(설비투자) 소화 과정에서 원가관리와 공급망 리스크 완화가 주요 과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