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마나, 미 메디케어 ‘별점’ 강등 결정에 재소송… 수십억 달러 보너스 지급 차질 우려

휴마나(Humana Inc.)가 미국 보건복지부(HHS) 산하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의 2025 회계연도 메디케어 어드밴티지(Medicare Advantage) 플랜 ‘별점(Star Rating)’ 강등 결정에 불복해 텍사스주 포트워스 연방법원에 새로운 소송을 제기했다.

2025년 7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휴마나는 이번 등급 강등으로 잠재적으로 수십억 달러에 달할 수 있는 정부 보너스 지급이 축소돼 보험료 인하 및 복리후생 확대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같은 법원 리드 오코너(Reed O’Connor) 연방판사는 지난주 휴마나가 제기했던 1차 소송을 절차상 사유로 각하했다. 당시 재판부는 “행정적 이의제기를 모두 소진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별점 제도의 의미와 구조

CMS는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플랜의 품질·서비스·재무 효율성을 1~5★로 평가한다. 별점이 높을수록 정부로부터 추가지급(bonus)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가입자 보험료 인하·부가 서비스 확대에 직접 사용된다. 가령 4★ 이상을 받은 보험사는 지급 대상 비용이 목표치 이하일 경우 수백만 달러에서 많게는 수십억 달러의 인센티브를 확보한다.

메디케어 어드밴티지65세 이상 고령자 및 특정 장애인을 위한 공적보험 ‘메디케어’의 민영운영 버전이다. 미국 내 민간보험사가 정부 자금을 받아 플랜을 설계·운영하며, 가입자는 전통적인 오리지널 메디케어보다 다양하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구조다.


휴마나의 주장

휴마나는 1차 소송 각하 이후 수개월에 걸쳐 행정적 항소 절차를 모두 마쳤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최종 별점은 법적 권리와 의무를 결정하며, 이에 따른 법적·재정적 결과가 파생된다”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A final Star Rating determines legal rights and obligations, and legal consequences flow from them.” – Humana Inc.

보험사는 별점 강등으로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평점이 4★에서 3★로 하락할 경우, 메디케어 수혜자 상당수가 더 높은 별점을 제공하는 경쟁사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회사가 확보할 수 있는 정부 보너스 규모도 대폭 축소돼, 기존에 계획했던 보험료 인하·복지 혜택 확대 역시 연쇄적으로 축소될 우려가 있다. 휴마나는 이를 “가입자·회사의 쌍방 손해”라고 규정했다.


법적 쟁점과 향후 전망

이번 소송의 핵심은 CMS가 별점을 산정하는 방식이 과연 행정절차법(APA) 등 연방법령을 충실히 따랐는지에 있다. 휴마나는 정보통계 처리·표본 추출·위험도 조정 과정이 불투명하거나 자의적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HHS 및 CMS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과거 유사 소송에서 “별점 산정 프로세스는 공개된 규정과 독립적 검증 절차를 따른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별점 체계가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과 주가, 나아가 시니어 의료복지 수준까지 좌우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 역시 휴마나의 별점 회복 여부가 2026~2027년 실적 가이던스의 핵심 변수라고 평가한다. 만약 휴마나가 소송에서 승리해 별점을 4★ 이상으로 회복한다면, 주당순이익(EPS)이 최대 10%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해석 및 시사점

휴마나의 재소는 단순히 한 기업의 ‘등급 되찾기’에 그치지 않는다. 정부와 민간보험사의 역할 분담이 날로 복잡해지는 미국 의료보험 시장에서, 투명한 규제책임 소재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또한 2025년부터 적용되는 CMS의 새로운 품질지표는 의료 접근성·만성질환 관리·환자 만족도 등을 보다 정밀하게 반영한다. 이는 곧 디지털 헬스 데이터 수집·관리 역량을 지닌 보험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크다.

결국 휴마나 사례는 AI 기반 리스크 조정, 가상진료(telehealth) 등 첨단 서비스를 얼마나 신속히 도입하느냐가 별점 경쟁의 승패를 가를 것임을 시사한다.

향후 법원이 CMS의 손을 들어줄 경우, 다른 보험사들도 별점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부 데이터 거버넌스 강화와 환자 경험 개선 투자를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휴마나가 승소해 별점이 재조정된다면, CMS는 산정 모델을 다시 손보거나 추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할 수도 있다.


국내 투자자·업계에 주는 교훈

국내에서도 2026년 고령화 비중 24% 돌파가 예상되는 가운데, ‘민관협력형 노인건강보험 모델’ 논의가 활발하다. 미국의 별점 체계와 그로 인한 분쟁은 품질 평가·인센티브 설계가 보험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보험사와 정책 입안자들은 데이터 투명성 확보, 소비자 만족도 기반 지표 도입, 재정 인센티브의 합리적 배분 등에서 미국 사례를 면밀히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현재 휴마나와 CMS 간 소송은 향후 수개월 내 예비심리를 거쳐 2026년 1분기 최종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결과에 따라 미국 메디케어 시장 경쟁 구도뿐 아니라, 글로벌 헬스케어·보험 섹터 투자 전략에도 적잖은 파급효과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