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글로벌 레이팅스가 텍사스 휴스턴에 본사를 둔 나버스 인더스트리(Nabors Industries Ltd.)의 장기 발행자 등급 ‘B-’를 유지하되, 신용전망을 종전 ‘안정적’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조정했다.
2025년 7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정은 2027년과 2028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총 10억 9,000만 달러 규모의 고금리 채권을 원활히 차환(refinancing)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에 근거한다.
“채권 만기가 12개월 이내로 진입하기 전인 2026년 5월 이전에 2027년물 7.375% 우선담보보증채(senior priority guaranteed notes) 7억 달러를 성공적으로 차환하지 못하면 유동성이 급격히 경색될 위험이 있다.” — S&P 글로벌 레이팅스
현재 나버스는 7.5% 보증선순위채(senior guaranteed notes) 3억 9,000만 달러도 2028년 1월 만기를 앞두고 있다. S&P는 두 채권의 높은 쿠폰 이자와 동일 등급 발행사 대비 큰 규모가 재차입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판단한다.
회사 측은 2029년 6월 만기의 $3억 5,000만 달러 리볼빙 신용한도를 보유하지만, 파커웰보어(Parker Wellbore) 인수 자금 재조달을 위해 2025년 1분기에 1억 7,800만 달러를 인출하면서 현재 가용 한도는 절반 이하로 축소된 상태다.
현금성 자산은 2025년 3월 31일 기준 약 4억 달러에 달하나, 이 가운데 2억 3,000만 달러가 사우디 아람코와의 합작사 ‘SANAD’ 내에 묶여 있다. S&P는 유가ㆍ가스 가격 전망(서부텍사스산중질유 WTI 55달러/배럴 가정) 하에서 올해 자유영업현금흐름(FOCF)이 음(−) 6,0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다.
북미 시추시장의 둔화도 부담 요인이다. 나버스 계약 리그의 절반이 미국에 배치돼 있어, S&P는 미국 상류부문 자본지출이 올해 5~10% 감소하면서 회사의 미국 리그 가동률이 2024년 42%에서 2025년 35%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지리적 다변화가 완충 역할을 한다. 회사는 사우디아라비아 SANAD 합작사에서 52기 리그(국제 리그의 60%)를 운영 중이다. 다만 신규 리그 건조에 필요한 설비투자 자금(capex) 증가가 캐시플로를 압박한다. S&P는 2025~2026년 연간 총투자를 $7억 2,500만~7억 7,500만 달러로 예상한다(2023~2024년 $5억 4,000만~5억 7,000만 달러 대비 증가).
세부 손익 전망을 보면, 파커웰보어 인수 효과와 견조한 해외 시추 활동 덕분에 2025년 조정 EBITDA 9억 2,500만 달러, 운영현금흐름(FFO) 7억 1,500만 달러로 2024년 대비 각 2.7%, 16%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용어 해설*
*B- 등급은 투기적(spekulative) 범주로, 단기적인 유동성 우려가 크지 않으나 거시경제 또는 업종 충격 시 원리금 상환 능력이 저하될 수 있는 수준을 의미한다. 우선담보보증채는 회사 자산에 담보권을 설정하고, 모회사 보증을 덧붙여 투자자를 보호하는 구조다. SANAD는 Saudi Aramco와 Nabors의 합작 시추 서비스 법인명을 일컫는다.
향후 조치 시나리오에서, S&P는 “2026년 이전 우호적 조건으로 재차입에 성공하고, 충분한 유동성 수준(재무제표 기준 현금+가용 신용한도 ≥ 5억 달러)을 유지한다면 전망을 다시 ‘안정적’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차환 실패 또는 유동성 급락 시 등급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전문가 시각으로는,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투기등급 발행사의 재차입 창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어 나버스뿐 아니라 북미 중소 시추업체 전반의 자본비용 상승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국제 유가가 55달러 수준에 머문다면 현금흐름 창출력 제고가 쉽지 않아, 회사채 리프라이싱 과정에서 금리 프리미엄이 추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나버스가 파커웰보어 인수 시너지를 가시화하고, SANAD 신규 리그 투자를 통해 중동시장 지위를 강화하면서도, 동시에 차입구조를 장기ㆍ저금리로 재편할 수 있느냐가 신용도 반등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