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케네디 행정부 최고 의약품 규제 책임자로 바이오텍 베테랑 조지 티드마시 임명

미 식품의약국(FDA)바이오텍 업계에서 30여 년간 경력을 쌓아 온 조지 티드마시(George Tidmarsh) 박사를 신임 의약품 평가‧연구센터(CDER) 소장으로 임명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25년 7월 21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로버트 F. 케네디 2세 보건복지부 장관 체제에서 급격히 진행 중인 규제 조직 개편의 핵심 조치로 꼽힌다. CDER는 연간 수천 건의 신약 및 허가 변경 신청서를 심사·승인하는 FDA 최대 규모 부서로, 새 수장을 맞이하며 정책 기조 변화 여부에 투자자와 의료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스탠퍼드 의과대학에서 소아과·신생아학 겸임교수를 맡고 있는 티드마시 박사는 라호야 파머슈티컬스(La Jolla Pharmaceuticals), 호라이즌 파마(Horizon Pharma)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인물이다. 특히 호라이즌 파마를 창업해 2024년 암젠(Amgen)에 280억 달러에 매각한 이력은 산업계에서 그의 경영·개발 능력을 방증한다.


CDER이란?

CDER(Center for Drug Evaluation and Research)은 일반의약품부터 전문의약품, 생물의약품, 복제약(제네릭)까지 인간 치료제로 분류되는 제품을 평가·감독한다.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 제도를 운용해 시급한 의료 수요가 있는 질환에 대한 신약을 임상 2‧3상 중간 결과만으로 조건부 허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재클린 코리건-큐레이 CDER 직무대행은 2025년 6월 은퇴를 선언했다. 케네디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보건복지부(HHS) 인력 10% 감축을 단행하며 백신 안전성에 회의적 시각을 지닌 인사들을 등용해 논란을 빚어 왔다.


새 리더십과 업계의 기대

그러나 이번에는 7개 승인 약물 개발에 참여한 임상 전문가를 중용하면서 제약업계가 한숨 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은행들은 “과학적 근거 중심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긍정적 분석을 내놓았다.

티드마시 박사는 지난 4월 RealClearPolicy 기고문에서 케네디 장관의 압박으로 퇴임한 피터 막스(Peter Marks) 전 FDA 국장 결정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그는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헴(Aduhelm)을 예로 들며 “과학적 설득력이 부족한 가속 승인은 환자와 산업 모두를 위험에 빠뜨린다”고 지적했다.

“FDA 의사결정이 정치적 외풍에 흔들려선 안 된다. 철저한 데이터 검증이 환자 생명을 지킨다.” — 조지 티드마시, 2025년 4월 기고문 중


논란의 치료제 Elevidys와 FDA의 향후 과제

지난주 FDA는 유전자 치료제 Elevidys를 공급 중인 사렙타 테라퓨틱스(Sarepta Therapeutics)출하 중단을 요청했다. 동일 기전의 치료를 받은 뒤 환자 3명이 간부전으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사렙타는 “보행 가능 환자군에서는 새로운 안전성 신호가 없다”며 출하를 이어가겠다고 밝혀 규제당국과 마찰이 예상된다.

티드마시 신임 국장은 CDER 수장으로서 Elevidys 가속 승인 유지 여부와 처방약 광고 규정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벤치에서 병상까지’… 풍부한 현장 경험

그는 Threshold Pharmaceutical을 창업했고, 다양한 바이오텍에서 임상 개발 총괄·최고과학책임자로 활동하며 연구단계(bench)부터 상업화(bedside)까지 전 과정을 직접 진두지휘한 경험이 있다. 이에 따라 투명한 근거 기반 심사를 강조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FDA 커미셔너 마티 마카리(Marty Makary) 박사는 성명을 통해 “티드마시 박사는 과학·규제·운영 전반에 걸친 전문성을 갖춘 리더“라며 “그의 합류로 FDA가 한층 공고한 의료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속 승인 제도는 무엇인가?

가속 승인생존율이 낮거나 치료법이 부재한 질환에서 대리 평가 변수(surrogate endpoint)로 치료 효과를 추정, 시판을 앞당기는 제도다. 다만 사후 임상이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면 허가 취소가 가능하다. 아두헴 사례처럼 논란이 빈번해, 티드마시 체제 아래 제도 개선론이 재부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CDER 수장이 바뀔 때마다 보험 약가부터 의료 현장 사용 가이드라인까지 변동성이 커진다”며 “티드마시 박사의 엄격한 데이터 중심 철학이 시장에 어떤 시그널을 던질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