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 수탁 기업 비트고, 美 IPO 비밀리 추진

비트고(BitGo)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Confidential) 방식으로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고 22일 밝혔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공모 주식 수와 희망 공모가 범위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2025년 7월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암호화폐(가상자산) 보관·보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트고는 이번 상장을 통해 최근 활기를 띠고 있는 자본시장의 흐름을 적극 활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몇 주간 암호화폐 및 핀테크와 같이 변동성이 큰 업종에서도 성공적인 상장이 이어지면서, 그간 잠재돼 있던 투자 수요가 시장에 뚜렷이 표출되고 있다. 이는 2023~2024년 경기 불확실성으로 다소 위축됐던 IPO 시장이 다시금 반등 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지난주 사상 최초로 4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주요 기업들의 기업 재무(코퍼릿 트레저리) 자산 편입, 미국·유럽 등 핵심 시장에서의 규제 명확화, 기관투자자 자금 유입 증가 등에 힘입은 결과다.

“최근의 가격 상승은 투자 수요뿐 아니라 규제 환경 개선, 제도권 편입 움직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특히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달러 가치에 연동된 암호화폐인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에 대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 조치는 디지털 달러 기반 결제·송금 수단의 일상화를 위한 제도적 토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12만 달러를 돌파했으며, 2025년 들어서만 26% 상승했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ETH) 역시 같은 기간 14% 올랐다.

시장 열기는 상장 준비 기업의 러시로 이어지고 있다. 암호화폐 운용사 그레이스케일(Grayscale)과 윙클보스 형제가 설립한 거래소 제미니(Gemini)도 최근 비공개 방식으로 상장 예비심사서를 제출했다.

한편, 비트고는 2013년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서 설립됐으며, 2023년 8월 1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기업가치 17억 5,000만 달러를 평가받은 바 있다.


● 용어 정리 – ‘수탁(Custody)’ 서비스란?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는 고객의 암호화폐를 오프라인 콜드월릿 또는 고도 보안 시스템에 보관해 해킹·도난·분실 위험을 최소화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기관투자자가 규제를 준수하며 안전하게 자산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전문 수탁사의 참여가 필수적인 만큼, 비트고와 같은 업체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관 수요가 증가할수록 자산 안전성이 핵심 경쟁력이 되며, 이에 따라 전문 수탁 시장도 동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IPO 시장 전망
올해 들어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회복되면서, 암호화폐 분야뿐 아니라 전통 핀테크·AI 스타트업 등에서도 기업공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과 함께 기술 성장주에 대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이뤄질 경우, 하반기 IPO 파이프라인이 더 풍성해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