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2025년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recession)를 피하고 연방준비제도(Fed)가 2025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BoA는 소비 회복세와 견고한 재화(상품) 물가 상승을 주목하며, 시장이 기대하는 ‘비둘기파적 전환(dovish pivot)’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2025년 7월 21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BoA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 노트를 통해 “이러한 전개는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를 피하고 올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기존 시각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BoA는 소비 지출 호조와 고착화된 상품 인플레이션(sticky goods inflation)을 근거로 미국 경제의 회복 탄력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6월 소매판매(Sales Control Group)는 전월 대비 0.5% 증가했고, 식음료 서비스(Food Services) 부문은 0.6% 늘어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재화 물가가 다시 반등하고 있으며, 소비자는 여전히 지갑을 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치적·시장적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BoA는 연준(Fed)의 연내 금리 동결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의장에게 제기한 ‘금리 인하 압박’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하며, BoA는 “재정적자(financing the government deficit)를 돕기 위한 금리 인하는 최악의 선택지 중 하나”라고 경고했다.
BoA 보고서는 “이 같은 불필요한 정치적 압력은 금리 인하의 문턱을 더 높인다”며 “시장이 조급하게 완화적 통화정책을 요구할수록 정책 신뢰도 약화 및 인플레이션 기대의 고정(anchor) 붕괴 위험이 커진다”고 진단했다.
은행 측은 ‘시기상조(premature easing)’의 부작용으로 국채 수익률 곡선(bear steepening)을 예시했다. bear steepening은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더 빠르게 상승해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는 달러화 약세, 인플레이션 기대 상향, 기업 신용리스크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 금융시장의 교란 요인으로 지목된다.
주요 거시지표 전망
BoA는 7월 19일 마감 주(week ending July 19)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jobless claims)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시장 지표(housing data)는 ‘안정적(stable)’으로, 26일 발표 예정인 6월 내구재 주문(Durable Goods Orders)은 전월 대비 -11%을 전망했다.
용어·개념 풀이
Sticky Goods Inflation은 에너지·식료품처럼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보다는 가구, 의류, 전자제품 등 상대적으로 가격 조정을 쉽사리 거두지 않는 상품에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을 가리킨다. Bear Steepening은 국채 금리가 ‘곰(bear)’장세처럼 상승하면서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 현상을 뜻한다. 통상 인플레이션 기대 확산·채권 매도세 강화로 발생하며, 기업 자금조달 비용을 압박한다.
기자 해설·전망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 미국 연준의 장기 금리 동결 시그널은 원·달러 환율과 국채 금리의 변동성을 완화시킬 여지가 있다. 반면 달러 약세 가능성이 부각될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수입 물가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미국 소비가 견조하게 유지될 경우, 대미(對美)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IT·자동차 업종에 우호적 영업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BoA가 경고한 ‘정치적 변수’는 2025년 미국 대선을 앞둔 현 시점에서 매우 민감하다. 연준 독립성에 대한 논란은 금융시장 변동성의 촉매로 작용할 수 있으며, 예상보다 빠른 정책 전환 시 인플레이션 기대가 재점화될 수 있다. 결국 투자자는 정책 당국의 ‘데이터 종속적(data dependent)’ 접근법에 귀를 기울이면서, 물가·고용지표 변화를 면밀히 추적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BoA는 “미국 경제 연착륙(soft landing)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면서도 정파적 요구가 불러올 수 있는 통화정책 리스크를 경계하고 있다. 2025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 역시 인플레이션 경로와 정책 스탠스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핵심 변수로 삼아, 향후 발표될 지표에 따라 방향성을 결정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