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입력장치 전문기업 체리(Cherry) AG의 실적 가이던스 변경
독일 뉘른베르크에 본사를 둔 입력·주변기기 제조업체 체리 AG가 2025회계연도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이는 상반기 구조조정 비용과 계속되는 수요 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2025년 7월 2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체리 AG는 통합 매출 전망치를 기존 1억 500만~1억 2,000만 유로 범위에서 1억~1억 1,500만 유로로 낮췄다. 조정 EBITDA 마진도 종전 3%~6%에서 0%~2%로 크게 하향됐다.
하향 조정의 배경
“상반기 전략적 유통망 재정비와 장기적인 가격 안정성 확보를 위해 의도적으로 판매 물량을 줄였다.” — 체리 AG 경영진
회사는 Peripherals(주변기기) 부문의 가격 구조를 안정화하고, 유통 채널을 단순화하기 위해 상반기 동안 출하량을 일부러 축소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시에 Components(부품) 사업부와 미주 사업 전반에서 계속된 수요 위축이 매출 감소를 부채질했다.
이와 더불어 체리 AG는 상반기에 단행한 구조조정의 영향이 실적 가이던스 조정에 직결됐음을 시사했다. 특히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과 생산설비를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핵심 지표 상세 분석
- 통합 매출: 1억~1억 1,500만 유로(기존 1억 500만~1억 2,000만 유로)
- 조정 EBITDA 마진: 0%~2%(기존 3%~6%)
EBITDA는 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의 약자로, 기업의 핵심 영업이익 창출 능력을 가늠하는 지표다. EBITDA 마진이 0%대까지 떨어진다는 전망은, 현시점에서 체리 AG가 실질적인 영업이익을 거의 내지 못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사업 재편 및 유동성 확보 전략
체리 AG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비주력 부문을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 일환으로 2분기 중 위생 키보드·마우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Active Key 사업부를 매각했다. 회사 측은 “해당 매각 대금이 유동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Active Key 부문 매각이 단기적 손익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만, 의료·산업용 특수 시장에서의 성장 잠재력을 포기했다는 점에서 장기 성장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향후 일정 및 투자자 주의 사항
체리 AG는 오는 8월 14일 2025회계연도 상반기 실적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전망 하향 조치가 확정적인 것인지는 해당 실적 발표에서 제시될 구체적 수주잔고·현금흐름 지표를 통해 재차 검증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① 매출 추세, ② 마진 회복력, ③ 구조조정 성과를 가장 중점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시장에서는 주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중한 대응이 요구된다.
산업·경쟁 환경 해설
최근 PC와 게이밍 주변기기 시장은 전 세계적인 IT 수요 조정기에 접어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증했던 원격 근무·온라인 교육 수요가 정상화되면서, 키보드·마우스 등 소비자용 주변기기 판매량이 둔화되고 있다. 동시에 부품 가격 상승, 물류비 부담, 환율 변동 등이 제조사 수익성을 압박한다.
체리 AG는 기계식 스위치(메커니컬 스위치) 분야의 원조 기업으로, 고급 게이밍 키보드 및 산업용 스위치를 독자 브랜드와 OEM 방식으로 공급해 왔다. 그러나 로지텍, 코르세어, 레이저 등 글로벌 경쟁사의 점유율 확대와 중국 저가 브랜드의 공세로 매출 성장세가 둔화됐다.
미주 지역에서의 약세 또한 뚜렷하다. 북미 시장은 게이밍 기어 소비가 크지만, 체리 AG의 자체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유통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는 분석이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전망
유럽계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조정 EBITDA 마진 0%~2%는 사실상 손익분기 수준이며, 구조조정 효과가 가시화되지 않으면 2026년에도 영업이익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기계식 스위치 핵심 기술력과 산업용·자동차용 입력 솔루션 수요는 장기적으로 견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자율주행차 내부 제어장치, 공장 자동화 설비 등 고신뢰성 스위치가 요구되는 B2B 분야는 체리 AG의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체리 AG가 단기적인 수익성 방어와 함께, 연구·개발(R&D) 투자 및 고부가가치 시장 진출 전략을 병행할 경우 2026년 이후에는 마진이 단계적으로 회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용어·배경 설명
🛈 EBITDA: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기업이 본업으로 얼마나 현금을 벌어들이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 구조조정(Restructuring): 인력 감축, 사업부 매각, 공장 폐쇄 등으로 비용 구조를 재편하는 작업.
🛈 가이던스(Guidance): 기업이 공식적으로 제시하는 향후 실적 전망치.
해당 용어들은 투자 판단에 중요한 지표인 만큼, 주석*을 참고해 해석할 필요가 있다.
결론
체리 AG는 수요 약세와 구조조정 비용이 겹치면서 2025회계연도 매출·영업이익 전망치를 일제히 낮췄다. 8월 14일 발표될 상반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경우, 하반기 실적 개선 여부도 다시 논의될 수 있다. 그러나 당장 0%대 EBITDA 마진이 시사하듯, 투자자들은 단기 불확실성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