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에너지 서비스 기업 헌팅(Hunting PLC)이 터키 흑해 심해 가스전 개발 3단계 사업에서 총 3,100만달러(약 425억 원) 규모의 티타늄 스트레스 조인트 공급 계약을 따냈다. 이번 계약은 헌팅의 해저 스프링(Subsea Spring) 사업 부문이 체결했으며, 해당 부문은 특허 기술인 ‘Direct Pull-thru Tube’ 공법을 적용한 6개의 스트레스 조인트를 제작‧납품하게 된다.
2025년 7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장비는 두 번째와 세 번째 FPSO(부유식 원유·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에 설치돼 터키 흑해 심해 가스전의 생산 효율을 높이는 핵심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회사 측은 “첫 번째 제품은 2027년 1분기에 출하되고, 전체 프로젝트는 24개월 내 마무리된다”고 밝혔다.
용어 해설 및 기술적 의미
티타늄 스트레스 조인트(Titanium Stress Joint)는 해저 파이프라인과 부유식 설비를 연결할 때 발생하는 응력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특수 부품이다. 고강도·내식성을 갖춘 티타늄 합금으로 제작돼 극한 해양 환경에서도 높은 신뢰성을 유지한다. Direct Pull-thru Tube 공법은 관 내부를 직접 인발해 제작함으로써 용접부 손상을 최소화하고, 부품 수명을 크게 연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3단계 수주 이전에 헌팅은 2024년 초 2단계 개발 물량을 이미 계약했으며, 해당 물량은 2026년까지 납품 완료될 예정이다.
해저 장비 수주의 연속성이 확보되면서 헌팅은 최근 인수한 ‘플렉서블 에너지 솔루션’ 포트폴리오와 연계해 추가 계약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수주 확대가 의미하는 것
이번 계약으로 헌팅 해저 부문 수주 잔고는 약 1억2,500만달러로, 그룹 전체 누적 잔고는 약 4억8,000만달러에 달하게 됐다. 이는 글로벌 에너지 서비스 시장에서 헌팅이 첨단 소재 기술력과 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인정받고 있음을 방증한다. 특히 흑해 심해 가스 프로젝트는 터키 정부의 에너지 자립 전략과 직접 연계돼 있어, 안정적인 상품 인도가 국가 차원의 관심사로도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티타늄 스트레스 조인트는 공급 업체가 제한된 고부가가치 품목”이라며 “심해 개발이 확산될수록 헌팅과 같은 특수 소재·장비 기업의 수주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기자 해설※ 티타늄 스트레스 조인트는 단가가 높지만, 긴 수명과 유지보수 비용 절감 효과를 통해 총소유비용(TCO)을 낮출 수 있다. 따라서 FPSO·FLNG(부유식 LNG 생산설비) 등 부유식 설비 비중이 확대되는 시장 구조 속에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프로젝트 세부 일정
- 계약 체결: 2025년 7월
- 공정 기간: 24개월
- 1차 납품: 2027년 1분기
- 전체 완료: 2027년 3분기 예상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터키 흑해 가스전은 2030년 전후로 연간 수백억 세제곱피트(ft³) 규모의 가스를 생산해 터키 내 가스 수입 의존도를 대폭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반응 및 전망
투자은행(IB) 애널리스트들은 헌팅 주가가 2023년 이후 약세를 보였으나, 이번 수주가 실적 가시성을 높여 점진적 반등을 견인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특히 ▲원자재 가격 안정 ▲해상 시추 CAPEX 확대 ▲친환경·탈탄소 설비 고도화 등 구조적 모멘텀이 겹치며, 해저·관류 기술 보유 기업 전반에 긍정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급망 병목이나 프로젝트 지연이 발생할 경우 현금 흐름이 일시적으로 압박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헌팅은 “주요 소재를 선구매하고, 엔지니어링 역량을 강화해 일정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에너지 안보와 전략적 의미
터키는 최근 몇 년간 흑해 가스전을 중심으로 자국 에너지 안보 강화 전략을 추진해 왔다. 작년 상업 생산을 시작한 ‘사카리야(Sakarya) 가스전’은 초기 일평균 1억입방피트(ft³) 안팎의 생산량을 기록했다. 이번 3단계 FPSO 추가 투입은 해당 가스전의 장기 생산 능력을 확장하려는 계획의 일환이다.
따라서 장비 납품 일정이 국가 차원의 자원 개발 로드맵에 직결되는 만큼, 헌팅의 정시 납품 능력이 재차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종합 평가
3,100만달러 수주는 절대 규모로는 중형급이지만, ▲티타늄 부품이라는 고난도 영역 ▲심해 개발 시장 확대 ▲터키 정부의 정책적 후광이라는 삼박자가 어우러져 전략적 가치가 크다. 또한 기존 2단계 물량에 이어 연속으로 계약을 확보해 헌팅의 프로젝트 신뢰도와 기술 노하우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헌팅의 수주 잔고 증가는 공장 가동률, 영업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해저 장비 공급망 전반의 경쟁 심화 속에서 특허 기반 기술을 확보한 업체들이 추가적 프리미엄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헌팅의 이번 계약은 해저 장비 시장 내 기술 리더십과 사업 다각화 전략을 동시에 입증하는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