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가 이번 주 초부터 약세 흐름으로 출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관세(tariff) 위협’이라는 단어가 던지는 불확실성에 주목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
2025년 7월 21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전장 마감 이후 발표된 유럽 증시 지수선물은 일제히 약보합권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교역 환경을 둘러싼 새로운 관세 부과 가능성이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과 주요 교역 상대국 간 무역전선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확대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관세 규모와 대상 품목이 아직 명확히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타이밍·범위·보복 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만으로도 증시에는 충분한 불안 요인이 된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스톡스(STOXX) 600 지수선물과 독일 DAX 지수선물은 공개된 직후 0.3% 내외 조정을 받았다. 프랑스 CAC40, 영국 FTSE100 선물도 비슷한 폭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관세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관세율만으로 계산되지 않는다.
“생산 네트워크가 글로벌화된 오늘날, 특정 국가에 부과된 관세는 공급망 전반의 비용 구조와 재고 전략을 흔들어 수익성과 밸류에이션에 동시 타격을 줄 수 있다.”
라는 것이 금융 애널리스트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 결과, 관세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를 때마다 주가는 선제적으로 조정을 받는 경향이 있다.
한편, 이번 주 예정된 유럽 중앙은행(ECB) 관계자 연설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발언이 겹치면서, 투자자들은 ‘정책 스탠스’가 관세 충격을 흡수할 완충 역할을 할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실질 금리가 이미 역사적 고점 부근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추가 긴축 발언이 나온다면 리스크 자산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관세라는 매크로 변수는 기본적으로 원자재·산업재·소비재·IT 등 각 섹터별로 차별적인 충격을 가한다. 예를 들어,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국가의 철강·화학주는 직접 비용 증가에 직면할 수 있는 반면, 내수 비중이 높은 서비스주는 비교적 방어적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섹터 로테이션 전략으로 포트폴리오 방어벽을 구축하는 동시에, 옵션·선물 등 파생상품을 활용해 급격한 하락 위험을 완화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관세 용어 설명※
‘관세(tariff)’는 국가 간 거래되는 상품에 매기는 세금이다. 목적은 자국 산업 보호·수입 억제·재정 확보 등으로 다양하다. 이러한 조치는 수입품 가격을 높여 자국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오지만, 동시에 소비자 물가 상승과 교역 상대국의 보복 조치(보복 관세)라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증시 변동성과 투자자 행동
역사적으로 관세 위협이 부상한 시기마다 글로벌 지수는 단기 급락 후 반등 패턴을 반복해 왔다. 그러나 이는 정책 발표 시점·관세 범위·정치적 협상력 등 변수에 따라 지속·반전을 거듭했다. 이번에도 관세가 실제로 시행될지, 혹은 협상의 지렛대로만 쓰이고 철회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국내 기관투자가는 이미 유럽·미국·아시아 분산 투자 포지션을 구축해 왔지만, 관세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한 방향으로 쏠린 포트폴리오에는 조정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리밸런싱(자산 재배분) 수요가 단기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자산 운용 업계는 ETF(상장지수펀드) 흐름에도 주목한다. 특정 국가·섹터에 집중된 ETF가 관세 발표 직후 대량 자금 유출을 겪으면, 기초지수 구성 종목의 차익거래 인위적 매도가 촉발돼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
단기적 투자 팁으로는 첫째, 관세 발표에 따른 환율 변동을 적절히 헤지해야 한다. 둘째, 수출 비중이 큰 다국적 기업·자동차·기계 종목은 실적 가이던스 하향 리스크가 존재하므로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한다. 셋째, 현금 비중 확대와 함께 고배당 방어주, 필수소비재 중심 스크리닝을 통해 변동성 국면에서 수익률 방어를 노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금융당국과 중앙은행이 불확실성 완화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ECB 일부 위원은 “외부 충격 발생 시 비상 유동성 공급 수단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을 즉시 가동했던 전례와 비슷한 접근법이다.
투자자들은 결국 여전히 높은 실질 금리·긴축 지연 가능성·지정학적 위험이 복합적으로 얽힌 환경에서, 관세 위협이라는 추가 악재가 더해질 경우 ‘테일 리스크(tail risk)’ 관리가 절실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하반기에도 고질적인 변동성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이번 주 유럽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