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항공(Alaska Airlines)이 대규모 IT 시스템 장애를 겪으면서 전 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이번 사태는 북미 항공업계가 디지털 의존도를 높여가는 과정에서 드러난 취약성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키고 있다.
2025년 7월 21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알래스카항공은 미국 서부 시간 기준 20일 일요일 오후 8시(세계표준시 21일 03시)경 IT 장애가 발생해 자사와 자회사 호라이즌에어(Horizon Air) 항공편에 대해 시스템 전면 운항 중지(ground stop)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알래스카항공은 “이번 장애로 인해 운항 전반에 잔여 영향(residual impact)이 밤새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장애의 구체적 원인이나 범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항공사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현재 기술팀이 시스템 복구에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채널에서 정보를 제공 중”이라고 전했다.
FAA(미 연방항공청)는 정규 업무 시간이 아닌 시점이었음에도 즉각 “메인라인(mainline) 알래스카항공 및 호라이즌에어 항공편 전 구간 영향”이라는 현황을 공식 웹사이트에 게시했다. 그러나 FAA 관계자는 로이터의 질의에 즉시 답변하지 않았다.
보유 기단 기준으로 알래스카항공그룹은 보잉(Boeing) 238대, 엠브라에르(Embraer) 87대를 운용한다※ 알래스카항공 웹사이트 자료. 이에 따라 장애로 인한 실제 운항 지연·결항 규모는 수백 편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편 같은 알래스카항공그룹(Alaska Air Group) 소속인 하와이언항공(Hawaiian Airlines)은 지난 6월 해킹으로 일부 IT 시스템이 마비된 바 있다. 그룹은 당시 “재무적 손실 규모를 아직 산정 중”이라고 밝히며 사이버 보안 강화를 약속했지만, 한 달 남짓 만에 또 다른 계열사에서 장애가 발생했다.
용어 설명
• IT Outage(IT 시스템 장애): 전산 시스템·네트워크·데이터베이스 등 핵심 정보 인프라가 작동하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 항공사에선 예약·탑승수속·운항 계획·승무원 스케줄링까지 모든 업무가 IT에 의존하기 때문에 장애 시 전면 운항 차질로 직결된다.
• Ground Stop(운항 중지): 항공안전을 총괄하는 FAA나 항공사가 특정 항공사·공항·항로에 대해 지상이동 단계부터 이륙을 금지하는 조치다. 기상이변, 시스템 장애, 보안 위협 등으로 내려지며, 승객은 항공기에 탑승했더라도 활주로로 이동할 수 없다.
전문가 시각과 전망
“항공업계는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 속도를 크게 높여왔다. 하지만 방대한 데이터 흐름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만큼 레거시 시스템(구식 시스템)과 최신 클라우드 기술 간 접목이 원활하지 않은 사례가 잇따른다.” – 시애틀 소재 항공IT컨설팅업체 ACI애널리틱스 대표
전문가들은 알래스카항공의 경우 상대적으로 IT 투자 규모가 대형 항공사보다 작아 사이버 회복탄력성(cyber resilience) 확보가 과제로 남았다고 진단한다. 이번 장애 원인이 해킹인지, 내부 시스템 결함인지 공식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해킹 이력이 있는 동일 그룹 내 재발이라는 점에서 외부 공격 가능성 역시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또한 연이은 IT 사고는 항공사 실적에도 직격탄이다. 알래스카항공은 2024년 대비 2025년 1분기 매출이 8% 증가했으나, IT 리스크로 인한 환불·보상·평판 리스크가 커질 경우 연간 가이던스 하향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행객이 알아둘 점
• 예약 확인: 알래스카항공 모바일 앱과 웹사이트가 간헐적으로 접속 장애를 겪고 있으므로, 이메일·문자 알림 또는 공항 카운터에서 수시 확인이 필요하다.
• 대체편·환불: FAA에 등록된 운항 중지 사유에 해당할 경우, 소비자는 미 연방 교통부(DOT) 규정에 따라 탑승 전 환불을 받을 권리가 있다.
• 여행 보험 확인: IT 장애로 인한 지연·결항은 일부 여행 보험 상품에서 보상 대상이므로 약관을 재확인하는 것이 좋다.
알래스카항공은 장애 복구 상황을 소셜미디어·뉴스룸을 통해 실시간 공유하겠다고 밝혔으며, 현지 시각 21일 새벽까지 정상화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