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치 불확실성 속에서도 아시아 증시·엔화 견조…이번 주 ‘빅테크’ 실적 시즌 개막

시드니/로이터 – 2025년 7월 21일 월요일, 아시아 주요 주식시장은 일본 정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차분한 흐름을 보였다. 엔화 역시 시장이 이미 리스크를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했다는 판단 속에 안정적인 움직임을 유지했다.

2025년 7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같은 달 8월 1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추가 관세 시한을 앞두고 미·EU 간 무역 협상 진전에 주목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유럽연합과의 합의가 가능하다’며 낙관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실제 회담은 이르면 10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일본에서는 20일 실시된 참의원 선거에서 여당 연립 정당이 과반을 상실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입지가 흔들렸다. 다만 국경일로 현물 시장이 휴장인 가운데 이시바 총리가 ‘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충격은 제한됐다. 엔/달러 환율은 0.4% 하락(엔화 강세)한 1달러=148.29엔에서 거래됐다.

“이시바 총리는 야당 일부와 연대해 국정을 운영하려 할 것이나, 이는 완화적 재정정책을 시사해 일본 국채 수익률에는 부정적”이라고 NAB의 선임 외환 전략가 로드리고 카트릴은 분석했다.

카트릴 전략가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클 때는 일본은행(BOJ)이 관망 자세를 취하는 경향이 있어 금리 인상 시계가 더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현재 시장은 BOJ가 최소 10월 말까지는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도쿄 증시 대표 지수인 니케이225 현물은 휴장했으나 니케이 선물은 39,875엔으로 전장 종가(39,819엔)를 소폭 상회했다.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보합권을 유지했고, 한국 코스피는 0.4% 상승 마감했다.


MEGA CAPS KICK OFF – 빅테크 실적 시즌 돌입

S&P500 선물과 나스닥100 선물은 각각 0.1%씩 오르며 사상 최고치 경신 기대를 키웠다.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으로는 알파벳(구글), 테슬라, 그리고 IBM 등이 대표적이다.

방위 산업 쪽에서는 RTX, 록히드 마틴, 제너럴 다이내믹스가 호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국방예산 확대 영향으로 올해 들어 S&P500 항공·방위업종 지수는 30% 급등했다.


채권·통화 시장 동향

미국 10년물 국채선물은 지난주 말 소폭 하락 후 보합을 보였다. 연준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7월 중 금리 인하 필요성을 재차 언급했으나, 제롬 파월 의장을 포함한 다수 위원은 ‘관세 효과를 지켜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파월 의장이 금리 동결 기조를 고수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일시적으로 해임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으나, 곧 입장을 번복했다.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0%로 반영하고 있으며, 9월 인하 가능성을 61%, 10월에는 80%까지 가격에 반영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번 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0%로 동결할 전망이다. TD증권은 보고서에서 “ECB는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관세 협상 결과를 지켜본 뒤 단계별로 판단한다는 ‘meeting-by-meeting’ 문구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시장에서는 유로/달러 환율이 1.1630달러로 보합권을 이어갔고, 달러인덱스는 98.40으로 소폭 하락했다.


원자재 시장

금 가격은 온스당 3,348달러로 거의 변동이 없었고, 플래티넘은 지난주 2014년 8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한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국제유가OPEC+ 증산 가능성과 EU의 러시아 제재에 따른 공급 차질 위험이 맞서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69.36달러, WTI는 67.39달러로 각각 0.1% 상승했다.


용어 해설

선물(Futures)은 특정 상품이나 지수를 미리 정한 가격으로 미래 시점에 매매하기로 약속하는 파생상품이다.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향후 가격 변동에 대한 위험을 회피하거나 레버리지 투자를 시도한다.

MSCI 아시아·태평양 ex-Japan 지수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식을 추종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글로벌 자금 유·출입을 가늠하는 데 활용된다.

달러인덱스(DXY)는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등 주요 여섯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지수다.


기자 관전 포인트

이번 주 시장의 핵심 변수는 두 가지다. 첫째, ‘빅테크’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IT 대형주의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을지 여부다. 만약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이 나온다면 나스닥 중심의 랠리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일본 정치권 내 권력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BOJ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추가로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엔화 강세를 자극해 수출주에 부담을 주는 반면, 국내 소비주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글로벌 증시는 기업 실적과 정책 변수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며 변동성을 이어갈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뿐 아니라 미·중, 미·EU 무역협상 관련 발언에도 촉각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