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새로운 한 주를 준비하며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 동부 기준 일요일 밤, 주요 주가지수 선물이 보합권에서 움직이며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예정된 2분기 실적 발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유럽연합(EU) 고율 관세 추진 여부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2025년 7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S&P 500 선물은 6,337.50포인트에서 제자리걸음을 했고, 나스닥 100 선물은 소폭 올라 23,239.0포인트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30 선물은 44,554.0포인트로 변동이 거의 없었다. 이는 지난 금요일 뉴욕 현물 시장이 기록적 고점 인근에서 숨 고르기를 한 뒤 나온 흐름이다.
트럼프 관세 리스크가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복수의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EU산 수입품에 최소 15%에서 최대 20%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8월 1일부로 시행할 것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보도에 따르면 EU 측은 10% 수준의 관세 인하를 제안했으나, 백악관은 더 높은 관세율을 여전히 검토 중이다.
이번 관세는 이미 중국·멕시코·캐나다 등 ‘주요 교역 상대국’을 겨냥한 조치와 맞물려 있어, 글로벌 교역량과 기업 실적 전망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한다. 특히 대규모 글로벌 기업의 매출 구조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 추가 물가 상승과 공급망 교란이 발생할 경우 경기 둔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주 실적 캘린더
이번 주에는 알파벳(구글 모회사)과 테슬라 등 ‘매그니피션트 세븐(Magnificent Seven)’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 가운데 두 곳이 24일(수) 실적을 공개한다. 두 기업은 AI(인공지능) 투자 확대와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교차하는 시장에서 방향성을 제시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른 대형주도 월요일과 화요일 사이 줄줄이 성적표를 내놓는다. 버라이즌, 코카콜라, 필립모리스, RTX(옛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 텍사스인스트루먼츠, 처브, 록히드마틴, 제너럴모터스 등이 대표적이다. 은행 업종은 지난주 견조한 실적을 내놓으며 시장을 지지했으나, 트럼프 관세가 부각되면서 올해 하반기 실적 가이던스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경고성 멘트도 적지 않았다.
‘매그니피션트 세븐’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엔비디아·메타·알파벳·테슬라를 아우르는 용어로, 시가총액과 기술 트렌드 주도력이 압도적인 7대 종목을 일컫는다. 이들 주가는 최근 AI 및 클라우드, 전기차 모멘텀을 바탕으로 급등했으며, S&P 500 전체 시가총액의 30% 안팎을 차지할 만큼 지수 영향력이 막대하다.
관세와 증시 지표
지난 금요일 뉴욕 현물 시장에서 S&P 500 지수는 6,296.79포인트로 보합을 보였고,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20,895.66포인트에 머물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 하락한 44,342.19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사상 최고치 인근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트럼프 관세로 인한 물가 압력·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눈치 보기’에 들어간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백악관은 협상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고 밝혔으나, 올 초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다수의 대형 무역협상 체결’이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갉아먹고 있다.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CPI)과 기업들의 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이 동시에 압박받아 美 연준(Fed)의 통화정책 경로에도 추가 변수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경계 목소리가 제기된다.
시장을 읽는 ‘핵심 포인트’
1) 실적 시즌 본격화: 대형 기술주가 시장 방향성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AI·클라우드·전기차 관련 가이던스는 2025년 하반기 투자전략 수립에 중대한 잣대가 된다.
2) 무역 갈등 재점화: EU뿐 아니라 중국·멕시코·캐나다 등과의 협상 과정이 시장 변동성의 핵심 촉매로 작용할 전망이다. 재료 노출 시점(8월 1일)에 가까워질수록 옵션 변동성(VIX)이 급등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3) 경기둔화 vs 소프트랜딩: 관세 충격이 실물경제에 얼마나 파급될지에 따라 Fed의 금리 경로, 달러화 방향성, 원자재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전문가 해설: ‘선물시장 보합’이 의미하는 것
선물시장은 현물시장 개장 전 투자자 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다. 이번처럼 선물이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을 때는 단기 악재·호재가 교차하거나 새로운 정보가 부족해 ‘관망 모드’가 강화된 상황을 시사한다. S&P 500 선물이 6,300선 안팎에서 횡보한다는 것은 시장이 ‘AI 랠리’와 ‘무역 불확실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다우 선물이 약세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은 산업·경기민감주가 여전히 탄탄한 펀더멘털을 유지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다만 관세 시행이 확정될 경우 양 상황이 빠르게 반전될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들은 리스크 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 용어 설명1매그니피션트 세븐: 2023년 이후 미국 증시 상승을 이끌어온 7개 대형 기술·소비주(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엔비디아·메타·알파벳·테슬라)를 일컫는 말이다.
선물(Futures): 장래의 특정 시점에 특정 자산을 정해진 가격에 사거나 팔기로 한 계약. 주가지수 선물은 S&P 500, 나스닥 100 등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