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상위 중산층(Upper Middle Class)’으로 간주되기 위해 필요한 최소 소득이 주마다 크게 다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캘리포니아, 하와이, 매사추세츠, 뉴저지, 메릴랜드 등 소득 수준이 높은 5개 주에서는 연간 14만 달러 이상을 벌어야 상위 중산층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5년 7월 20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본 조사는 미국 인구조사국(U.S. Census Bureau)이 실시한 아메리칸 커뮤니티 서베이(American Community Survey) 자료를 토대로 금융 전문 매체 GOBankingRates가 분석했다. 조사 결과는 상위 중산층의 소득 하한선을 ‘상위 중간소득 구간의 시작점’으로 정의하고 각 주별 생활비·주택비를 종합 반영해 산출했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는 연소득 약 5만 달러부터 15만 달러 범위가 중산층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상위 중산층은 그중에서도 최상단 구간에 속해, 경제적 안정성뿐 아니라 부의 축적 가능성에서도 두드러진 차이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과 임금 정체로 인해 ‘중산층’이 누렸던 전통적인 아메리칸드림—내 집 마련, 자동차 구입, 노후 대비 저축, 휴가—을 실현하기가 과거보다 훨씬 어려워졌다”고 지적한다.
다음은 조사 대상 5개 주의 상위 중산층 소득 하한선과 주택·생계비 특징이다.
1. 캘리포니아(CALIFORNIA)
상위 중산층 범위: $142,964 ~ $183,811
생활비 지수: 전국 평균 대비 38.5%↑, 주택비는 무려 98.8%↑
‘골든 스테이트’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캘리포니아는 온화한 기후와 다양성이 공존하는 경제 규모(세계 5위) 덕분에 거주 비용이 높다. 특히 실리콘밸리 중심의 정보기술(IT) 산업과 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 부동산 가격이 소득 문턱을 끌어올리고 있다.
2. 하와이(HAWAII)
상위 중산층 범위: $147,489 ~ $189,629
생활비 지수: 전국 평균 대비 80.3%↑, 주택비는 313%↑
관광업이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하와이는 대부분의 생필품을 수입에 의존한다. 물류 비용이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주택·식료품·서비스 가격이 모두 높은 편이다. 그 결과 상위 중산층 소득 하한선도 조사 대상 5개 주 중 두 번째로 높다.
3. 매사추세츠(MASSACHUSETTS)
상위 중산층 범위: $150,120 ~ $193,011
생활비 지수: 주택비 전국 평균 대비 218%↑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생활비가 가장 비싼 주로 꼽히는 매사추세츠는 보스턴을 중심으로 한 교육·의료·바이오테크 산업이 활발하다. 인기와 인구 유입이 주택 가격을 계속 끌어올리는 구조이며, 이로 인해 상위 중산층 기준선이 15만 달러를 넘어섰다.
4. 뉴저지(NEW JERSEY)
상위 중산층 범위: $151,086 ~ $194,253
생활비 지수: 전국 평균 대비 35.8%↑, 주택비는 13.9%↑
뉴욕 대도시권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 우수한 교육 환경, 활발한 제조·제약 산업 등이 복합 작용해 생활비가 높다. 특히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가 많아 평균 소득 자체가 높으며, 이로 인해 상위 중산층 진입 장벽도 높아졌다.
5. 메릴랜드(MARYLAND)
상위 중산층 범위: $153,163 ~ $196,923
생활비 지수: 전국 평균 대비 16.5%↑, 주택비는 46.4%↑
조사 대상 중 최고치인 메릴랜드는 워싱턴 D.C. 인근이라는 입지 덕분에 연방 정부·국방·연구기관 관련 고임금 일자리가 많다. 역사 유적과 관광 요소도 풍부해 서비스업·숙박업 역시 성장세를 보인다. 이에 따라 상위 중산층 기준선이 15만 3천 달러를 웃돈다.
용어 풀이 및 배경 설명
‘상위 중산층(Upper Middle Class)’은 중산층 중에서도 소득 최상단 20% 안팎을 차지하는 계층을 지칭한다. 통상적으로 고학력·전문직 비중이 높고 주택 보유율·자산 규모도 평균보다 높다. 코스트 오브 리빙(Cost of Living)은 주거·식료품·교통·의료 등 일상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종합한 지표로, 동일한 소득이라도 생활비가 높은 지역에서는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기자 해설
이번 조사 결과는 ‘장소 프리미엄(location premium)’ 현상을 재확인시켜 준다. 동일 직군이어도 근무지가 어디냐에 따라 실질 소득·자산 형성 속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원격근무 확산으로 거주지 선택 폭이 넓어진 만큼, 고소득 직장인이라면 현지 생활비와 세금 구조까지 따져보고 장·단기 거주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아울러 은퇴 준비나 자녀 교육비처럼 장기 재무 목표를 가진 가계라면, 단순 급여 수준이 아니라 실질 가처분 소득을 기준으로 재무 설계를 해야 한다. 특히 하와이나 캘리포니아처럼 주택비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지역에서는 렌트 대비 구매 의사결정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상위 중산층’이라는 타이틀은 절대 소득뿐 아니라 거주 지역의 상대적 물가와 세후 소득까지 고려할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특정 주로의 이주나 직장 이동을 고민하는 직장인이라면 이번 자료를 참고해 재정적 충격을 최소화할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