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7월 18일(현지시간) 혼조된 기업 실적과 일부 업종 약세의 영향으로 소폭 하락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0.01% 내려 5,665.24포인트,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32% 떨어진 39,766.57포인트, 나스닥100 지수는 ‑0.05% 하락한 20,949.13포인트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2025년 7월 20일, 나스닥닷컴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같은 날 CME에서 거래되는 9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0.08%,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10%씩 약세를 보였다. 장 초반 강세를 보였던 지수들은 장 마감으로 갈수록 매물이 출회되며 상승 폭을 반납했다.
장세를 짓눌렀던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넷플릭스(Netflix)가 2025년 연간 영업이익률을 29.5%로 전망해 시장 컨센서스(29.7%)를 밑돌자 주가가 5% 이상 급락하며 주요 기술주 전반에 부담을 줬다. 둘째, 헬스케어·보험 업종의 급락이다. 휴마나(Humana)가 메디케어 보너스 삭감 소송에서 패소했고, 일리밴스 헬스(Elevance Health)가 투자은행 리링크 파트너스(Leerink Partners)로부터 투자의견 하향(아웃퍼폼→마켓퍼폼)을 받으면서 동종 업체들 전체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건강보험 섹터의 매도 압력은 수년간 이어져 온 규제 리스크를 다시 환기시켰다”뉴욕 소재 자산운용사 포트폴리오 매니저 발언
무역 리스크도 부정적 재료였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의 무역협상에서 최소 15~20%의 관세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판 셰프초비치 EU 무역담당 부집행위원장은 워싱턴 회담 이후 주재한 대사 회의에서 “전망이 밝지 않다”고 평가해 글로벌 교역 둔화 우려를 키웠다.
그러나 완화적(비둘기파) 연준 발언과 하락한 국채금리가 낙폭을 제한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전날 “물가가 목표치에 근접했고, 상방 리스크가 제한된 만큼 7월 29~30일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2bp 하락한 4.43%를 기록했다.
주택지표도 우호적이었다. 6월 주택착공 건수가 전월 대비 4.6% 증가한 132만1,000건(시장 예상 130만 건)을 기록했고, 건축허가는 0.2% 증가한 139만7,000건(예상 138만7,000건)으로 미래 건설 수요가 견조함을 시사했다.
같은 날 발표된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7월 예비치)는 61.8로 전월 대비 1.1포인트 상승하며 5개월 최고치를 나타냈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5.0%에서 4.4%로,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9%에서 3.6%로 각각 둔화해 T-노트 매수를 자극했다.
업종·종목별 움직임
헬스케어주 하락이 두드러졌다. 몰리나 헬스케어(MOH)가 10% 넘게 급락하며 S&P500 내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일리밴스 헬스(-8%), 센틴(Centene·-3%), CVS 헬스(-2%), 유나이티드헬스 그룹(UNH·-2%) 등 대형 보험사들이 동반 하락했다.
기술주 중에서는 넷플릭스가 영업마진 가이던스 실망으로 5% 넘게 밀렸고, 다우30 구성 종목 가운데 3M은 연간 실적 전망 하향 탓에 3% 하락해 지수를 끌어내렸다. 생명공학 기업 사렙타 테라퓨틱스(SRPT)는 실험적 유전자 치료제 투여 환자 중 추가 사망 사례가 발생했다는 소식으로 36% 폭락했다.
반면, 호재도 있었다. 탈렌 에너지(TLN)는 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 가스화력 발전소 인수(35억 달러) 소식으로 24% 급등했고, 인베스코(IVZ)는 QQQ ETF를 UIT(유닛신탁)에서 개방형 펀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15% 상승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IBKR), 리전스 파이낸셜(RF), 찰스 슈왑(SCHW) 등 금융주는 실적 호조로 6~7%대 강세를 시현했다.
금리·채권시장 동향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연방기금 선물 시장은 7월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5% 수준으로 반영했고, 9월 회의에서는 58%로 높여 잡았다. 유럽채권금리는 독일 10년물 분트가 2.0bp 상승한 2.695%, 영국 10년물 길트가 1.9bp 오른 4.674%로 마무리됐다.
한편 유로존 5월 건설생산은 전월 대비 1.7% 감소해 2년 반 만에 최대 하락폭을 나타냈으며, 독일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1.3% 떨어져 9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 E-미니 선물: S&P500이나 나스닥100 등 주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소형 지수선물이다. 개인·기관 모두 증거금 부담을 낮춰 지수에 레버리지 베팅할 수 있다.
• 컨센서스: 금융정보업체나 증권사가 집계한 시장 기대치를 의미한다. 실적·지표가 컨센서스보다 좋으면 호재, 낮으면 악재로 해석된다.
• 비둘기파(dovish): 통화정책 완화를 선호하는 성향을 가리키며, 금리 인하·양적완화를 지지한다. 반대 개념은 매파(hawkish)다.
시장에서는 7월 말 FOMC에서의 첫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성장주 중심의 추가 랠리 가능성을 타진하는 분위기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 관세 공약이 재부상함에 따라 무역 전쟁 리스크가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