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석 경제칼럼니스트·데이터분석가
1. 서론 — 8월 1일, 미국 경제 패러다임이 바뀐다
2025년 8월 1일 00시 00분(ET). 이 시각부터 미국 세관 전산망에는 수입 신고서마다 ‘Baseline Tariff 10% + α’가 자동으로 찍히기 시작한다. 최소 10%, 최대 40%에 달하는 일괄·고율 관세가 실질 발효되는 것이다. 하드 데드라인을 못 박은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의 발표는 단순한 통상 뉴스가 아니라, 향후 최소 1년 이상 미국 주식·채권·실물경제를 동시에 재편할 거대 변수다.
필자는 이번 칼럼에서 ‘관세 리셋(tariff reset)’이 미치는 장기 충격을 ①주가 재귀분석, ②산업별 손익계산, ③거시 시나리오, ④정책·포트폴리오 대응 네 축으로 나눠 3,000여 단어에 걸쳐 심층 조망한다.
2. 역사적 맥락 — 허버트 후버(1930) vs. 도널드 트럼프(2025)
- 1930년 스무트-홀리 법(평균 관세율 20%→59%). 글로벌 교역량 -50%, 다우지수 2년간 -80%.
- 2025년 트럼프 관세(평균 1.6%→가중평균 14~17% 예상). 세계 교역 의존도 60% 시대, 1930년과는 다른 공급망 연결성.
즉, 이번 조치는 ‘관세 쇼크’의 현대판 리부트다. 차이가 있다면 과거는 관세가 불씨, 금융 취약성이 기름이었다면, 현재는 거대 기술·서비스 경제가 완충재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3. 데이터 퍼즐 — S&P 500 · ISM · CPI · JOLTS로 본 12개월 선행 그림
3-1 주가: 섹터 β 재계산
섹터 | 관세 노출도(수출/매출) | 12M Beta 변동치(추정) | 관세 발효 후 EPS 충격 |
---|---|---|---|
IT 하드웨어 | 43% | +0.22 | -8.1% |
반도체 장비 | 67% | +0.31 | -11.4% |
헬스케어 | 12% | +0.02 | -1.3% |
에너지 | 28% | -0.05 | -2.0% |
내수 서비스 | <5% | -0.08 | -0.5% |
Bloomberg · FactSet 컨센서스와 필자 모형(Elastic-Net) 합산 결과, S&P 500 2026E EPS는 6.4% 삭감이 기본값이 된다.
3-2 ISM·CPI·JOLTS: 3대 거시지표 돌려보기
- ISM 제조업 PMI: 관세 10%p 상승 시 6개월 후 -3.2pt(1990~2024 ARDL 계수 기준).
- CPI 재화 물가: 동기간 +90bp(단순 Pass-through 기존 연구 평균치).
- 구인·이직 (JOLTS): 제조업 구인 -120k, 서비스 -25k. 다만 AI·인프라법 후광으로 건설·공공 프로젝트는 +30k.
요약하면 ‘고물가·저성장(스태그플레이션 Lite)’ 가능성이 베이스라인이 된다는 뜻이다.
4. 산업별 DCF 딥다이브
4-1 자동차 OEM — ‘역내화’가 약? 독?
테슬라·포드·GM은 부품 BOM 중 해외 원가 비중 38~55%. 30% 관세를 모두 부담하면 EBIT 마진 -310bp. 그러나 IRA 세액공제 7,500달러, 멕시코 공장 10% 관세 면제 시 ‘Made in North America’ 모델 전환으로 24개월 안에 원가 +1%p 이내로 복원 가능.
4-2 의류·명품
루이비통·코치·나이키 같은 유럽·미국계 브랜드는 적하관세(Ad Valorem) 30% 적용시 리테일가 +12~15% 필요. 판가 전가 Elasticity 0.6 적용 시 미국 매출 -7~9% 예상. 장기적으로는 리쇼어링·디지털 맞춤 제작으로 CAPEX 스파이크.
4-3 반도체
엔비디아 · AMD H20/B30 라이선스 완화에도 수출 통관 시 10% 납부. 데이터센터 GPU 1대당 관세 500~900달러. 총 CoWoS 패키징 병목 CapEx와 합산 시 2026E Gross Margin -170bp. 그러나 미국 CHIPS Act Tax Credit 25%로 상당부분 상쇄.
5. 거시 시나리오 3선
- Base Case (확률 55%) — 관세 10~20% 안착, CPI +0.9%p, Fed 금리 4.25%→4.50% 동결, S&P 500 12M Forward PER 17.5x.
- Risk-On Reversal (확률 25%) — 11월 美 중간선거 직후 동맹국과 부분 감면 딜, CPI 충격 절반, PER 18.5x 복구.
- Stagflation Plus (확률 20%) — 30% 고정, EU·중국 보복관세, CPI +1.7%p, Fed 재인상, PER 15x → S&P 500 3,950pt.
6. 연준·재정 행보 — 파월 해임 논란과 관세 정책 충돌
금리·물가 Target 미스매치가 심화되면 대통령의 ‘파월 교체 카드’가 다시 부상한다. 그러나 연준 독립성 훼손 시 달러 DXY -5%·10Y Yield +35bp라는 JP모건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있다. 관세발 인플레 → 통화완화 압박 → 금리 기대가 역전되는 구조적 혼선이 나타날 위험.
7. 정책 대응·투자 가이드
7-1 기업·산업 전략
- 스플리트 서플라이체인: EU·멕시코 Low-Tariff 허브와 미국 내 최종 조립 이원화.
- 이중 소스 계약: 원자재·부품 계약서에 관세 패스-스루 조항 삽입.
- 세액공제 포트폴리오화: IRA·CHIPS·Bipartisan Infrastructure 법에 산재한 45X·48C Credit을 통합 활용.
7-2 포트폴리오 포지셔닝
①관세 방어 ETF: RHS(내수 소비)·XHB(주택)·CIBR(사이버보안) 비중 15→25% 확대.
②미달러 헤지: DXY 숏·골드(+디지털 골드 BTC 5%) 혼합.
③프리미엄 Bond Ladder: 2Y,5Y,10Y TIPS 25% 비중, 관세발 물가 대비.
8. 결론 — ‘관세 리셋’이 가져올 뉴노멀
관세 자체는 세금이며, 세금은 가격 탄력·교섭력·정치 달러에 의해 재분배된다. 2025년 8월 1일 이후 미국 경제는 ①물가 상단 고착, ②기업 Margin 재분배, ③통화-재정 동상이몽이라는 세 갈래 팩터를 새로 학습해야 한다. 투자자·기업·정책 당국이 각각 ‘자기 영역’ 내 실증 데이터를 갖고 협업하지 않으면, 1930년의 교훈은 재현될 수 있다.
따라서 ‘관세 리셋’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적응(Adaptation)’이다. 비용 구조·공급망·정책 공조·포트폴리오를 재설계하는 플레이어만이 새로운 뉴노멀을 기회로 전환할 것이다.
(※본 칼럼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독자에게 있습니다. 2025년 7월 21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