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리서치 회사 밸리디아(Validea)가 공개한 ‘구루(Guru) 펀더멘털 리포트’는 나이키 주식(티커: NKE)을 벤저민 그레이엄의 가치투자 모델에 따라 분석한 결과를 제시한다. 밸리디아는 22개의 투자 대가 전략을 추적하며, 그중에서도 ‘Value Investor’ 모델이 이번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적합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2025년 7월 2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그레이엄 방식의 저(低) P/B(주가순자산비율)·저 P/E(주가수익비율), 낮은 부채, 견조한 장기 이익 성장이라는 네 가지 핵심 지표를 토대로 종목을 선별했다. 해당 모델은 1930년대부터 검증돼 온 전통적 가치투자 지침으로, ‘적정 가치 이하에서 우량 기업을 매수’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나이키는 풋웨어(운동화·신발) 업종의 대형 성장주로 분류된다. 그레이엄 모델 점수는 71%로, 80% 이상이면 모델이 매수 관심을 보이며 90%를 넘으면 강력한 매수 후보로 간주된다는 설명이다. 즉, 나이키는 아직 ‘강한 관심’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기초 체력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일정 부분 가치투자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평가 항목별 통과 여부
밸리디아는 아래 여섯 가지 항목으로 나이키를 점검했다.
SECTOR: PASS
SALES: PASS
CURRENT RATIO: PASS
LONG-TERM DEBT / NET CURRENT ASSETS: PASS
LONG-TERM EPS GROWTH: PASS
P/E RATIO: FAIL
PRICE/BOOK RATIO: FAIL
세부 해설에 따르면 매출 규모·현금 유동성·부채 비율·장기 EPS 성장률은 모두 그레이엄의 안전마진 기준을 충족했다. 그러나 P/E와 P/B가 각각 ‘실패(FAIL)’로 표기된 것은 현재 주가가 전통적 가치 기준으로는 여전히 ‘비싸다’는 의미다.
벤저민 그레이엄과 가치투자의 핵심
벤저민 그레이엄(1894~1976)은 ‘가치투자의 아버지’이자 안전마진(Margin of Safety) 개념을 정립한 인물로, 워런 버핏·존 템플턴·마리오 가벨리 등 여러 거물 투자자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가 운용한 펀드는 1936~1956년 연평균 20% 수익률을 올려 같은 기간 시장 평균(12.2%)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기록된다.
안전마진이란 기업 가치 대비 충분히 할인된 가격에 매수해 하방 위험을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P/B·P/E가 낮을수록 안전마진이 크다고 해석된다. 또한 그는 부채비율, 유동비율 등 재무 안전성을 중시했으며, 최소 10년 이상의 이익 성장 기록이 있는 기업만을 ‘투자 등급’으로 간주했다.
나이키의 핵심 재무 지표 용어 설명*
*한국 투자자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용어를 정리한다.
Current Ratio(유동비율): 기업의 단기 지급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1.5 이상이면 우량으로 본다.
Long-Term Debt / Net Current Assets: 장기부채를 유동 순자산(유동자산-유동부채)으로 나눈 값이다. 숫자가 낮을수록 재무 구조가 건전하다.
P/E Ratio: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 그레이엄 모델은 일반적으로 15 이하를 선호한다.
P/B Ratio: 주가를 1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비율. 1.5 이하가 이상적이다.
밸리디아와 추가 자료
밸리디아는 각종 ‘구루’ 전략을 퀀트 모델로 구현해 종목 분석과 모델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 리포트 외에도, 동사는 나스닥100 강세 종목·팩터 ETF 포트폴리오·레이 달리오 ‘올웨더 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참조 모델을 운영 중이다.
한편, 밸리디아 측은 보고서 말미에서 “The views and opinions expressed herein are the views and opinions of the author and do not necessarily reflect those of Nasdaq, Inc.”라는 면책 조항을 명시해, 본 자료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공식 투자 의견이 아님을 강조했다.
기자 해설
나이키는 글로벌 스포츠웨어 시장에서 독보적 브랜드 파워와 꾸준한 성장성을 보여왔으나, 높은 P/E·P/B로 인해 전통 가치투자 관점에서는 여전히 ‘고평가’ 영역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재무 건전성과 장기적 이익 성장성이 우수해 성장주이면서도 비교적 방어적인 특성을 갖춘 종목으로 분류된다. 투자자들은 경기 사이클, 금리, 소비 트렌드 같은 거시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