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자금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보험료 급등

【핵심 요약】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보험료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은퇴 생활비 계획에 가장 큰 변수가 되고 있다. 특히 보조 메디케어, 장기 요양보험, 주택 소유자 보험의 비용 증가는 은퇴자들의 생활 수준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2025년 7월 20일, 나스닥닷컴이 인용한 미 금융 전문 매체 GOBankingRates의 보도에 따르면, 보험료 상승세는 멈출 기미가 없으며 향후 5년간 은퇴 계획의 ‘이동식 골대’를 더욱 불확실하게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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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 메디케어 지출 급증

만 65세 이상이면 메디케어(Medicare)에 가입할 수 있지만, 이는 의료비 전체를 보장하지 않는다. e헬스 인슈어런스(eHealth Insurance)의 소비자 활성화 담당 부사장 휘트니 스티돔(Whitney Stidom)은 “평균 미국인은 황금기 동안 약 20만 달러의 의료비를 지출한다”라고 설명했다.

직원복리연구소(Employee Benefit Research Institute, EBRI)가 2025년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은퇴 후 의료비를 90% 확률로 충당하려면 부부 기준 최대 42만 8,000달러가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 e헬스 설문조사에서 76%의 미국인이 은퇴 의료비를 과소평가하거나 정확히 모른다고 답변했다.

“메디케어 어드밴티지(Medicare Advantage) 플랜은 비교적 저렴하며 연간 본인 부담 한도를 설정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플랜은 처방약 보험이 함께 제공된다.” — 휘트니 스티돔, eHealth Insurance 부사장

전문가들은 예측 불가능한 의료비에 대비해 건강저축계좌(Health Savings Account·HSA)를 조기 개설할 것을 권장한다. HSA는 불입액 전액 세액공제, 세금 면제 복리 운용, 인출 시 비과세 혜택까지 ‘3중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장기 요양보험(Long-Term Care Insurance)의 부담

메디케어는 장기 요양(long-term care)을 보장하지 않는다. 저널 오브 파이낸셜 플래닝의 ‘2025년 은퇴 설계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40.7%의 은퇴자가 별도의 장기 요양보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44.9%는 기존 보험에 해당 특약(rider)을 추가로 가입했다.

장기 요양보험료는 나이가 들수록 급격히 뛰는 구조다. 소득이 고정된 은퇴자는 보험료 인상을 소득 증대로 상쇄할 수 없기 때문에 생활비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어 삶의 질 저하로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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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소유자 보험(Homeowners Insurance)의 지역별 양극화

자동차·주택 보험 비교 플랫폼 더 제브라(The Zebra)의 수전 마이어(Susan Meyer) 애널리스트는 “현재 평균 주택 소유자는 연간 2,802달러를 지출한다. 2024년 평균이 1,602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74% 급등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보험 가입자는 보험료를 감당하기 위해 보장 범위를 축소하거나 자기부담금(deductible)을 높이고 있다. 주택 보험료 수준은 이미 은퇴지 선택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실제로 미국에서 고령 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4개 주(메인·웨스트버지니아·버몬트·플로리다) 중 3개 주는 평균 보험료가 전국 평균보다 낮다. 예외인 플로리다는 태풍 피해가 잦아 평균 3,333달러로 높게 나타난다.

딥스카이 리서치(Deep Sky Research)의 기후 과학자 맥스 두건-나이트(Max Dugan-Knight)는 캘리포니아·오리건·텍사스 일부 화재 위험 지역에서 민간 보험사가 아예 신규 보험 인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州) 정부 보증 보험(Fair Plan)과 연방 홍수 보험(Flood Insurance Program)이 결국 납세자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구조”라며 “결국 모든 납세자가 고위험 지역 거주자의 비용을 보조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용어 이해 돕기

메디케어 어드밴티지(Medicare Advantage)는 공적 의료보험 메디케어를 민간 보험사가 위탁 운영하는 형태로, 기본 메디케어 파트 A·B 외에 추가 혜택과 연간 본인부담 한도를 제공한다.

건강저축계좌(HSA)는 고액 공제형 건강보험(High-Deductible Health Plan)을 가입한 근로자에게 허용되는 저축 상품이다. 납입액·운용수익·인출액 모두 비과세이기 때문에 ‘트리플 택스 혜택’으로 불린다.

장기 요양보험은 노인·만성질환자 등이 자택·요양시설에서 받는 일상생활 지원 서비스를 보장한다. 미국 공공의료 메디케어의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한 민간 보험 상품이다.


기자 해설·전망

은퇴자는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보험료 상승이라는 ‘보이지 않는 세금’을 부담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24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4% 수준이었지만, 주택 보험료는 70% 이상 폭등했다. 국내 은퇴 설계에서도 보험료 인플레이션을 별도로 가정하지 않으면 자산 고갈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

특히 한국 역시 고령화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빠르다. 장기 요양보험료율은 2008년 제도 도입 이후 2배 이상 올랐고,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 위험 증가로 주택 재산보험료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은퇴 후 현금흐름표 작성 시, ① 보장 범위 조정, ② 자기부담금 재설정, ③ 지역 이전 등 능동적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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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적으로 보험료 상승은 단순 비용 문제가 아니라, 기후 리스크·의료 인플레이션·사회 구성 변화가 교차하는 구조적 과제라는 점에서 정책·투자·개인 재무전략의 복합적인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