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신탁으로 불린 워런 버핏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B주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번번이 시장 수익률을 상회해 온 이 종목은 최근 S&P 500 지수에 뒤처지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아낸다.
2025년 7월 20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 B주는 지난 5월 3일 버핏 회장이 지배 구조 개편 및 후계 구상을 공식화한 이후 약 12% 하락했다. 이 기간에 S&P 500은 7% 상승해 같은 기간 양측의 격차는 더욱 확대됐다.
연초 이후 누적 수익률을 기준으로 B주는 4.5% 상승에 그치며 벤치마크 지수를 2.5%포인트 하회했다. 특히 최근 7주 가운데 6주에서 주가가 하락해 3개월 연속 음봉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만약 7월에도 마이너스로 마감한다면 이는 2022년 6월 이후 최장 기간 월간 연속 손실이다.
기술적 우위의 붕괴, 200일 이동평균선 하회
버크셔 B주는 200일 이동평균선 위에서 무려 573거래일을 버텨 냈으나, 최근 종가가 이를 하회했다. B주가 1996년 처음 발행된 이후 가장 길었던 상승 추세가 막을 내린 셈이다.
“우리처럼 막대한 현금을 운용하는 기업에게는 대형 투자라고 해도 회사 전체 수익에 유의미한 변화를 주기 어렵다.” — 워런 버핏, 2023년 연례 서한
버핏은 연례 서한에서 BNSF 철도, 시즈 캔디 등 다양한 자회사가 안정적 성장을 견인하겠지만, 과거와 같은 초과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희망적 사고(wishful thinking)”일 뿐이라고 밝혔다.
용어 해설: B주·오마하의 신탁·200일 이동평균
- B주(Class B): 버크셔 해서웨이가 개인 투자자를 위해 발행한 저액면·무의결권 주식이다. A주 대비 가격이 낮아 진입장벽이 낮다.
- 오마하의 신탁(Oracle of Omaha): 버핏의 별칭. 그의 고향인 네브래스카주 오마하를 따 왔으며, 뛰어난 통찰과 장기 투자 철학을 상징한다.
- 200일 이동평균선: 200거래일(약 10개월) 동안의 평균 주가를 연결한 선이다. 장기 추세 지표로 활용되며, 이를 상회하거나 하회하는지에 따라 기술적 강·약세가 판단된다.
시장 분석과 전망
전문가들은 버크셔의 현금 보유액(1,840억 달러 추정)이 단기 수익률에 부담이 된다고 분석한다. 대규모 포트폴리오로는 지수 대비 초과성과(알파)를 창출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또한 연준의 통화정책, 경제 지표, 규제 리스크 등 거시 변수도 주가의 추가 압력 요인으로 거론된다.
그럼에도, 버핏이 60여 개 계열사를 통해 40개 산업에 분산 투자해 왔다는 다각화 효과는 여전히 유효하다. 역대 누적 수익률은 1964~2024년 기준 5,502,284%로, 같은 기간 S&P 500의 두 배에 달한다. 이는 장기 가치 투자의 진수를 보여 주는 수치로 평가된다.
결론적으로, 버크셔 해서웨이는 단기적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현금과 안정적 자회사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시장 평균 이상의 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와 같은 전설적 초과 수익을 바로 기대하기에는 구조적 제약이 커졌다는 점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