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글로벌 금융주 집중 주간: 은행 실적과 ECB, 그리고 관세 리스크의 줄다리기

[글로벌 시장 프리뷰] 다음 주 유럽 증시는 은행(금융주)유럽중앙은행(ECB)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CNBC 취재진은 프랑크푸르트, 밀라노, 파리, 런던 등 유럽 금융 중심지를 순회하며 핵심 소식을 전할 예정이다.

2025년 7월 20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이번 2분기에도 은행업종이 전체 실적 모멘텀을 견인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Citi는 1분기 실적을 “놀라울 정도로 탄탄했다”고 평가했고, 이에 따라 유럽 대표 지수 Stoxx 600*의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동기 대비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졌다.

* Stoxx 600은 유럽 17개국 상장기업 600종목으로 구성된 광역 지수다. S&P500의 유럽판쯤으로 이해하면 된다.


⚡ BANKING BELLWETHERS — 실적 방향타가 될 대형 은행들

시장 낙관론의 상당 부분은 대형 은행에 집중돼 있다. 반면 럭셔리·자동차·에너지와 같은 다른 섹터는 잇따른 실적 하향 조정을 겪고 있다.

유니크레디트 CEO 안드레아 오르첼 인터뷰

UniCredit(이탈리아) 은 23일(수) 포문을 연다. 주가가 올 들어 50% 넘게 상승해 CEO 안드레아 오르첼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M&A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최근 독일 Commerzbank 지분을 20%까지 늘렸으나, Banco BPM 인수 추진은 이탈리아 법원이 추가 조건을 내걸며 일시 중단된 상태다.

† M&A는 인수·합병(Mergers & Acquisitions)의 약자로, 기업이 성장 전략으로 다른 회사를 사들이거나 합쳐 시너지를 창출하는 행위를 뜻한다.

한국 시간 24일(목)에는 프랑스 최대 자산 은행인 BNP Paribas가 실적을 공개한다. 지난 분기 이 은행은 투자은행 부문 호조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지만, 수익성 목표(ROTE)는 소폭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같은 날 프랑크푸르트에서는 Deutsche Bank 실적도 발표된다. 이 은행은 직전 분기에 14년 만의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변동성 확대 속에서 트레이딩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

CEO 크리스티안 제빙은 6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방산(防産) 산업 투자 확대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 CEO 크리스티안 제빙


⏳ THE WAITING GAME — ECB 통화정책과 관세 시나리오

거시경제 관점에서 다음 주 최대 이벤트는 24일(목) 열리는 ECB 통화정책회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와 정책위원들은 기준금리 2% 동결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시장은 “큰 단서”를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EU 제품에 3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지만, 로이터통신이 인용한 ECB 정책위원 5명의 발언에 따르면 이번 회의 결과를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관세가 실제로 발효될 경우 ECB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ECB는 이번 회의 후 여름 휴회에 들어가 9월 11일에야 다시 모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7주간의 ‘기다림’ 속에서 관세와 경기 흐름을 가늠해야 한다.


📈 INFLATION SITUATION — 인플레이션과 시장 자만

물가 전망도 불확실성을 더한다. Deutsche Bank 매크로 전략팀은 “유럽 내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여전히 과소평가되고 있으며, 핵심 자산 전반에 놀라울 정도의 안일함(Complacency)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관세 효과가 아직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8월 1일로 설정된 미·EU 관세 협상 마감 시한을 거론하면서, 막판 타결 여부에 따라 “매우 급격한 시장 반응”이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자들의 관심


🔍 전망과 시사점 — 기자 전문 분석

이번 주 은행 실적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함의를 지닌다. 이들 대형 금융기관은 유럽 경기 방어선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정책·지정학·무역 변수가 교차하는 복합 국면에서 신용공급과 수익성을 동시에 시험받고 있다.

특히 UniCredit의 M&A 행보는 유럽 은행 통합 가속화의 선행지표로 해석할 수 있다. 성공 시 비용 절감과 경쟁력 제고가 가능하지만, 규제·정치·사법 리스크도 만만찮다. 이는 국내 금융주에도 향후 크로스보더 M&A를 통한 성장 전략의 타당성을 시사한다.

한편, ECB가 관세 변수에 따른 선제 대응을 시사함으로써 통화정책이 무역정책의 종속 변수로 전락할 위험도 제기된다. 투자자 입장에선 달러 강세·유로 약세, 채권 금리 변동성 확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포트폴리오 헷지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은행 실적→ECB 결정→관세 협상”이라는 3단계 이벤트 레이어가 3분기 유럽 금융시장을 규정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좋은 실적’과 ‘정책 불확실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양면시장을 마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