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가 연준(Fed) 고위 인사의 완화적(dovish) 발언에 눌리며 주말을 약세로 마감했다. 미국 경제 지표는 대체로 호조를 보였으나, 물가 기대치가 둔화되고 7월 말 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달러 지수(DXY)는 하루 만에 -0.24% 하락했다.
2025년 7월 2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는 전날 늦은 시간 연설에서 “물가가 목표(2%)에 근접했고 상방 위험이 제한된 만큼, 노동 시장이 악화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7월 29~30일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0.25%p) 인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은 그의 발언을 통화 완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며 달러 매도를 확대했다.
같은 날 발표된 미시간대 7월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4.4%로 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해(전월 5.0%) 연준이 추가 긴축에 나설 필요성을 줄였다. 5~10년 기대인플레이션도 3.6%로 하락했다.
다만 달러 약세 폭은 제한적이었다. 6월 주택 착공건수가 전월 대비 4.6% 증가한 132만 1000건(시장 예상 130만 건)을 기록했고, 건축 허가도 예상밖 0.2% 증가(139만 7000건)하며 주택 경기에 대한 신뢰를 높였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61.8(전월 60.7)로 5개월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요 거시 지표가 견조해도, 물가가 목표에 근접했다면 ‘선제적 완화’가 필요하다.” –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그는 물가 안정을 전제로 ‘선제적’ 조정 필요성을 주장했으며,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7월 인하 확률을 5%, 9월 회의(9월 16~17일)엔 58%로 반영했다.
유로/달러(EUR/USD)는 달러 약세에 +0.20% 상승했다. 유럽 지표는 부진했다. 5월 유로존 건설생산은 -1.7%로 2년 반 최대 감소, 독일 6월 생산자물가(PPI)는 전년 대비 -1.3%(9개월 최대 낙폭)를 기록하며 유럽중앙은행(ECB)에 완화 압력을 더했다. 시장은 이달 24일 ECB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1% 수준으로 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0여 국에 10~15% 관세를 예고하는 서한을 8월 1일 발송할 뜻을 밝혀, 무역 긴장이 재점화됐다. Financial Times는 그가 EU와 협상 시 최소 15~20% 관세를 고수한다고 전했다.
엔/달러(USD/JPY)는 +0.11% 상승(엔 약세)했다. 21일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 지도부가 과반을 잃을 수 있다는 정치 불확실성과, 여야 모두 재정 확대 공약을 내놓은 점이 JPY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반면 6월 일본 근원 CPI(식품·에너지 제외)는 3.4%로 17개월 만에 최고를 찍어 일본은행(BOJ)에 대한 매파(긴축) 기대가 일부 살아났다.
귀금속 시장도 반응했다. 8월물 금 선물은 +0.39%(온스당 13달러) 오른 1675.20달러, 9월물 은은 +0.42%(0.161달러) 상승 마감했다. 달러 약세, 국채 금리 하락, 월러 이사의 비둘기파 발언, 트럼프발 통상 마찰 우려가 ‘헤지 수요’를 키웠다. 반면 주택·소비 지표 호조는 인상 요인을 일정 부분 상쇄했다.
• 달러 인덱스(DXY)란?
세계 주요 6개 통화(유로·엔·파운드·캐나다달러·스웨덴 크로나·스위스 프랑)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상승하면 달러 강세, 하락하면 약세로 해석한다.
•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파생상품으로, 시장 참가자의 향후 FOMC 기준금리 전망을 반영한다. 가격이 높을수록 금리 하락(인하) 기대가 크다는 의미다.
전문가 관전 포인트
첫째, 월러 이사의 발언은 ‘중립파’ 인사로 분류되는 그가 명시적으로 인하를 지지했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크다. 물가가 목표에 근접했다는 진단은 향후 물가 안정→노동 시장 둔화 확인→점진 완화라는 연준의 로드맵을 앞당길 가능성을 시사한다.
둘째, 최근 발표된 지속적인 주택 시장 회복은 경기 연착륙 시나리오를 뒷받침한다. 착공·허가 모두 증가세를 이어가며 건설 부문의 하방 위험을 줄였다.
셋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차 고율 관세 카드를 꺼내든 것은 2024년 대선 국면에서 보호무역 공약이 다시 부상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은 ‘무역 분쟁→성장 둔화→완화 정책’의 연쇄를 떠올리며 안전자산 선호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넷째, 일본의 근원 인플레이션 상승과 참의원 선거 결과에 따라 엔화의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 BOJ가 YCC(수익률곡선 제어) 정책을 수정할 경우, 글로벌 금리·외환 정합성이 흔들릴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달러가 연준 정책 기대에 민감해진 현재 구간에서는 금리·물가·정책 스피치 등 고빈도 이벤트에 따른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트레이더들은 경제 지표 캘린더와 정책 결정 일정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본 번역·해설 기사는 원문 정보를 토대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독자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