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시장 동향] ICE 선물시장에서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1.17% 하락한 -3.60¢로 마감한 반면, 동일 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는 +1.09% 상승하며 +36달러를 기록했다. 브라질의 빠른 수확 진도가 아라비카 가격을 눌렀지만, 펀드의 과도한 숏 포지션이 로부스타 가격에는 숏 커버링을 촉발했다.
2025년 7월 19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농업 컨설팅업체 사프라스앤메르카두(Safras & Mercado)는 7월 16일 기준 2025/26 시즌 브라질 전체 커피 수확률이 77%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74%와 5년 평균 69%를 모두 상회한다. 품목별로는 로부스타 수확이 93%, 아라비카 수확이 67% 완료됐다.
세계 최대 커피 협동조합인 쿡스페(Cooxupé)도 7월 11일 기준 조합원들의 수확률이 49.3%라고 보고했다. 쿡스페는 브라질 최대 커피 수출 그룹이기도 하다. 이처럼 브라질발 공급 증가 신호가 이어지자 아라비카 가격은 오전 장중 3주 신고점을 형성한 뒤 낙폭을 확대하며 약세 전환했다.
커피 품목별 특징과 용어 해설
아라비카(Arabica)는 고지대에서 재배돼 섬세한 풍미가 특징이며, 전 세계 고급 원두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로부스타(Robusta)는 저지대에서 자라며 카페인이 많고 쌉쌀한 맛이 강한 품종으로, 인스턴트 커피나 에스프레소 블렌딩용으로 수요가 높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상품·파생상품 거래소로, 커피·코코아·설탕 등 소프트 상품 선물을 상장·거래한다.
펀드 포지션 변화도 로부스타 시장에 변동성을 더했다. ICE 유럽 자료에 따르면 7월 15일 기준 로부스타 선물 순숏 포지션은 1,294계약으로 2년래 최대치를 기록했고, 그 결과 숏 포지션 청산이 집중되며 가격이 반등했다.
재고 측면에서는 ICE 감시 로부스타 재고가 5,995 로트로 10개월 최고치까지 불어나 가격에 부담을 주고 있다. 반면, ICE 아라비카 재고는 5월 27일 892,468포대(60kg 기준)의 5.5개월래 고점을 찍은 뒤 7월 18일 814,055포대로 2.5개월 저점으로 감소했다.
수급 변수도 혼재한다. 브라질 커피 수출협회 세카페(CECAFE)는 6월 브라질산 그린커피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31% 감소한 230만 포대라고 발표했다. 세부적으로 아라비카 수출은 27% 줄어든 180만 포대, 로부스타 수출은 42% 감소한 47만6,334포대였다.
정책 리스크도 부각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7월 16일 기자회견에서 “8월 1일부터 브라질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세계 최대 아라비카 생산국인 브라질의 대미 공급 차질 우려를 키웠다.
세계 생산 전망 및 재고 추정
미국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글로벌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2.5% 증가한 1억7,868만8,000포대(60kg 환산)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품종별로는 아라비카가 1.7% 감소한 9,702만2,000포대, 로부스타가 7.9% 증가한 8,165만8,000포대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끝재고는 4.9% 늘어난 2,281만9,000포대로 예측된다.
컨설팅업체 볼카페(Volcafe)는 2025/26 시즌 아라비카 시장이 850만 포대 적자로, 직전 시즌(-550만 포대)보다 적자 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5년 연속 공급 부족이 이어진다는 의미다.
브라질 외에도 베트남의 기후 여건이 중요한 변수다. 베트남은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인데, 2023/24 작황이 극심한 가뭄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한 147만2,000톤으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통계총국은 2024년 커피 수출이 17.1% 줄어든 135만 톤이라고 집계했고,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는 2024/25 생산 전망을 2,650만 포대로 하향했다. 그러나 2025년 1~6월 수출은 4.1% 증가해 94만3,000톤으로 집계돼, 기상 회복 여부가 주목된다.
시장 영향 및 전문가 시각
국내 원두 수입업체 관계자는 “아라비카-로부스타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구간에서는 블렌딩 비중을 조정해 원가를 방어할 여지가 생긴다”면서도 “브라질 관세 변수와 환율 변동성이 커 공급망 위험관리(Risk Management)가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자문사 관계자는 “ICE 로부스타 재고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단기 가격 반등은 제한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베트남 생산 회복세가 확인될 때까지 변동성이 클 것”이라며 “아라비카는 기상 리스크, 로부스타는 재고·펀드 포지션 리스크”로 요약했다.
“브라질 수확 진도가 시장 예상보다 앞서 있지만, 건조한 날씨가 지속될 경우 체리 크기와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 사프라스앤메르카두 애널리스트
결론적으로, 단기적으로는 브라질 빠른 수확과 증가하는 로부스타 재고가 가격을 압박하겠으나, 기후·정책·펀드 포지션 등 복합 변수가 얽혀 있어 가격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헤지 전략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