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세 마감 현황
현지 시각 18일(금)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025년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CLQ25)이 전일 대비 -0.20달러(-0.30%) 하락한 배럴당 66.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달물 RBOB 휘발유(RBQ25) 선물도 -0.0170달러(-0.78%) 떨어져 갤런당 2.1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2025년 7월 1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시장은 개장 직후 달러화 약세와 유럽연합(EU)의 대러시아 추가 제재라는 호재로 상승 출발했으나, 이라크의 쿠르드 자치정부 석유 수출 재개 승인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 폭을 반납했다.
■ 이라크발 공급 확대 우려
이라크 정부는 2023년 3월 이후 중단됐던 이라크-터키 송유관을 통한 쿠르디스탄 지역 원유 수출 재개 계획을 승인했다. 쿠르디스탄 자치정부는 수출 재개 시 일평균 23만 배럴을 국내 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2위 생산국인 이라크의 전체 수출 증가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 EU의 대러 추가 제재
EU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대응해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제품에 대한 14차 제재 패키지를 단행했다. 이번 조치로 러시아 국적 은행 20곳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배제됐으며, Rosneft가 지분을 보유한 인도 대형 정유시설이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다. 또한 이른바 ‘그림자 선대(Shadow Fleet)’로 불리는 러시아 운송 선박 105척이 추가 제재 대상에 오르면서, 총 400척 이상의 선박이 운항 제한을 받게 됐다.
■ 미국 경기 지표 호조
경기 측면에서는 미국 6월 주택 착공이 전월 대비 +4.6% 증가한 132만 1천 호를 기록해 예상치(130만 호)를 웃돌았다. 같은 달 건축허가도 +0.2% 증가한 139만 7천 호로 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여기에 미시간대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61.8로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강한 내수 회복은 에너지 수요 확대 기대를 높였으나, 공급 확대 우려가 이를 상쇄했다.
■ OPEC+ 증산 결정 및 향후 전망
7월 5일 OPEC+는 8월 1일부터 하루 54만 8천 배럴의 추가 증산을 결정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였던 41만 1천 배럴을 상회하는 수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향후에도 유사한 규모의 증산을 시사하며, 카자흐스탄·이라크 등 할당량을 초과 생산해온 회원국을 압박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OPEC+는 2026년 9월까지 220만 배럴의 감산분을 단계적으로 모두 복원할 계획이다.
다만 블룸버그는 지난주 OPEC+ 내부 논의에서 10월 이후 증산을 ‘일시 중단(pause)’하는 방안이 거론됐다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4분기에는 일평균 100만 배럴 규모로 재고가 누적돼, 2025년 4분기에는 글로벌 수급이 수요 대비 1.5% 초과 공급 상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 재고·시추 지표
미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보고서(7월 11일 기준)에 따르면 미국 원유 재고는 385만 9천 배럴 감소해 3주 만에 첫 감소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휘발유 재고는 339만 9천 배럴, 중간유(디스틸레이트) 재고는 417만 3천 배럴 각각 증가했다. 현재 원유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8.0%, 디스틸레이트 재고는 무려 -21.1%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한 세계 원유 부유식 저장량은 7월 11일 기준 전주 대비 4.6% 감소한 7천 8백 3만 배럴로 집계됐다(Vortexa 집계). 한편 Baker Hughes는 같은 주 미국 내 가동 중인 원유 시추기 수가 422기로 2기 감소, 3.75년 만에 최저치라고 밝혔다.
■ 용어 해설
RBOB(리포머블렌드옥탄블렌드) 휘발유는 미국 동부 PADD1 지역에서 주로 거래되는 표준 휘발유 선물로, 여름철 휘발유 규제 기준에 맞춰 산화제를 첨가하기 전에 거래된다.
SWIFT는 전 세계 200여 개국 금융기관이 사용하는 국제결제망이다. 특정 은행이 SWIFT에서 배제되면 달러 기반 국제 송금이 실질적으로 차단된다.
OPEC+는 기존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러시아·카자흐스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이 추가로 결성한 협의체로,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45%를 통제한다.
■ 기자 관전평
단기적으로는 쿠르드 지역 수출 재개와 OPEC+ 증산이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재고 감소세와 미국 시추기 감소가 하방 경직성을 제공할 전망이다. 시장은 9월 OPEC+ 회의에서 증산 ‘일시 중단’ 여부를 주시하며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급 과잉 구간에서 단순 숏 포지션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정유·석유화학의 계절적 성수기와 지정학 리스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