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 중국 A주에 미칠 영향은? UBS 분석

달러화가 완만한 하향 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중국 본토 주식시장(A-주)으로 쏠리고 있다.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달러 약세는 전 세계 주식시장, 특히 신흥국(EM)에 긍정적”이라며 그 효과와 한계를 동시에 짚었다.

2025년 7월 19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UBS는 지난 10년간 데이터를 토대로 DXY(달러인덱스)10% 하락할 때마다 신흥국 주식의 상대 성과가 9%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고 계산했다. 다만 이러한 상관관계가 중국 A-주에는 제한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달러인덱스(DXY)는 미국 달러 가치를 6개 주요 통화 대비로 산출한 지수다.1 일반 투자자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글로벌 매크로 환경을 가늠하는 대표적 바(Barometer)로 활용된다. EM은 Emerging Markets의 약자로, 일반적으로 선진국 대비 성장 잠재력은 높지만 변동성도 큰 국가들을 통칭한다.


외국인 보유 비중, 고작 3.4%
UBS는 “2025년 1분기 말 기준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A-주 시가총액 비중은 3.4%에 불과하다”라며 “달러 약세로 인한 외국인 자금 유입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한 A-주는 MSCI China 지수 내 비중도 17%에 머물러 글로벌 패시브 자금의 자동 편입 효과 역시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부채 구조 관점에서는 달러 표시 차입금 비중이 높은 가전, 운송, 비철금속, 전자 업종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달러 약세로 차입 비용이 낮아지면 순이익률 개선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A/H 프리미엄’은 무엇인가
A/H 프리미엄은 상하이·선전거래소에 상장된 A-주와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동일 기업의 H-주 가격 차이를 의미한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15년간 A/H 프리미엄과 DXY 간 상관계수는 0.83에 달한다”면서 “직접적인 환율 효과보다는 온·오프쇼어 유동성 차이가 프리미엄을 좌우했다”고 설명했다.

“HKD가 USD와 페그(고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 강세 국면에서 A/H 프리미엄이 확대되는 것은 홍콩 시장의 유동성 우위에 기인한다.” — UBS 보고서

최근 글로벌 펀드 자금이 신흥국 지수 비중이 높은 H-주로 유입되는 반면, 본토 A-주 유동성은 여전히 제약되어 있다. 이로 인해 달러 약세가 이어지더라도 프리미엄이 크게 축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반기 전망: ‘바닥권’ 유지 가능성
UBS는 “2025년 하반기 A/H 프리미엄이 중기 밴드의 하단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홍콩으로 향하는 ‘남향 자금(Southbound flow)’은 급증했지만, A-주로의 신규 유입은 제한적이어서 달러 약세가 가져올 추가 랠리는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온쇼어 유동성을 확충하거나 MSCI 지수 편입 비중을 확대하는 정책적 변화를 단행하지 않는 한, 달러 약세만으로는 중국 본토 주식의 구조적 리레이팅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전문가 진단과 시사점
첫째, 달러 약세가 전 세계 리스크 자산에 훈풍을 불어넣는 현상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만, 중국 A-주 특유의 낮은 외국인 지분 구조가 그 효과를 상쇄한다.
둘째, H-주와 A-주 간 유동성 격차가 달러 지수 움직임보다 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셋째, 달러 표시 부채가 많은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업 실적 개선이 발생할 경우,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달러 약세는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 실질적인 A-주 랠리를 기대하려면 온쇼어 자금 확대, 규제 완화, 지수 편입 확대 등 다층적인 촉매가 동반돼야 한다는 것이 다수 애널리스트들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