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런던 설탕 선물가, 주간 상승폭 확대
10월물 뉴욕 ICE 원당 #11(SBV25)은 전장 대비 0.08센트(+0.48%) 오른 파운드당 16.63센트에, 10월물 런던 ICE 백설탕 #5(SWV25)는 3.70달러(+0.76%) 상승한 톤당 489.90달러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번 주 들어 원당은 1.5개월, 백설탕은 1.75개월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가격 움직임의 배경에는 세계 설탕 수요가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징후가 자리 잡고 있다.
2025년 7월 19일,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이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한 42만 톤으로 집계됐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각) “코카콜라사가 미국 내 판매 음료에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 대신 사탕수수 설탕(cane sugar)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해당 조치가 실현될 경우 미국의 연간 설탕 소비량이 현재 1,100만 톤에서 4.4% 늘어난 1,150만 톤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공급 축소 요인: 브라질·ISO·기상 변수
가격 지지 요인으로는 브라질의 생산 감소가 가장 두드러진다.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UNICA)는 15일 “2025/26년 브라질 중남부 지역 누적 설탕 생산량이 6월 기준 전년 대비 14.3% 감소한 1,224만 9,000톤”이라고 발표했다. 또 브라질 농업공급회사 코납(Conab)은 한 달 전 내놓은 보고서에서 “2024/25 브라질 설탕 생산은 전년 대비 3.4% 감소한 4,411만 8,000톤”으로 추정했다. 가뭄과 폭염에 따른 수확량(yield) 하락이 원인이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년도 세계 설탕 공급 부족 규모를 547만 톤으로 상향(2월 전망 488만 톤) 조정했다. 이는 9년 만의 최대 수준으로, 전년도 131만 톤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된다는 의미다.
◆ 다시 부각되는 공급 과잉 시나리오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과잉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 6월 30일 국제 상품 중개사 차르니코프(Czarnikow)는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시장이 750만 톤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8년 만의 최대 흑자 규모다.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연례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은 전년 대비 4.7% 늘어난 1억 8,931만 8,000톤, 소비는 1.4% 증가한 1억 7,792만 1,000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써 2025/26 기말 재고는 7.5% 증가한 4,118만 8,000톤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인도·태국의 증산 전망이 공급 과잉 시나리오를 뒷받침한다.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연맹(NFCSF)은 6월 2일 “2025/26 인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 톤”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인도설탕공업협회(ISMA)가 집계한 2024/25 생산량 2,620만 톤(5년 만의 최저) 대비 큰 폭의 반등이다. ISMA는 또 7월 7일 “지난 10월 1일~5월 15일 누적 생산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2,574만 톤”이라고 전했다.
인도 기상청(IMD)은 “올해(6~9월) 몬순 강수량이 평년 대비 9% 많았다”면서 7월에도 ‘정상 이상’ 강수를 예보해 작황 개선 전망을 뒷받침했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 태국 설탕 생산이 14% 증가한 1,000만 톤”이라며 회복세를 확인했다. USDA 해외농업국(FAS) 역시 “2025/26 태국 생산이 2% 늘어난 1,030만 톤”을 예상했다.
◆ 시장 진단 및 전망
NY 원당은 불과 2주 전 4년 3개월 만의 최저가를 찍은 뒤 급반등했다. 단기간 급등은 숏 커버링(공매도 환매) 성격이 짙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중국·미국 등 주요 소비국의 수요 모멘텀이 실질적으로 뒷받침되고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17~18센트대 안착 여부를 중기 방향성의 분수령으로 지목한다.
반면 생산·재고 지표는 2025/26년부터 다시 공급 초과로 전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브라질의 기상 변수, 인도·태국의 몬순 강수 추이는 하반기 가격 흐름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용어 설명]
ㆍ원당(#11): 원당(原糖) 선물은 사탕수수 원료당을 대상으로 하며 뉴욕 ICE에 상장돼 있다.
ㆍ백설탕(#5): 정제된 백설탕 선물로, 런던 ICE에서 거래된다.
ㆍMT(메트릭 톤): 미터법 기준 톤(1,000kg) 단위.
ㆍ고과당 옥수수 시럽(HFCS): 옥수수를 가공해 만든 감미료로, 미국 음료 산업에서 설탕 대체재로 널리 사용돼 왔다.
◆ 기자 코멘트
수급 구조가 짧은 주기로 반복되는 ‘부족 → 흑자 → 부족’ 사이클에 접어든 가운데, 수요 변수(중국·미국)와 공급 변수(브라질 기후·인도 몬순)가 엇갈리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투자자라면 국제설탕기구(ISO)·USDA·IMD 등 기관별 월간 보고서를 면밀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국제 원유 가격 및 브라질 에탄올 혼합비 정책 변화가 사탕수수 배당 비율에 영향을 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단기 반등에도 불구하고 2025/26 시즌 공급 과잉이 확인되면 하락 압력이 재개될 수 있다”
는 점에서, 선물·옵션 포지션 관리에 보수적 접근이 요구된다.
※ 이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바차트 및 작성자 리치 아스플런드(Rich Asplund)는 해당 종목에 직·간접 투자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