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제품 전반에 최소 15~20%의 일괄 관세를 요구하며 무역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관세가 실제 발효될 경우 미국 경제·주식시장·연준 통화정책, 나아가 글로벌 공급망까지 구조적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다음 글에서는 객관적 통계와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1년 이상 지속될 장기 파급효과를 다층적으로 조명한다.
1. 관세 카드 재등장 – 배경과 타임라인
- 2024.04.02 : 트럼프, 모든 수입품 10% 관세 ‘해방의 날’ 선언.
- 2025.07.18 : 최소 15~20% 관세 압박 보도 → 협상 재교착.
- 2025.08~09 : 미국·EU 협상 시한(8월 1일)과 美 대선 경선 일정이 중첩.
트럼프 캠프는 “유럽의 대미 무역흑자(2024년 기준 2,310억달러)가 과도하다”며 압박 논리를 강화하고 있다. EU는 영국식 10% 기본관세+전략산업 예외 모델을 선호하지만, 미 측은 20% 바닥선을 고수 중이다.
2. 데이터로 본 양측 무역 구조
항목(2024) | EU→美 수출 | 美→EU 수출 | 관세 부과 시 타격률* |
---|---|---|---|
자동차·부품 | $1460억 | $126억 | 高(>25%) |
기계·설비 | $940억 | $710억 | 중 |
화학·제약 | $880억 | $690억 | 중 |
명품·패션 | $620억 | $58억 | 高 |
농산물·식음료 | $280억 | $195억 | 低 |
*타격률은 대체 공급 용이성·관세 전가 가능성·가격탄력성 추정치를 종합한 필자 계산.
3. 시나리오 플래닝 – 3가지 경로
시나리오 A|부분 합의(관세 5~10%)
- GDP 타격 : –0.15%p(미), –0.10%p(EU)
- 물가 영향 : 소비자물가 0.3%p 상승 → 연준 9월 인하 지연
- 금융시장 : S&P500 PER 1% 디레이팅, 유로/달러 1.12 유지
시나리오 B|트럼프안 관세 15~20% 전면 시행
- 미 실질 GDP : 1년차 –0.6%p, 2년차 –0.8%p
- 헤드라인 CPI : +1.2%p(9개월 내)
- 연준 대응 : 금리 동결→재인상 가능성 30% (Fed펀드선물 시뮬레이션)
- 기업이익 : S&P EPS –5%(자동차 –18, 럭셔리리테일 –12, 에너지 +2)
- 환율 : 달러DXY –3%(쌍방 보복관세 가정), 美 10년물 +25bp
시나리오 C|협상 결렬+EU 보복(15%)+WTO 제소
- 세계 교역량 : –2.3%(WTO 공급모델)
- 美·EU 제조업 PMI : 45선 하락(수축 국면 재진입)
- 리쇼어링 가속 : 멕시코·캐나다→대미 수출 8% 증가(관세회피 전략)
4. 장기(1~3년) 거시 변수별 해석
4-1) 성장(GDP)
글로벌 밸류체인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의료기기·고급기계가 재고조정에 돌입, 투자 사이클이 2~3분기 후행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 상무부 BEA 투입-산출표에 따르면 EU 부품 투입비율이 15% 이상인 美 제조업 부가가치는 약 4,300억달러(GDP의 1.5%). 관세 20%가 전액 가격 전가 되면 해당 산업 마진은 평균 350bp 축소된다.
4-2) 물가·금리
관세는 일종의 세금이므로 6~9개월 래그를 두고 CPI·PPI에 반영된다. 과거 2018~2019 대중(對中) 관세 국면에서 필자는 500억달러 규모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했을 때 헤드라인 CPI가 누적 0.35%p 상승한 점을 계량모델에 반영했다. 15~20% 대EU 관세의 CPI 기여도는 0.9~1.2%p로 추정된다. 금리 스왑 시장은 물가 기대 상단 리프라이싱에 따라 5년 BEI(물가연동채) 30bp 상승, Fed의 첫 인하 시점을 최소 6개월 후로 늦출 것으로 예상한다.
4-3) 고용·임금
쇠퇴산업 고용 축소(자동차) vs 리쇼어링·물류·멕시코 수입대체 고용 증가가 상쇄될 가능성. 전체적인 실업률 영향은 제한적(-0.2~0.3%p)이나 임금-물가 스파이럴 가능성은 커진다.
5. 섹터·산업별 세부 영향
자동차·부품
GM·포드 – 유럽 OEM 부품(변속기·ECU) 수입 비중이 높아 마진 압박. 반면 테슬라는 자체 기가팩토리 로컬 소싱이 높아 상대적 방어. 투자 아이디어: 멕시코 Tier-1 공급사(Nemak 등) 장기 수혜.
명품·패션
LVMH, 케어링, 리치몬트 등 EU 본사 브랜드는 미국 소비자의
가격탄력성(E→–1.8)이 높아 판매량 감소 우려. 미국채 10년물+달러 강세가 겹치면 환차손까지 부담. 대안: 버버리·티피코·카프리 등 가격대가 낮은 ‘프리미엄’ 세그먼트 역설적 수혜.
에너지·LNG
EU가 러시아산 가스 대체를 위해 미국산 LNG 수입 확대 의무를 수용할 경우 셰브론·첼니어에너지 장기 계약 모멘텀. 파이프라인 건설주 A-Ticker 들 동반 수혜.
반도체·기술장비
ASML·노드ICS 등 EU 장비 대미 수출에 비용 증가→미국 내 생산 이전 압력 커짐. TSMC 애리조나 공장과 인텔 파운드리 경쟁 심화. 관련 CAPEX 확대 전망.
농산물·식품
미국산 대두·옥수수·목축육 수출 12% 증가 가정 시,
아처다니엘스(ADM), 카길 비상장, 벙지(Bunge) 현금흐름 개선. 반면 EU산 올리브유·치즈 가격 급등으로 소비 대체 발생.
6. 투자 포트폴리오 전략 – 필자 제언
6-1) 매크로 헷지
- 달러인덱스(DXY) 풋 옵션 – 관세발 물가+무역흑자 축소 → 달러 약세.
- 금·은 –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실질금리 하락 국면 보호.
- 30년 미 국채 숏 – 성장 둔화보다 물가 우려가 크면 장기금리 ↑.
6-2) 섹터별 바벨 전략
① 공급망 리스크 직격 자동차·명품·항공기 OEM 비중 축소.
② 리쇼어링·친환경 인프라 수혜: 멕시코·캐나다 제조주·LNG·철강.
6-3) 인플레이션 베타 낮은 주식
헬스케어·생활필수품·R&D 집약 SW — 규제보호·고정비 구조가 유리.
7. 연준과 재정정책 – 동상이몽
연준은 ‘데이터 의존적’ 기조를 유지할 것이나, CPI가 1%p 추가 상승할 경우중립금리 재조정 논쟁이 재점화될 것. 재정 측면에서 관세 수입은 첫해 약 730억달러(비관세 시나리오 대비) 증가 예상. 그러나 경기 둔화로 법인세·소득세가 감소해 순재정 효과는 –0.2%p로 추정된다. 즉, 관세는 재정 흑자를 만드는 ‘마법’ 해법이 아니다.
8. 결론 – ‘뉴 머천티리즘’과 투자자의 대응
트럼프의 관세 드라이브는 단순 전술 카드가 아닌 ‘구조적 뉴 머천티리즘’의 서막일 가능성이 높다. EU뿐 아니라 동맹·신흥국에도 점진적 압박이 확대되면 글로벌 교역 패러다임은 G2 중심 → G3~G4 블록화로 재편될 것이다. 투자자는 무역블록 경계 효과를 고려해 공급망 다변화 기업, 근거리 생산국(멕시코·동유럽), 그리고 디지털 무역·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섹터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합리적이다.
궁극적으로 관세는 ‘과세 없는 보호주의’가 아니라 인플레이션 조세다. 중앙은행·정부·기업·투자자 네 축이 복합적으로 맞춰진 균형점을 찾기 전까지,장기(1~3년) 고변동성 시장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에 대비해 유동성 관리·통화 분산·실물자산 일정 비중 유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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