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NTSB 의장, 에어인디아 추락 보도 ‘추측·시기상조’ 지적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의장 제니퍼 호멘디에어인디아 보잉 787 드림라이너 추락 사고를 둘러싼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해 “시기상조이자 추측성 해석”이라고 경고했다. 호멘디 의장은 사고 조사 초기 단계에서 단정적 결론을 내리는 것은 공공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5년 7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발언은 로이터통신이 전날 전한 조종실 음성 녹음(CVR) 관련 보도 이후 나왔다. 해당 보도는 “기장이 사고 직전 연료 차단 스위치를 조작했다”는 미국 당국자들의 초기 평가를 전하며 국제 항공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사고는 2025년 6월 12일, 인도 북부 상공을 비행하던 에어인디아 787-8 편이 갑작스레 추락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260명 전원이 사망했으며, 인도 정부 소속 항공기 사고 조사국(AAIB)과 미국 NTSB가 공동 조사에 착수했다.

인도 AAIB가 지난주 발표한 예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직전 조종실에서는 ‘상당한 혼란’이 있었으며, 특히 엔진 연료 차단 스위치(Engine Fuel Cut-Off Switch) 위치와 관련한 절차적 의문이 다시 제기됐다. 해당 스위치는 비상 상황에서 엔진으로 가는 연료 흐름을 즉시 차단하기 위해 설계된 장치다.

로이터통신은 7월 17일자 보도에서 “조종실 음성 녹음 분석 결과, 기장이 엔진 연료 공급을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는 미국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했다.

그러나 호멘디 의장은 “단일 정보원만으로 사건의 원인을 섣불리 규정하면 조사 신뢰성이 훼손된다”고 반박했다.

사고기 제작사인 보잉(Boeing), 추진계통 공급사 GE 에어로스페이스, 운항사 에어인디아, 감독기관 인도 민간항공총국(DGCA)AAIB는 현재까지 언론의 질의에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호멘디 의장은 “대형 항공사고 조사에는 통상 수개월에서 수년이 소요된다”며, NTSB가 AAIB의 조사 활동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 용어·배경 설명

  • NTSB: 미국 연방 독립 기관으로 교통수단 사고 원인 규명 및 재발 방지 권고를 담당한다.
  • AAIB(인도): 항공사고를 조사하는 인도 정부 산하기관으로, 영국 AAIB와는 다른 조직이다.
  • 보잉 787 드림라이너: 탄소복합재를 대폭 채택해 연비 효율을 높인 중·장거리용 광동체 항공기. 아직 일부 시스템 배치가 논란이 되고 있다.
  • 엔진 연료 차단 스위치: 화재·역추진 등 긴급 상황에서 엔진으로 유입되는 연료를 즉시 차단하기 위해 사용된다. 잘못 조작 시 추진력을 잃어 기동 불능에 빠질 수 있다.

■ 기자 해설 및 전망

호멘디 의장의 이례적으로 강경한 메시지는, 항공안전 조사에서 신뢰성과 절차적 투명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시사한다. 260명이 숨진 초대형 참사인 만큼, 정밀 데이터 분석다각적 국제 공조가 필수적이다. 보잉 787의 설계·운영 절차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결과에 따라 절차 개정이나 장비 재설계 등 광범위한 후속 조치가 예상된다.

또한 이번 사고는 조종실 인간공학 설계 문제를 재조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위치 위치가 직관적이지 않을 경우 조종사 오작동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한다. 향후 조사 결과가 인적 요인(Human Factors)시스템 설계 결함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항공산업 전반의 설계 기준이 바뀔 수도 있다.

현재 AAIB와 NTSB는 비행자료기록장치(FDR), 조종실 음성 녹음, 잔해 분석 등을 통해 기계·인적·환경적 변수의 상관관계를 검증 중이다. 향후 중간 보고서가 공개되면 원인 규명 속도가 가속화될 전망이지만, 최종 보고서는 수년 이후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호멘디 의장의 발언은 “근거 없는 속보 경쟁이 유가족과 대중의 불안만 가중시킨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업계와 언론이 조사의 객관성을 존중하면서도, 안전 개선을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균형 감각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