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설탕 수요 회복 조짐에 가격 반등…중국·미국 수입 확대와 브라질 생산 감소가 촉매

[설탕 선물 시세 상승] 18일(현지 시각) 뉴욕 ICE 10월 인도 원당 11호(SBV25) 가격은 전일 대비 0.12센트(+0.72%) 오른 파운드당 16.74센트로 장중 1.5개월 만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만기 런던 ICE 백설탕 5호(SWV25)도 4.30달러(+0.89%) 상승한 톤당 487.30달러에 거래돼 1.75개월 만의 고점을 찍었다.

2025년 7월 18일, 나스닥닷컴이 인용한 상품시장 플랫폼 바차트(Barchart)의 보고에 따르면, 최근 국제 설탕 가격 반등은 글로벌 수요 회복 신호생산 감소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중국과 미국의 추가 수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 중국·미국발 수요 급증 시그널
중국 세관 당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월 설탕 수입량은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한 42만 t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 제당업계가 재고 보충에 나선 데다, 하반기 소비 성수기를 대비한 선제적 구매가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7일 플로리다 연설에서 “코카콜라가 미국 내 판매 음료에 고과당 옥수수 시럽(HFCS) 대신 사탕수수를 쓰기로 합의했다”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해당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내 연간 설탕 소비량이 1,100만 t에서 1,150만 t로 4.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 브라질 생산 차질…센터사우스 누적 생산 14.3%↓
세계 최대 설탕 생산·수출국 브라질에서도 공급 불안 요소가 부각되고 있다.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UNICA)는 15일 보고서에서 2025/26 마케팅연도(4월~다음 해 3월) 센터사우스 지역 누적 설탕 생산량이 1,224만 9,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6월 브라질 농업공급회사(CONAB)는 2024/25년 브라질 설탕 생산량이 4,411만 8,000t으로 3.4% 줄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가뭄과 고온으로 사탕수수 단수(단위 면적당 수확량)가 떨어진 것이 주된 원인이다.


◇ 중·장기 공급 과잉 시나리오 여전
반면 최근 3개월간 설탕 선물 가격은 4년여 만의 저점까지 밀렸던 이력이 있다. 상품 트레이더 차르니코프(Czarnikow)는 6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글로벌 설탕 공급이 750만 t 잉여를 기록해 8년 만의 최대 흑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전 세계 설탕 생산량이 1억 8,931만 8,000t으로 4.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기말 재고 역시 7.5% 늘어난 4,118만 8,000t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 인도·태국 생산 회복이 하방 압력
세계 2위 생산국 인도는 6월 2일 전국협동조합제당연맹(NFCSF)2025/26년 생산량을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 t로 제시했다. 이는 2024/25년 26만 2,000t으로 5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뚜렷한 회복세다. 같은 기간 인도설탕제조협회(ISMA)는 10월 1일~5월 15일 생산량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2,574만 t라고 집계했다. 그러나 인도기상청(IMD)이 6월 강수량이 평년 대비 9% 많았다고 발표하고, 7월 역시 우기 강수량이 ‘평년 이상’일 것으로 예보하면서 수확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태국도 5월 2일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2024/25년 설탕 생산량이 1,000만 t으로 14% 증가했다고 발표, 공급 확대 압력을 더했다.

◇ ISO, ‘9년 만의 최대 적자’ 전망…단기 가격 지지 요인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보고서에서 2024/25년 세계 설탕 수급이 547만 t 적자를 기록해 9년 만에 최대 공급 부족이 나타날 것으로 상향 조정했다. 직전 2월 전망치(-488만 t)보다 적자 폭을 키우면서 단기 공급 타이트(빡빡함)를 재확인했다.


◆ 용어·기관 해설
* UNICA :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 브라질 센터사우스 지역 제당·에탄올 공장의 통계를 취합한다.
* HFCS : High-Fructose Corn Syrup, 고과당 옥수수 시럽. 옥수수 전분을 효소로 분해해 만든 액상감미료로, 북미 음료업계가 설탕 대체재로 사용해 왔다.
* ISO : International Sugar Organization, 국제설탕기구. 87개 회원국이 참여해 설탕 수급 데이터를 집계·발표한다.

◇ 기자의 시각
현재 시장은 단기적 공급 부족중·장기 공급 과잉이라는 상반된 재료가 공존한다. 중국·미국발 수요 확대, 브라질 수확 차질, ISO 적자 전망은 가격 상승을 지지하지만, 인도·태국 생산 회복과 USDA·Czarnikow의 흑자 예상은 반대편에서 버티고 있다. 결국 향후 3~6개월간 모멘텀은 브라질 기상 여건과 중국 수입 지속 여부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라면 비수기(북반구 여름철) 이후 물량 조절과 헤지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 본 기사에서 인용된 수치와 전망은 원문 자료(바차트·USDA·ISO 등)를 바탕으로 하며, 필자는 기사 작성 시점에 관련 선물·옵션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