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 상장사 Sarepta Therapeutics(티커: SRPT)의 주가가 18일(현지시간) 장중 30% 이상 급락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표적인 듀센근이영양증(DMD) 치료제 ‘Elevidys’의 향후 판매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소식이 직접적인 촉매였다.
2025년 7월 18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FDA)은 샤랩타 측에 ‘Elevidys’ 출하를 자발적으로 중단할 것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FDA 관계자는 “제품 안전성에 관한 추가 자료가 확보될 때까지 유통을 멈추기를 권고했다”고 말했다.
“FDA는 Elevidys와 연관된 사망 사례 두 건을 조사 중이며, 해당 치료제의 시장 존치 여부를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1 — Marty Makary FDA 커미셔너, Bloomberg 인터뷰 中
앞서 두 건의 환자 사망이 Elevidys 투여와의 연관성을 의심받았고, 샤랩타는 별도 임상 단계에 있는 다른 실험적 유전자 치료제에서도 세 번째 사망을 보고했다. 안전성 우려가 커지면서 규제기관의 ‘잠정 중단’ 요청이 현실화된 셈이다.
1. Elevidys는 어떤 치료제인가?
Elevidys는 AAV(아데노연관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해 미니 디스트로핀 유전자를 근육 세포에 전달, 단백질 결핍으로 진행성 근육 약화를 겪는 DMD 환자의 운동 기능을 개선하도록 설계됐다. 2023년 6월, FDA는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 제도를 통해 이 치료제를 만 4~5세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승인했다. 가속 승인은 중대한 미충족 의료수요가 있을 경우 잠정 허가를 부여하되, 사후 확증 임상을 통해 효능·안전성을 입증해야 하는 제도다.
따라서 사후 데이터는 심사 연장의 열쇠다. 전문가들은 “임상 3상 EMBARK 시험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지 않으면 최종 취소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2. 주가·시장 반응
뉴욕증권거래소(NYSE) 시간 외 거래에서 SRPT는 한때 -33%까지 빠지며 시가총액 약 40억 달러가 증발했다. 2025년 들어 전반적인 바이오테크 주식이 반등세를 보였지만, 안전성 이슈가 불거진 기업은 예외 없이 급락 패턴을 반복했다. 투자자들은 ‘FDA 태도 변화’와 ‘유전자 치료제의 위험-보상 균형’을 주목하고 있다.
△ 기관투자가 시각 —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신규 자금 유입이 주춤해질 수 있다”며 보수적 접근을 주문했다. 반면 장기적 치료가치에 베팅하는 진영은 “확증 임상 데이터가 결정적 분수령”이라고 본다.
3. FDA 조사 절차
FDA는 의약품 안전관리국(Office of Surveillance and Epidemiology) 및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와 협력해 ‘사망 사례 인과성’을 파악하고 있다. 조사 방식은 ①환자 의무기록 검토, ②유전적·환경적 요인 분석, ③동일 투여군 내 이상반응 빈도 비교 등이다.※초기 평가가 완료될 때까지 회사 측이 자발적으로 출하를 멈출 경우, 강제 리콜보다는 신속 재개 가능성이 크다.
4. 위험과 기회—전문가 진단
국내외 희귀질환 전문의들은 “DMD는 치료 옵션이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근본 원인에 접근한 유전자 치료제는 여전히 ‘게임 체인저’ 잠재력을 지닌다”고 평가한다. 다만 “전신 스테로이드 투여·면역억제 병용 등 관리 프로토콜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용량 AAV 바이러스가 전신에 퍼질 경우 심각한 면역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음”을 경고한다.
필자 분석으로는, 임상 현장에서의 실사용 데이터(Real-World Evidence)가 확보되면 치료 혜택 대비 위험이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다. 샤랩타는 전문 인력 확충과 ‘위성 제조 네트워크’를 구축해 생산 공정을 표준화하는 한편, 면밀한 Pharmacovigilance(의약품 감시) 체계를 가동하는 것이 향후 신뢰 회복의 관건으로 보인다.
5. 국내 투자자·환자에게 주는 시사점
국내에서도 한미약품, 엔비티 등 다수 기업이 AAV·LNP 기반 유전자 치료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FDA의 엄격한 후속 관리는 글로벌 레퍼런스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따라서 국내 임상 설계 시 초기부터 장기 안전성 관찰을 내재화해야 규제 허들을 효과적으로 넘을 수 있다.
또한 DMD 부모 커뮤니티는 해외 승인 약제 접근을 기대해 왔지만, 이번 사건은 “빠른 승인과 환자 안전 간 균형”이라는 고전적 딜레마를 재조명한다. 전문가들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MFDS) 역시 사후관리 강화 로드맵을 검토 중”이라며 신중한 낙관론을 제시한다.
■ 어려운 용어 해설
AAV 벡터: 무해한 바이러스 껍질에 치료 유전자를 삽입해 환자 세포까지 전달하는 운반체.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 ‘조건부 허가’로도 불리며, 중증 질환의 신약을 확증 임상 이전에 시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
Pharmacovigilance: 시판 후 의약품 이상사례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해 위험을 최소화하는 활동.
샤랩타는 CNBC 질의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FDA의 최종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Elevidys의 상업적 미래는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유전자 치료 기술 자체가 아닌, 특정 프로토콜과 용량 조절 문제가 핵심”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섣부른 비관론을 경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