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에너지 메이저 BP(NYSE:BP)가 미국 전력 인프라 운영사 LS파워에 자사의 미국 육상 풍력 사업부를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회사 측은 거래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025년 7월 18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BP의 지속적인 자산 매각(divestment)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BP는 최근 실적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부채 감축과 현금흐름 확대, 그리고 석유·가스 사업으로의 회귀라는 대대적 전략 전환을 선언한 바 있다.
BP는 2024년 말까지 30억~4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처분하고 2027년까지 총 200억 달러어치를 매각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머리 오킨클로스(Murray Auchincloss) 최고경영자(CEO)가 내놓은 이 계획은 투자자들의 압박 속에서 도출된 것이다.
HSBC의 애널리스트 킴 푸스티어(Kim Fustier)는 “
보도자료에 거래 대가가 명시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해당 자산 포트폴리오가 일반적인 육상 풍력 자산 가치 배수보다 낮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올해 안에 매각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추가 자산 처분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BP는 2025년 3월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NYSE:APO)와 10억 달러 규모로 아제르바이잔과 터키를 잇는 TANAP(Trans-Anatolian Natural Gas Pipeline) 가스 파이프라인 투자 지분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에 매각되는 bp Wind Energy는 거래 완료 후 LS파워의 자회사 Clearlight Energy의 포트폴리오에 편입되어 운영될 예정이다. 해당 사업부는 10개의 가동 중인 풍력발전 자산으로 구성되며, 총 발전용량은 1.7GW(기가와트)에 달한다.
거래 소식이 전해지자 런던 증시에 상장된 BP 주가는 1.9% 상승했으며, 다른 에너지 기업 주가도 국제 유가 상승세를 따라 동반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 용어‧배경 설명
육상 풍력(Onshore Wind)은 바다(해상) 대신 육지에 설치된 풍력발전 설비를 말한다. 투자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고 유지‧관리 접근성이 좋은 반면, 풍속이 일정하지 않아 발전 효율이 해상 풍력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TANAP 파이프라인은 아제르바이잔 쇠단 가스전을 터키 서부로 연결하는 1,850km 길이의 가스 수송 인프라다. 유럽연합(EU)의 에너지 다변화 전략에서 핵심 축을 담당하며, 연간 최대 31억 입방피트(bcf)의 가스를 수송할 수 있다.
LS파워(LS Power)는 미국 전역에서 전력망 구축, 발전소 운영, 재생에너지 개발 등을 수행하는 민간 전력 인프라 기업이다. 자회사 클리어라이트 에너지는 특히 청정에너지 및 저장 설비 포트폴리오를 확대 중이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대체투자(PEF·사모펀드) 운용사로, 인프라·부동산·기업인수·신용상품 등에 적극 투자한다.
이번 거래는 BP가 한때 집중했던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며, 전통적인 석유·가스 사업 수익성 회복에 무게추를 다시 맞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span style=”color:#B22222;”〉투자자들은 단기적인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분위기〈/span〉가 이어져 왔으며, BP 역시 이 같은 기조에 발맞추는 모양새다.
한편, BP는 2020년대 초반 ‘탄소 중립(Net Zero)’을 선언하며 대규모 재생에너지 확장을 발표했으나, 고금리와 공급망 차질 등으로 수익성이 예상보다 부진했다. 이번 육상 풍력 매각이 향후 재생에너지 전략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