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A 리서치 “무역전쟁 충격 아직 시작 단계…완화된 금융여건이 미국 소비 방어할 것”

대규모 관세 전쟁의 여파가 미국 경제 전반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금융시장 완화가 내수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세계적인 투자 전략 자문사 BCA 리서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수개월째 지속된 긴장 완화로 자금 조달비용이 낮아지면서 소비·투자 심리가 동반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5년 7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BCA 리서치는

“미국 경제의 향방은 아직 상반된 힘의 균형에 달려 있다”

며 당분간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보고서는 먼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행한 ‘상호주의 관세’(reciprocal tariffs)를 거론했다. 경제학자들은 해당 관세가 물가 상승을 자극하고 기업 활동을 둔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꾸준히 지적해 왔다. 실제로 6월 소비자물가(CPI)는 시장 예상과 대체로 부합했으나, 특정 수입품 가격은 관세 부과 이후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8월 1일 관세 발효 시한 임박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8월 1일의 새 관세 적용 시점을 앞두고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백악관은 “시한 이전 일부 국가와 개별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현재까지 영국·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과는 예비적 합의에 도달했다. 반면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주요 교역 상대국은 아직 협상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동시에 미 경제지표는 탄탄한 흐름을 이어 가고 있다. 7월 17일 발표된 소매판매는 시장 전망을 웃돌았고, 같은 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예상을 하회했다. BCA 리서치는 “4월 중순 이후 금융여건(Financial Conditions Index)이 완화된 점이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낮아진 국채 수익률과 신용스프레드 축소가 기업·가계의 차입 부담을 경감시켜 소비 및 설비투자 확대를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골디락스 시나리오’ 가능성…그러나 확률은 제한적

BCA 리서치는 “무역전쟁 충격이 전면화되기 전에 금융완화 효과가 이를 상쇄한다면 미국 경제는 과열도 침체도 아닌 ‘골디락스(Goldilocks) 상태’에 머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디락스는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정 성장·물가 환경’을 뜻하는 경제학 은어다. BCA는 “완충 효과가 미국·독일·중국의 재정 부양책과 맞물릴 경우 균형 유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하면서도, “해당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것이라 장담할 수는 없다”며 신중론을 부연했다.

따라서 기관은 주식 비중을 소폭 언더웨이트(시장 대비 낮춤)하되, 경기침체(recession) 신호가 명확히 확인될 때까지는 방어적 포지션을 과도하게 확대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경기침체의 ‘백안(白眼·whites of the recession’s eyes)’을 직접 보기 전까지는 완전한 디펜시브 전략으로 전환하지 않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 해설: ‘상호주의 관세’란?

‘상호주의 관세’는 상대국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만큼 동일한 세율을 해당 국가 상품에 적용하겠다는 정책이다. 미국이 무역수지 개선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상대국이 보복 조치에 나설 경우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다수 국제기구는 관세 전면전이 세계경제 성장률을 0.3~0.5%p가량 끌어내릴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기자 시각

본 기사는 ‘관세 충격 vs. 금융완화’라는 두 축이 교차하는 현재 상황을 조망한다. 관세는 실물경제의 ‘부담’으로, 완화된 금융여건은 ‘완충재’로 작용한다. 두 힘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면 경기 국면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으므로 투자자는 선행 지표정책 방향을 면밀히 추적해야 한다. 특히 8월 1일 이후 발표될 제조업 PMI, 소비자신뢰지수 등 내구재 주문 흐름이 관세 효과를 가늠할 관건이 될 전망이다.

또한 달러 인덱스신흥국 통화 동향, 유가·원자재 가격 변화도 수입물가 경로를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에 영향을 준다. 분산 투자리스크 관리를 병행하면서, 필요할 경우 헤지 포지션을 가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향후 전망

BCA 리서치의 분석대로라면 미국 경제는 단기적으로 ‘일시적 안정’‘충격 파급’의 갈림길에 서 있다. 8월 1일 관세 발효 이후 기업 실적 시즌에 나타날 매출총이익률(마진)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만약 원가 상승분이 소비자 가격 전가로 이어지면 인플레이션 확대→연준(Fed) 금리 경로 수정이라는 2차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결론적으로, BCA 리서치는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조심스러운 위험 선호(risk-on)”를 유지하라고 조언한다. 이는 경기 민감주를 완전히 배제하기보다는, 기업별 실적 가시성과 공급망 리스크를 따져 견고한 펀더멘털을 확인한 뒤 단계적 비중 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주요 용어 설명: 는 현재 재임 중을, 각주는 추가 보충 정보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