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산업주, 실적 시즌 본격화 속 ‘선두 주자’ 입증 시험대

뉴욕 증시에서 2025년 내내 기복을 거듭해 온 가운데, 산업 섹터가 가장 먼저 상승세를 주도했지만 2분기 어닝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그 탄력이 진짜 실적에 의해 검증받게 됐다.

2025년 7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S&P500 산업 섹터 지수는 올해 들어 15% 상승했다. 이는 전 지수 11개 섹터 가운데 가장 높은 연초 대비 수익률이며, 같은 기간 S&P500 종합지수의 상승률(7%)을 두 배 이상 앞서는 성적이다. 산업 섹터에는 항공우주·방위, 전기장비·기계, 운송, 건자재 기업 등이 포함된다.

다음 주는 알파벳(구글)과 테슬라를 필두로 전체 S&P500 구성 종목의 5분의 1 이상이 실적을 공개하는 ‘슈퍼 어닝위크’다. 시장 전반뿐 아니라 산업 섹터 주가 흐름의 모멘텀도 이 기간에 집중 조명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알파벳과 테슬라는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시가총액 상위 7대 기술·성장주) 가운데 첫 번째 실적 발표자들이다.

한편, S&P500은 4월 이후 26%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선언으로 촉발된 경기침체 우려를 빠르게 털어냈다.

“올해 증시가 반등한 만큼, 이번 어닝 시즌은 특히 중요하다. 시장이 이미 상당한 낙관론을 가격에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척 칼슨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 서비스 CEO는 말했다.


방위산업·항공우주주가 견인… 리쇼어링·AI 투자 수혜주 각광

올해 산업 섹터 강세를 주도한 것은 항공우주·방위 산업주다.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 독일 등 유럽 각국의 방위비 증액이 촉매로 작용했다. S&P500 항공우주·방위 업종지수는 연초 대비 30% 급등했다. 다음 주 실적을 발표하는 RTX·록히드마틴·제너럴다이내믹스가 대표적이다.

구(舊)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분할된 GE 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주가가 55%나 뛰자 목요일(17일) 2025년 연간 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또 다른 분할 신설사인 GE 버노바 역시 70% 넘는 상승률로 산업 섹터에서 가장 가파른 랠리를 기록 중이며, 오는 수요일(23일) 실적을 공개한다.

리쇼어링(Reshoring) — 해외로 이전했던 제조시설을 다시 자국으로 옮기는 움직임 — 과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냉각·자동화 설비 수요 증가도 산업주에 호재로 작용한다. 전력관리 장비 업체 이트ン과 공장 자동화 기업 로크웰 오토메이션이 대표 사례다.

기존 산업 섹터에 포함되는 우버도 빼놓을 수 없다. 차량 호출·모빌리티 플랫폼인 우버 주가는 올해 약 50% 상승해 산업 섹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기술주 이외 그룹에서 이처럼 거시경제 변수가 아닌 기업 고유 스토리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례가 많지 않다. 대형 산업주는 최근 급등에도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데이터트렉 리서치 공동창업자 니컬러스 콜라스는 분석했다.


경기민감 산업주 ‘명암’… 운송·택배·항공주는 부진

전통적으로 산업주는 경기 흐름에 민감한 섹터로 평가된다. 실제로 경기에 연동되는 운송·물류·항공 종목은 올해 부진하다.

UPS·페덱스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유나이티드항공과 트럭운송 업체 J.B. 헌트 트랜스포트도 연초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그린우드 캐피털의 월터 토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산업 섹터 안에도 경기 민감도가 높은 영역이 존재하며, 이들 종목은 실적 기대치가 낮다”고 지적했다.


주요 기업 실적·통상 이슈·연준 행보, 3중 변수

다음 주에는 허니웰·유니온퍼시픽·유나이티드 렌털스도 실적을 내놓는다. 실적 발표 외에도 월가는 8월 1일 발효 예정인 미국의 대(對)교역국 관세 인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에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하면서 제롬 파월 의장의 거취 문제까지 불거졌다. 연준의 차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7월 29~30일로 예정돼 있다.

올해 들어 S&P500 종합지수는 7%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노스스타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에릭 쿠비 CIO는 “불확실성이 이례적으로 큰데도 주식시장이 견조하다”며 “우리를 계속 놀라게 한다”고 평가했다.


※ 용어 설명

매그니피센트 세븐은 알파벳(구글)·테슬라·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엔비디아 등 시가총액 기준 미국 ‘빅7’ 기술주를 일컫는 신조어다. 이들 종목은 인공지능·클라우드 등 혁신기술에 대한 막대한 투자로 시장을 주도하며, 2023~2025년 S&P500 상승률의 상당 부분을 설명한다.

리쇼어링은 ‘제조업의 국내 복귀’를 뜻하는 용어다. 고도화된 자동화 기술과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공급망 안정 필요성이 맞물리며 최근 미국·유럽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