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그룹(Citi)이 향후 며칠 안에 발표될 유럽 주요 은행들의 2분기 성적이 미국 대형 은행들의 호조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5년 7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티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고객 메모에서 미국 은행들의 견조한 실적이 곧바로 유럽 은행의 실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주 JPMorgan Chase, Goldman Sachs, Bank of America 등 월가 대표 은행들은 시장 변동성이 커진 뒤 강력한 트레이딩 수익에 힘입어 예상보다 탄탄한 실적을 공개했다. 다만 관세 정책 확대 등 대외 불확실성이 경제 전반을 짓누르고 있다는 점이 여전히 고민거리로 남아 있다.
미국 은행 실적 요약
시티 집계에 따르면 미국 상위 5대 은행의 2분기 투자은행(IB)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해 420억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6% 감소했다.
채권·외환·상품(FICC) 트레이딩 부문 역시 전년 대비 15% 증가한 180억 달러를 올렸으나, 전분기 대비로는 10% 줄었다. 주식(Equities) 트레이딩 수익은 240억 달러로 전년 대비 24% 뛰었지만 직전 분기 대비 5% 감소했다.
시티는 메모에서 ‘이러한 흐름을 고려하면 유럽 은행의 세일즈 & 트레이딩 실적은 지역·비즈니스 믹스, 역(逆)환율 효과, 시장 점유율 하락이라는 세 가지 요인으로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 은행 전망
시티는 유럽 투자은행 수익이 전체 150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하지만 분기 기준으로는 12% 줄어드는 것이다.
Dealogic 자료를 인용한 시티 보고서는 ‘프랑스계 BNP파리바와 소시에테제네랄 두 곳만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Barclays, Deutsche Bank, UBS는 모두 감소세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바클레이스 투자의견 하향
특히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주가 급등을 이유로 바클레이스(Barclays)의 투자의견을 ‘매수(buy)’에서 ‘중립(neutral)’로 낮췄다. 이 은행 주가는 2023년 말 이후 125% 이상 급등했다.
핵심 용어 해설
① 투자은행(Investment Banking): 기업 인수·합병(M&A), 자본 조달, 주식·채권 발행 인수 등을 담당하는 부문이다.
② FICC: Fixed Income, Currencies & Commodities의 약자로, 채권·외환·상품 트레이딩을 통칭한다.
③ Dealogic: 글로벌 IB·자본시장 데이터를 집계·제공하는 시장조사 업체다.
전문가 시각 및 시사점
이번 전망은 두 대륙간 수익구조 차이를 다시 한번 부각시킨다. 미국 은행들은 규모의 경제와 자본시장 주도권을 기반으로 높은 트레이딩 변동성을 기회로 전환했다. 반면 유럽 은행들은 규제 강화, 경제 성장 둔화, 통화 가치 약세 등 복합적 역풍을 맞고 있다.
또한 환율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달러 강세 국면에서는 달러화로 표시되는 미국 은행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반면, 유로화·파운드화 약세는 유럽 은행의 달러 환산 실적을 깎아먹는다.
향후 투자전략 측면에서 미국 대형 은행을 중심으로 한 섹터 로테이션이 다시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관세·통화정책·지정학 변수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경우, 트레이딩 의존도가 높은 은행들은 실적 가변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시티 분석은 유럽 은행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트레이딩 의존도를 낮추고 자산관리·핀테크 지원 등 비(非)시중금리 사업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